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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신증권, 금융사기 관련자 징계…관리감독 책임은 '실종'
관련자 5명에 감봉·견책 처분…노조 "열악한 처우가 근본 원인"
입력 : 2016-06-28 오후 6:28:06
사진/뉴스토마토
 
[뉴스토마토 최병호기자] 대신증권에서 발생한 수십억원대의 직원 금융사기 사건과 관련해 금융감독원이 긴급 현장점검에 나섰다. 대신증권도 자체조사 후 관련자 징계 등 후속조치를 내놨다. 그러나 관리감독의 책임은 어디에도 찾을 수 없다. 사건 종결만 서둘렀다는 지적이다.    
 
28일 복수의 대신증권 관계자에 따르면, 대신증권은 지난 14일자로 '부천지점 여직원의 유사수신행위'와 관련된 직원 5명에 대한 제재 양형을 사내에 통보했다. 금융사기를 주도한 안모씨는 면직처분을, 관련된 다른 직원들은 각각 감봉 5개월과 1개월, 견책처분 등을 받았다. 그외 관리책임자에 대한 징계나 재발방지 대책 등은 마련되지 않았다. 대신증권 측은 "이번 사고 자체가 회사와 관련이 없고, 외부 계좌를 이용한 탓에 거래사실을 알지 못했기 때문에 추가적인 징계나 대책 마련은 없다"고 말했다.
 
대신증권의 '제재 양정기준'을 보면, 금융사기 주모자인 안씨가 받은 면직처분은 '고의 또한 중대한 과실로 위법·부당행위를 행한 경우'다. 이 기준에 따르면, '고의 또는 중과실로 직무상의 감독의무를 게을리한 경우'는 면직, '직무상의 감독의무 이행을 게을리한 경우'는 감봉에 해당된다. 때문에 안씨와 직원들을 관리해야 할 지점장, 본부장, 감사실 관계자, 임원 역시 '감독의무 이행 태만'을 근거로 면직 또는 감봉 대상이 되어야 한다는 게 노조 측 주장이다.
 
노조 관계자는 "직원들에는 감봉·견책 등을 한 반면 관리감독 책임이 있는 상급자들은 처벌을 받지 않았다는 점에서 도무지 이해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전국사무금융서비스 노조 관계자도 "이번 사건이 언론에 노출되면서 대신증권과 금감원은 자신들이 책임지지 않기 위해 피해자인 직원들에게만 과도한 징계를 내릴 가능성이 컸는데, '혹시나'가 '역시나'가 됐다"고 말했다.
 
◇대신증권은 '부천지점 여직원 금융사기' 사고와 관련, 주모자 안모씨를 비롯 사고에 연루된 5명에 면직과 감봉, 견책 등 징계처분을 내렸다. 자료/뉴스토마토
 
또 대신증권 측은 사고 발생 후 전수조사를 통해 금융사기 전모를 확인했다고 밝혔지만, 전수조사 여부는 불투명하다. 대신증권 측이 해당 사고를 조사한 기간은 올해 4월14일부터 29일까지다. 금융사기 기간만 7년, 드러난 사고규모만 47억원에 이르는 대형사고를 보름 만에 조사해 종결했다. 때문에 대신증권 측이 금감원과 대외 이미지를 의식, 서둘러 사건을 덮었다는 주장도 나온다. 이에 대해 대신증권은 "사고 인지 후 감사팀 1개를 투입해 면밀히 조사했다"고 말했다.
 
다만, 지난 4월 사고가 발생한 후 대신증권은 "인적인 위법행위이므로 회사와는 무관하고, 우리 계좌를 이용한 게 아니라 그간 거래사실을 알지 못했다"며 매우 소극적인 태도를 취한 바 있어 적극성은 담보키 어렵다. 대신증권의 한 관계자는 "다른 직원에 의한 유사수신행위 가능성도 제기됐지만 공론화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대신, 안씨의 사기행각이 외부로 흘러나가지 않게 하기 위해 입단속은 철저히 했다는 주장도 이어졌다.
 
아울러 대신증권 안팎에서는 이번 사고와 관련해 '터질 게 터졌다'는 분위기다. 큰 돈의 유혹에 빠질 수밖에 없는 직원들의 열악한 처우, 허술한 경영체계, 내부 관리감독 시스템 부실 등이 불러온 종합 사고라는 지적이다. 대신증권 노조 관계자는 "이번 금융사기는 회사의 고질적인 병폐가 불러온 필연"이라고 말했다. 일반적으로 금융기관들은 타 업종 대비 높은 연봉을 통해 직원들이 금융사고에 빠져들지 않도록 미연에 예방하고 있다.
 
때문에 대신증권 직원들은 회사에서 우수직원으로 뽑혔던 안모씨가 무려 연 72%의 고금리 유사수신행위를 벌였고, 자본시장 상황에 밝은 증권사 직원들이 이 같은 사기행각에 빠져든 것은 평직원들의 처우 불만에서 비롯됐다는 주장이다. 
 
한 직원은 "처우라고 할 게 없다. 대신증권 연봉 수준은 10대 증권사 중 꼴찌"라며 "경영진만 배부른 회사"라고 잘라 말했다. 금감원에 따르면, 2015년도 대신증권의 평균 연봉은 7600만원이었다. 같은 해 평균 연봉이 가장 높았던 NH투자증권(1억2000만원)과 비교하면 4400만원이나 적다. 전년 대비 평균연봉 증가율도 대신증권은 13.40%로, 10대 증권사 전체의 평균 연봉 증가율(22.03%)보다 한참 적다.
 
다른 직원은 "15년차 직원인 안씨와 동일한 직급(주임)의 연봉이 지난해 기준 2500~3000만원(성과급 제외) 정도"라며 "10년 넘게 근무해도 주임에서 대리로 승진하는 것은 어렵고, 연봉도 늘지 않는다"고 토로했다. 
 
앞서 <뉴스토마토>는 지난달 16일 대신증권 부천지점 소속 여직원이 지인과 동료들을 상대로 2009년부터 올 초까지 7년간 수십억원대의 금융사기를 벌였다고 단독 보도했다. 안씨는 '월 6%, 연 72%'의 고금리 수익률을 보장하겠다며 돈을 끌어모으다 적발됐다. 본지 보도 후 금감원은 대신증권 현장점검을 진행했다. 
 
최병호 기자 choibh@etomato.com
최병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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