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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스마트폰 '신성' 오포·비보, 비결은 '마이웨이'
부부가오 DNA 담은 과감한 오프라인 공략에 젊은층 노린 마케팅도 한몫
입력 : 2016-07-04 오후 5:38:29
[뉴스토마토 김진양기자] "X7시리즈부터 카메라는 하이파이 오디오와 함께 비보의 정체성을 보여주는 DNA가 될 것이다!"
 
지난달 30일 저녁 베이징에서 열린 비보의 신제품 발표회 무대에 오른 펑레이 글로벌 부사장의 확신이다. 한류스타 송중기를 모델로 기대감을 높였던 비보의 신작 'X7'과 'X7플러스'는 중국 스마트폰 시장의 신흥강자로 부상한 비보의 힘을 입증한 작품이다.
 
지문인식과 화면 분할 기능, 하이파이 오디오 등 최신 스마트폰 사양을 모두 담은 것도 모자라, 1600만 화소의 전면 카메라로 차별점을 뒀다. 어두운 곳에서도 사진을 잘 찍을 수 있는 광학기술과 전면 플래시 등으로 '셀카'에 최적화된 폰이라는 이미지를 심었다. 가격은 2498위안(약 43만원). 기능과 가격 면에서 충분히 경쟁력이 있다는 평가다. 
 
지난달 30일 베이징에서 열린 비보의 신제품 발표회장 모습. 1600만화소 전면 카메라를 탑재해 셀카 기능을 강조한 X7과 전속 모델 송중기의 사진을 곳곳에 배치했다. 사진/비보 홈페이지
 
지난해만 해도 비보는 샤오미의 아류작으로 치부됐다. 아이폰과 흡사한 디자인과 저렴한 가격 탓에 전형적인 중국의 카피캣 중 하나로 꼽혔다. 그러나 1년 사이 비보는 괄목할 만한 성장을 기록했다. 중국 내 5위권 업체로 도약하며 샤오미마저 바짝 추격하고 있다. 위상도 커졌다. 지난 봄 개봉한 헐리우드 블록버스터 '캡틴 아메리카: 시빌 워'에 공식 스마트폰 후원사로 참여했으며, 최근에는 송중기를 광고모델로 기용하며 한류를 적극 이용하고 있다. 인도와 동남아 등 신흥시장에도 진출해 세 자릿수 대의 폭발적인 성장률을 기록 중이다. 

올해 생산량 40% 이상 급증 전망
 
중국 스마트폰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제조사는 비보 뿐만이 아니다. 지난 2014년 세계에서 가장 얇은 스마트폰을 내놨던 오포도 신흥강자다. 시장조사기관 스트래티지 애널리스틱(SA)가 집계한 올 1분기 중국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 순위에서 오포와 비보는 각각 12.6%와 11.9%로 2위와 4위를 차지했다. 
 
 
향후 전망도 밝다.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올해 오포와 비보의 스마트폰 생산량은 7800만대와 6600만대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 지난해보다 59.2%, 40.4% 급증한 수치다. 절대적인 양에서는 1억1900만대의 화웨이에 못 미치지만 증가율은 화웨이(10.2%)를 뛰어넘는다. 특히 한때 중국 시장을 이끌었던 샤오미와 레노버가 10% 중반대의 생산량 감소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되는 점을 감안하면 오포와 비보의 성장은 폭발적이다. 
 
온라인 대세 속 과감한 오프라인 공략
 
오포와 비보는 시장의 정체와 기존 강자들의 견제를 뚫고 어떻게 신흥강자로 거듭날 수 있었을까. 그 이면에는 "남들 방식에 개의치 않고 내가 잘 하는 것을 한다"는 마인드가 있었다고 업계는 분석한다. 샤오미를 필두로 모두가 온라인 유통 채널에 공을 들일 때 양사는 이를 과감히 포기하고 오프라인 채널에 주력했다. 
 
중국의 소도시에 해당하는 3·4·5선 도시에서는 오포나 비보의 전문 판매 매장을 찾는 것이 어렵지 않다. 중국경제망 등에 따르면 2014년 말 14만개였던 오포와 비보의 오프라인 유통 네트워크는 지난해 말 20만개로 늘었다. 오프라인 유통망의 판매는 전체의 90% 이상을 차지한다. 이들의 이익률은 7~8%대로, 온라인보다 높은 유통마진 효과를 누렸다.  샤오미나 레노버보다 높았다. 레노버, ZTE 등이 오프라인 매장 확대에 관심을 두게 된 배경이다. 
 
하지만 오포와 비보는 경쟁사들의 오프라인 채널 공세를 크게 신경쓰지 않는 모양새다. 오프라인 채널을 관리에 있어 노하우가 있다고 자부하고 있기 때문. 이를 위해서는 오포와 비보의 뿌리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오포와 비보 모두 녹음기나 DVD 플레이어 등을 생산하던 전자기업 '부부가오(BBK)' 출신이 만든 회사다. 오포의 창업주 천밍융은 부부가오에서 VCD와 DVD 업무를 담당했고, 비보의 창업주 선웨이는 통신과학기술 업무를 맡았었다. 부부가오를 설립한 두안융핑이 두 회사의 투자자로 참여해 연결고리가 되고 있다. 오포와 비보 관계자들은 "오프라인 채널에서 20년 이상의 경험이 있기 때문에 소도시에서 절대 우위를 이어갈 자신이 있다"고 입을 모은다. 

'젊은층·여성·오디오 애호가' 명확한 타겟팅
 
오포와 비보의 성공에는 특정 소비계층만을 겨냥한 마케팅 전략도 숨어있다. 양사가 브랜드 인지도 향상을 위해 적극 활용한 매체는 TV다. 중국의 인기 예능 프로그램인 '콰이러다번잉(쾌락대본영)', '텐텐샹상(천천향상)' 등에 협찬하며 제품을 꾸준히 노출시켰다.
 
국내 예능 프로그램 포맷을 수입해 제작한 중국판 '나는 가수다'와 '아빠 어디가' 등에도 노출됐다. 주요 타깃인 18~30세 젊은층이 자주보는 프로그램이다. 오포는 피처폰 시절부터, 비보는 스마트폰 시대 진입 이후부터 시청률이 높은 프로그램에 제품을 협찬하는 것으로 인지도를 높이는 전략을 사용하고 있다. 
 
이밖에도 오포는 여성들에게 소구할 만한 군더더기 없는 깔끔한 디자인을 지속적으로 채용하고 있으며, 비보는 '하이파이&스마트'라는 브랜드 슬로건을 내세우며 오디오 애호가들의 취향을 적극적으로 공략하고 있다. 
 
김진양 기자 jinyangkim@etomato.com
 
김진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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