[뉴스토마토 권익도기자] 중국과 러시아가 한반도 사드(고고도미사일 방어체계·THAAD) 배치에 대해 강력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정부 차원에서 사드에 대한 '군사적 대응'을 암시하는 입장도 나오고 있다.
지난 3월 사드 배치 문제와 관련 러시아를 방문한 왕이 중국 외교부장(왼쪽)이 푸틴 대통령과 악수하고 있다. 사진/뉴시스·AP
10일(현지시간) 중국 공영 방송인 CCTV에 따르면 왕이 중국 외교부장은 전날 중국 매체들과의 인터뷰에서 사드 배치에 대한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왕이 부장은 "사드의 한국 배치는 한반도 내 힘의 균형을 불완전하게 할 것"이라며 "중국이 사드 배치의 의도를 의심하는 것은 타당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우리는 미국이 다른 국가의 안보를 저해함으로써 자신들의 안전이익을 추구하지 말기를 촉구한다"며 "한국 역시 한반도의 안정을 위해 사드 배치가 반드시 필요할 것인지를 차분히 다시 고려하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지난 8일 중국 국방부도 한국의 사드 배치에 대한 강경한 입장을 내비쳤다.
인민일보에 따르면 양위쥔 중국 국방부 대변인은 담화를 통해 "사드 배치에 대해 긴밀하게 주시하고 있다"며 "중국의 전략적 안전과 한반도의 균형을 위해 필요한 조치를 고려할 것"이라고 밝혔다.
필요한 조치에 대한 구체적인 언급은 없었지만 외신들은 군사적 대응을 암시한 것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이날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사드 배치 결정 후 나온 중국 당국의 입장은 기존 입장들보다 강경한 것"이라면서 "군사 전문가들은 이번 사드 배치가 중국을 군비경쟁으로 몰고 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미 워싱턴포스트(WP)는 "이번 사드 배치는 북한 군사도발에 대한 한국의 두려움이 중국의 두려움을 앞지른 것"이라며 "최근 남중국해 등으로 관계가 좋지 않은 미국과 중국 관계가 더 악화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러시아 정부 역시 사드 배치에 강경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9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전날 러시아 외교부는 성명을 내고 "사드 배치는 회복할 수 없는 결과를 만들게 될 것"이라며 "미국의 움직임은 아시아태평양 지역과 전 세계에 전략적 균형을 훼손시키는 행동"이라고 경고했다.
또 러시아 스푸트니크인터내셔널에 따르면 에브게니 세레브렌니코프 러시아 연방 국방안보위원회 부위원장은 "미국의 사드 배치에 대응하기 위해 러시아 국방부와의 협력으로 러시아 동부 쪽에 미사일 배치를 고려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권익도 기자 ikdokwo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