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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권, 삼성·현대중공업 건전성 분류 '고심'
금융당국, 고강도 구조조정 예고에 시중은행들 리스크 선반영 논의
입력 : 2016-05-26 오후 3:06:35
[뉴스토마토 김형석기자] 시중은행들이 삼성중공업과 현대중공업의 건전성 분류 하향조정을 고심하고 있다. 최근 조선·해운사의 구조조정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면서 은행권이 이들 업체의 여신 리스크부담을 먼저 반영해 추후 구조조정에 대비하기 위한 차원이다.
 
다만, 건전성 하향 조정에 따라 6조420억원에 달하는 충당금을 쌓아야 하는 만큼 섣불리 건전성 분류 하향조정을 결정하기는 부담인 상황이다.
 
26일 은행권에 따르면 국민·우리·KEB하나은행 등은 삼성·현대중공업의 건전성 분류 하향조정을 검토하고 있다.
 
은행은 여신 건전성은 위험성이 낮은 순서대로 정상→요주의→고정→회수 의문→추정 손실 등 5단계로 분류된다.
 
정상의 경우 총 여신의 1% 이하의 충당금을 쌓는다. 하지만 요주의로 분류되면 대출 자산의 7~19%를 충당금으로 쌓아야 한다. 삼성·현대중공업의 여신 규모가 31조원에 달하는 만큼 현재 '정상'에서 '요주의'로 하향조정되면 최대 6조420억원까지 충당금을 쌓아야 한다.
 
시중은행 한 관계자는 "조선·해운사의 구조조정이 본격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이들 업체에 대한 리스크를 선반영 할 수 있을 때 건전성 분류를 조정하는 것이 맞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현대중공업 여신 규모가 3조원에 달하는 우리은행도 이들 업체의 건전성 분류를 조정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이들 업체의 경우 사내유보금으로 3조원에 달하는 만기 차입금을 감당할 수 있을지 검토할 필요가 있다"며 "만일의 상황을 대비해 충당금을 쌓는 것은 어렵지 않다"고 설명했다.
 
앞서 산업은행도 삼성중공업이 제출한 자구 계획안을 반대했다.
 
삼성중공업은 최근 호텔매각, 인력감축 등으로 1조5000억원을 조달하는 내용의 자구계획을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에 전달했지만 반려됐다.
 
이는 최근 금융당국의 조선·해운사 구조조정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분석된다.
 
앞서 산업은행은 지난 25일 STX조선해양의 채권단 공동관리(자율협약)을 종료하고 법정관리(기업회생절차)를 진행키로 결정했다.
 
이어 산업은행은 대우조선해양 역시 다음달 초 회계법인의 '스트레스 테스트(위기 상황을 가정한 재무 건전성 심사)'에 따라 구조조정을 본격화할 계획이다.
 
현대중공업 역시 자구계획을 주채권은행인 KEB하나은행에 전달한 상황이다. 하지만 국책은행의 강경 대응에 KEB하나은행 등 채권은행이 고강도 자구계획을 추가로 요구할 가능성이 높다.
 
지난 1분기 예상보다 호실적을 기록한 점도 시중은행들의 건전성 분류 하향조정 결정에 긍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금융감독원 자료에 따르면 1분기 국내은행의 당기순이익(잠정치)은 2조3000억원으로 전년 동기(2.1조원) 대비 2000여억원(8.6%) 증가했다.
 
특히 국민·신한·우리·하나 등 시중은행 6곳의 순이익은 1조3000억원에서 1조7000억원으로 1년 전보다 4000억원 늘었다.
 
반면 산업은행 등 국책은행은 지난해보다 3000억원가량 순익이 줄었다.
 
은행 한 관계자는 "국책은행이 실적 감소에도 리스크를 감안하고 대대적인 구조조정을 추진하고 있는 만큼 시중은행도 이에 대응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삼성·현대중공업이 만족할 만한 자구계획을 내놓지 못할 경우 충당금을 쌓더라도 건전성 분류를 하향 조정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다만, "주채권은행의 결정에 따라 타 채권은행들도 건전성 분류를 하향조정할 가능성이 높지만 은행별로 감당할 수 있는 충당금이 다르기 때문에 이에 대한 논의는 앞으로도 지속될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조선·해운사의 구조조정이 본격화되면서 시중은행들이 삼성중공업과 현대중공업에 대한 건전성 분류를 하향조정할 지 고심하고 있다. 삼성중공업 본사(왼쪽)와 현대중공업 본사. 사진/뉴시스
김형석 기자 khs84041@etomato.com
김형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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