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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기택, AIIB 부총재 사퇴 가닥…'서별관 회의' 괘씸죄 탓?
정부 공든 탑 무너질까 '비상'…유일호 부총리 "후임자 한국인 요청"
입력 : 2016-06-30 오후 5:24:10
[뉴스토마토 이종용기자] 홍기택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 부총재의 '사퇴설'이 기정사실화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최근 홍 부총재의 '서별관회의' 폭탄 발언으로 괘씸죄에 걸려들었다는 얘기도 나오고 있다. 사실상 파행의 길을 밟으면서 우리나라에서 유일한 국제기구 부총재직을 빼앗길 우려도 커지고 있다.
 
30일 기획재정부 및 금융권에 따르면 이날 유일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최근 휴직계를 제출한 홍기택 AIIB 부총재 거취에 대해 아직 그만둔 것은 아니지만 상황을 보면 휴직 중에 후임자를 새로 뽑을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이어 "홍 부총재가 사임하게 된다면 한국인이 후임자를 맡도록 해 달라고 요청하겠다"고 밝혔다. 사실상 우리 정부가 홍 부총재가 사퇴 수순을 밟고 있다고 인정한 것이다.
 
앞서 홍기택 AIIB 부총재가 지난 27일 돌연 휴직했다.
 
정부는 AIIB에 우리나라 출신 부총재를 만들기 위해 전방위적인 노력 끝에 지난해 당시 산업은행 회장이었던 홍기택 부총재 내정에 성공했다. 
 
AIIB에서 부총재직을 그냥 받아 낸 것도 아니다. 우리나라는 중국, 인도, 러시아, 독일에 이어 다섯 번째로 많은 37억 달러(약 4조3000억원)의 분담금을 내고 있다.
 
이번 사태를 두고 정부에 홍기택 부총재가 괘씸죄에 걸렸다는 얘기도 나온다.
 
홍 부총재는 이달 초 한 언론과 인터뷰에서 "4조2000억원의 대우조선 지원은 지난해 서별관회의에서 정부가 결정한 것으로 산업은행은 들러리만 섰다"고 폭탄발언을 했다.
 
서별관회의에 참석한 최경환 당시 경제부총리와 임종룡 금융위원장에게 대우조선 사태의 책임을 미루는 발언을 하면서 홍 부총재가 청와대와 정부로부터 미운 털이 단단히 박혔다는 것이다.
 
홍 부총재가 '자진사퇴'를 준비했다는 추측도 나온다. 홍 부총재로서는 '산업은행 들러리' 발언 이후 감사원 결과가 나오고 검찰 수사까지 준비해야 할 형편에 이르자 '책임론'을 견디기 어려웠을 것으로 보인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학계 출신인 홍 부총재가 공무원이나 관료를 지낸 인물이 아니다 보니 정책 실기에 대한 책임이 자신에게만 집중되는 여론을 견디기 힘들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로서는 비상이 걸렸다. 유 부총리는 한국인 후임자를 구하겠다고 약속했지만, 재차 한국인 부총재를 세우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홍 부총재가 물러나면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 부총재 자리를 러시아·프랑스·호주 등에서 차지할 가능성도 크다. 러시아의 경우 한국보다 많은 분담금을 냈지만 부총재를 차지하지 못했다. 프랑스와 호주도 한국과 비슷한 지분율을 보유하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AIIB로서도 현재 부총재 공백 사태로 부담을 떠안고 있는 주변국 견제를 버티면서까지 한국인 후임자를 선임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라고 말했다.
 
이종용 기자 yong@etomato.com
 
◇홍기택 AIIB 부총재(전 산업은행 회장) 사진/뉴스1
이종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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