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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D금리 담합 사실상 무혐의…은행권 '상처뿐인 승리'
수천억대 소송 피했으나 증거불충분으로 조사 종결 '씁쓸한 뒷맛'
입력 : 2016-07-06 오전 10:39:28
[뉴스토마토 이종용기자] 공정거래위원회가 4년간 끌어온 은행들의 양도성예금증서(CD) 금리 담합 여부 조사 결과에 '사실상 무혐의' 결정을 내리며 은행권이 한숨을 돌렸다. 거액의 소송비용뿐 아니라 이로 인해 불거질 시민단체 소송전을 사전에 차단할 수 있다는 점에서다.
 
하지만 증거 불충분으로 조사가 종결된 것이지 무혐의 처분을 받은 것은 아니라는 점에서 뒷맛이 개운치 않다. CD금리 담합 논란 이후 은행들은 사상 최저의 저금리 기조에도 땅짚고 헤엄치기식 이자놀이를 한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6일 공정위는 사건 관련 법 위반 여부를 결정하기 어렵다며 심의절차종료를 의결했다고 밝혔다. 사실상 무혐의 결정을 내린 것이다.
 
은행들은 조심스러워하면서도 "공정위의 판단을 존중한다"며 환영의 뜻을 내비쳤다. 만약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공정거래법) 위반으로 결론이 났다면 은행들은 수천억원의 과징금을 물어야 할 뿐만 아니라 각종 소송에서도 자유롭지 못하다.
 
국민·신한·우리·KEB하나·농협·SC제일은행은 CD금리 담합 의혹에 대해 공정위가 '담합' 결정을 내릴 것을 대비, 법무법인을 선임하며 법적인 절차를 준비하고 있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담합으로 결론이 났다면 시민단체의 소송까지 이어져 부담이 컸을 것"이라며 "이번 결정으로 그동안 은행들에 쏠려 있던 CD금리 담합 의혹이 완전히 해소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특히, 지난달 말 공정위 전원회의에서 심사관들에게 은행들의 입장을 설명할때 은행쪽의 증거자료와 해명이 설득력을 얻어가는 느낌을 받았다는 설명이다.
 
전원회의에 참석했던 한 관계자는 "당시 CD금리 시장 상황 등을 설명하니까 심사관들이 이해한다는 분위기가 팽배했다"며 "한 차례 조사 결과 발표가 연기됐던 것도 판단을 신중하게 하겠다는 뜻이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완전히 혐의를 벗은 게 아니라 증거불충분으로 조사가 종결됐다는 점에서는 석연치 않다는 분위기도 있다. 공정위는 이날 "무혐의로 끝난게 아니고 심의절차 종료이기 때문에 앞으로 결정적인 단서나 증거가 나오면 다시 조사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4년여전 CD금리 담합 논란이 일어나면서 은행들은 근거 없이 확대 재생산되는 의혹을 잡을 수 없었다. 은행들이 고금리 장사 또는 이자놀음으로 편하게 장사한다는 게 단골 지적 사항이다. 공정위가 CD금리 의혹을 들여다 본 것도 CD금리가 당시 주택담보대출의 기준금리였기 때문이다. 
 
은행권 관계자는 "가계부채는 우려할 수준이고 기준금리는 최저 수준인데 주택담보대출금리가 내려가지 않으니까 은행들이 미운털이 박혔던 것"이라며 "은행들이 금리 결정과 관련해서 언제 다시 지적이 시작될지 모른다"고 우려하기도 했다.
 
금융 당국에서도 공정위가 4년간 조사에 매달렸지만 이렇다할 증거를 찾지 못한 것은 혐의가 없다는 점이 확인된 것이라는 것으로 보고 있다. 당시 김석동 금융위원장, 권혁세 금융감독원장도 은행권의 CD금리 담합 논란을 부인한 바 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공정위가 영국의 리보금리 사태(런던은행간 금리 조작사건)을 보고 금리 짬짜미를 우리나라 은행들에 무리하게 적용시킨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공정위 조사가 업권을 가리지 않고 불공정거래 여부를 찾는 곳이라 해당 업계의 영업 관행 등을 이해하는 데 힘들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공정위는 지난 2011년 12월부터 이듬해 7월까지 시중금리가 0.29%포인트 하락하는 동안 CD금리는 3.54~3.55%로 거의 변동이 없었던 점등을 근거로 지난 2012년 7월부터 6개 시중은행에 대한 CD금리 담합 의혹을 조사해왔다. 이후 지난 2월 은행들에 CD금리를 담합한 혐의가 있다는 내용의 심사보고서를 보냈다.
 
이종용 기자 yong@etomato.com
 
◇지난 5일 김석호 공정거래위원회 상임위원이 정부세종청사에서 시중은행들의 CD금리 담합과 관련한 사전브리핑을 하고 있다. 공정위는 시중은행의 CD금리 담합의혹에 대한 법 위반 여부를 결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해 심의절차를 종료한다고 밝혔다. 사진/공정거래위원회
 
이종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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