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하늬기자]"현재 13개 품목에 대해 약국 외 편의점에서 판매 가능한 상비의약품을 20개로 확대할 지 여부를 그동안의 사용실태 및 성과 분석, 소비자 수요조사 실시 후 관련 업계 등과 협의를 거쳐 품목을 조정·추가할지 여부를 결정하겠다"
"원격의료를 섬·벽지 등 의료 사각지대 중심의 의사-환자간 원격의료 허용을 통해 의료 접근성을 제고하겠다"
정부가 야심차게 내놓은 경제활력 제고와 일자리 창출을 위한 '서비스경제 발전전략'의 일부 내용이다. 선진국에 비해 극히 낮은 수준인 서비스경제를 활성화하기 위해 유망서비스 규제를 풀어 새로운 서비스 창출을 지원하겠다는게 골자다.
실제로 우리의 서비스경제화는 선진국에 비해 극히 낮은 수준이다. 2013년 기준 서비스산업의 부가가치 비중은 59.7%로 60%도 넘지 못한 실정이다. OECD평균 70%에 비하면 한참 못 미치는 수준이다. 선진국을 살펴보면 미국 81.1%, 영국·프랑스 79.7%, 독일 69.9%이다. 가까운 나라인 일본만 해도 71.7%에 달한다.
아무래도 제조업 중심으로 발전했던 터라 정부 지원정책이나 R&D투자 등이 제조업에 몰려있어 서비스경제 발전을 저해한 영향이다. 세제나 금융, 입지, 창업, 규제 등이 제조업 위주로 설계돼있어 서비스업에 대한 차별이 장기간 지속된 탓일테다.
이에 정부가 지금이라도 서비스업 분야의 규제개선과 선진화를 통해 양질의 대규모 일자리 창출이 가능하도록 한다는게 이번 대책의 핵심이다.
물론 이같은 대책은 환영할 만하다. 그동안 제조업에 치중한 나머지 서비스업 경쟁력은 다른 나라에 비해 상당히 저하됐기 때문이다. 바꿔 말하면 이미 선진국들은 서비스 비중이 높아 포화상태에 가까워졌지만 우리나라는 여력이 아직 많이 남아있다는 얘기기도 하다.
문제는 서비스산업의 부가가치 비중을 살펴보면 OECD평균에 비해 매우 낮지만 서비스산업의 고용비중은 69.5%로 OECD평균 72.9%와 큰 차이를 보이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유통·운수·음식·숙박 등의 고용 비중이 다른 선진국에 비해 월등히 높기 때문이다. 반면 전문·과학·교육·보건 등 고부가가치 업종은 비중이 낮다. 즉 서비스업 종사자들 대분분이 질 낮은 생산성 부분에서 일하고 있다는 뜻이다.
질 높은 업종에는 진입규제가 까다로워 경쟁력 약화로 질이 저하된 반면 생계형 서비스는 과당경쟁에 시달리고 있는 것이다.
다시 편의점 상비약과 원격의료로 돌아가보자. 미국의 경우 슈퍼에서 판매 가능한 상비 의약품이 3만개나 되고 일본은 현재 2000개를 1만개로 늘린다는 계획이다. 원격의료도 미국은 금지하는 규정이 없으며 일본은 작년 8월 의사-환자간 원격의료를 전면 허용해 올 4월에는 스마트폰을 활용한 상용서비스까지 등장했다고 한다.
우리는 상비약을 13개에서 20개로 늘리느니 마느니, 원격진료를 도서벽지 중심의 시범사업으로 확대하느니 마느니로 아직도 논쟁 중이다. 이는 의약관련 일부 이익단체들의 반대도 한몫하고 있다. 개발년대에 고부가가치 직업의 정원을 제한했던 규제가 오늘날까지 지속되면서 그들만의 리그를 유지하고 있는 것이다.
고부가 가치를 창출하는 법률·회계·디자인·엔지니어링·SW·연구개발 등 사업서비스와 공공행정, 사회복지서비스 비중이 선진국에서 높은 이유는 진입문턱이 낮기 때문이다. 누구든 경쟁할 수 있는 구조가 조성돼 서비스 질이 높아지고 있다.
하지만 한국은 어떤가. 그들만의 텃새 때문에 편의점에서 살 수 있는 약이 13개 뿐이며 간단한 의사진료를 받기 위해 몇 시간을 기다려야 하는 수고를 해야한다. 100페이지가 넘는 서비스 대책이 나열돼도 서비스경제의 미래가 불투명해 보이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