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광연기자] 그래엄 맥도웰, 로리 맥길로이(이상 북아일랜드), 웹 심슨(미국), 저스틴 로즈(잉글랜드), 조던 스피스(미국). 지난해까지 최근 5년간 US오픈 우승자들이다. 근래 27년간 그랬듯이 올해도 연속해서 이름이 불리는 경우는 나오지 않았다.
20일(한국시간) 오크몬트의 오크몬트 골프장(파70·7219야드)에서 끝난 제116회 US오픈 우승 트로피는 지난해 준우승자 더스틴 존슨(미국)에게 돌아갔다. 존슨은 최종합계 4언더파 276타를 치며 공동 2위 그룹을 3타 차로 제치고 정상에 섰다.
존슨에겐 더없이 좋았을 하루였겠지만 지난해에 이어 2연패를 노리던 스피스에겐 기억하기 싫을 일전으로 남았다. 스피스는 이날 버디 2개를 낚았지만, 트리플보기 1개, 보기 4개로 자멸하며 최종합계 9오버파 289타 공동 37위에 머물렀다. 1라운드까지만 해도 선두와 4타 차인 공동 16위로 출발했지만 이후 심리적인 압박감을 견디지 못한 채 고개를 떨어뜨렸다.
이로써 스피스는 윌리 앤더슨(스코틀랜드·1903∼1905), 존 맥더못(미국·1911∼1912), 바비 존스(미국·1929∼1930), 랄프 걸달(미국·1937∼1938), 벤 호건(미국·1950∼1951), 커티스 스트레인지(미국·1988∼1989)에 이어 역대 7번째로 US오픈 2연패에 도전했지만, 기록 달성을 다음으로 미뤘다.
기록을 보면 US오픈은 116회 진행되는 동안 2연패 달성을 단 6명에게만 허락했다. 그나마 1990년대부터 누구도 이 난공불락의 요새를 넘지 못했다. 몬스터(괴물)라는 단어와 합쳐져 '괴물처럼 치기 어렵다'는 뜻에 '오크몬스터'라 불리는 오크몬트 골프장의 난코스와 선수들이 메이저 대회마다 느끼는 특유의 심적 부담 때문이다.
말 그대로 오크몬트 골프장은 공략하기 어렵다. 올해도 톱 랭커들이 총출동했지만, 이번 대회 앞에선 작아졌다. 선수들은 곳곳에 있는 벙커와 배수로로 공을 빠뜨렸고 러프 탈출도 버거워했다. 간단해 보이는 퍼트는 빠른 그린 탓에 홀 컵 대신 다시 제자리로 돌아오기 일쑤였다. 여러 명이 난코스에 허둥대는 사이 올해 언더파로 대회를 마친 선수는 단 4명에 불과했다.
기량도 기량이지만 모든 이목이 쏠리는 대회 분위기를 이겨야 하는 부담도 있다. 이번 대회에서도 쉬운 샷을 놓치고 어이없는 실수를 연발하는 경우가 속출했다. 올 시즌 우승한 존슨만 보더라도 지난해 마지막 날 4m 이글 퍼트를 넣으면 정상에 오를 수 있었지만 1m 버디 퍼트까지 놓치며 스스로 무너진 바 있다. 생애 한 번도 힘든 US오픈 타이틀을 그것도 두 번 연속 차지하기 위해선 보통의 강심장이 아니고선 어렵다. 적어도 근래의 US오픈을 두고 절대 강자는 나오지 않고 있다.
김광연 기자 fun3503@etomato.com
조던 스피스가 US오픈 2연패 달성에 실패했다. 사진은 지난 17일 US오픈 1라운드 16번 홀 장면. 사진/AP·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