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종용기자] 4일 열린 국회 경제분야 대정부질문에서는 대우조선해양 지원방안을 논의한 과거 청와대 서별관회의 자료 공개를 놓고 금융위원회 등 정부 부처와 야당 의원들의 실랑이가 계속됐다.
지난주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의 금융당국 업무보고도 서별관회의 논란 일색이었다. 첫 업무보고에 이어 대정부 질문까지 '서별관회의 청문회'라 불려도 손색이 없을 정도이다.
야당은 서별관 회의에서 구체적으로 어떤 자료와 발언이 오갔느냐며 자료 제출을 요구하고 있고, 임종룡 금융위원장은 최종적으로 자료를 공개할 수 없다고 버티고 있다.
임 위원장의 반대 논리는 한결 같다. 서별관회의 관련 자료 중 결정되지 않은 사항들이 공개된다면 시장 혼란을 초래할 수 있다는 것이다.
대우조선해양 지원 결정 과정에서 여러 안이 논의됐고, 각 안에 따라 누가 손해를 봐야 하느냐 등 이해관계가 달려 있으며 해외에서도 한국 조선업 구조조정을 지켜보고 있어 '통상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얘기다.
하지만 임 위원장의 바람과는 달리 판도라 상자가 열리듯 서별관회의 관련 자료가 하나둘 공개되기 시작했다.
이날 홍익표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해 10월22일 열린 서별관회의의 '대우조선해양 정상화 지원방안'이라는 문건을 공개했다. 홍 의원의 주장에 따르면 정부가 대우조선의 분식회계 의혹을 논의하고도 4조원대 자금 투입만 결정한 정황이 문건에 담겨있다.
금융위원회는 '문건의 출처가 불분명하다'며 부랴부랴 해명하고 나섰지만 논란은 가라앉지 않고 있다. 여당 의원들도 임 위원장의 거듭되는 공개 거부를 이해하지 못하는 가운데 야당 의원들은 구조조정 청문회에 불을 지피고 있다.
물론 임 위원장 입장에서는 억울할 수도 있겠다. 작년 서별관회의에 참석한 경제부처장들은 임 위원장을 제외하고 모두 자리를 떠나고 없다. 최경환 전 부총리는 국회의원이고, 안종범 전 경제수석은 청와대 다른 보직으로 이동했다. 홍기택 전 산은 회장은 외국에서 서별관 회의 관련 폭탄발언을 던지기도 했다.
서별관회의는 경제부총리와 경제수석이 주도하는 자리였는데 당시 경제부총리와 경제수석이 자리를 뜬 상황에서 금융위원장이 무슨 얘기를 할 수 있겠냐는 자조 섞인 얘기도 들린다.
금융당국 내부에서는 서별관 회의 관련 자료가 공개되는 것은 시간 문제로 보고 있다. 회의 참석을 하기 위해 작성된 문서가 기밀 문서가 아닐뿐더러 입법기관인 국회에서 계속 요구하면 거부할 명분이 없다는 것이다.
금융당국의 한 간부는 "금융당국에게 국회는 무소불위의 기관이다. 서별관 회의 자료는 시간의 문제일뿐 공개될 수밖에 없다. 다만 자료에서 어떤 내용을 가감하고 공개할 것인지 조율하는 게 관건"이라고 말했다. 서별관회의 논란이 정치 이슈화가 된 만큼 정부와 국회간, 여야간의 이면 합의가 있을 것이라는 얘기도 들린다.
내부의 얘기를 들어보면 금융위가 서별관회의 자료 공개를 스스로 정치 이슈화 시킨 것 아니냐는 의구심도 든다.
정부가 추진하는 금융개혁을 마무리하기위해서는 관련 법안이 산적해있다. 금융위는 지난 19대 국회에서 처리하지 못한 은행법, 자본시장법 등 5대 금융개혁법안을 연내 재입법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금융위가 소모적인 시간끌기로 스스로 '골든타임'을 놓치는 것은 아닌지 돌아봐야 할 일이다.
이종용 기자 yong@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