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광표기자]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이 서울대병원에 입원한 지 나흘만에 병원 검진을 거부한 채 돌연 무단으로 퇴원해 그 배경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19일 SDJ코퍼레이션에 따르면 신격호 총괄회장은 정신감정과 관련된 검사를 강력히 거부해 의료진과 협의를 거쳐 퇴원 절차를 밟고, 이날 오후 3시 20분쯤 자신의 집무실인 소공동 롯데호텔로 돌아갔다.
신 총괄회장은 성년후견인 지정 여부를 판단하기 위해 서울가정법원의 절차에 따라 지난 16일 서울 혜화동 서울대병원에 입원해 건강검진을 받아왔다. 신 총괄회장의 퇴원으로 인해 법원의 성년후견인 판결은 장기간 지연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SDJ코퍼레이션측은 "총괄회장이 정신 건강 검증을 위해 입원을 했지만 본인의 강력한 거부의사에 따라 어쩔 수 없이 의료진과의 협의를 거쳐 퇴원을 결정하게 됐다"고 밝혔다.
이어 "법원의 결정 사항을 충실히 이행하고자 하는 입장이나, 당사자의 자유의사를 도외시 할 수 없는 상황에 따라 추가 심문기일 지정 등을 통해서 법원과의 협의 하에 그 대안을 모색하도록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신 총괄회장은 지난 3월 서울가정법원의 결정에 따라 지난 달 말까지 서울대병원에 입원해 정신 건강 검증을 받을 예정이었으나, 법원의 양해를 구해 이미 한 차례 연기한 바 있다. 일각에서 정신감정을 피하려 '시간 끌기'에 나선 것 아니냐는 의혹도 일었다. 그러던 중 지난 16일, 신 총괄회장이 서울대병원에 입원했고, 롯데가 경영권 분쟁도 마무리 수순에 도달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까지 나왔다.
그러나 입원한 지 나흘만에 신 총괄회장이 검진 절차를 거부함에 따라 성년후견인 지정 절차가 난항에 빠질 전망이다. 신 총괄회장은 지난 16일 입원 직전까지도 정신 건강 검진에 대해 강한 거부 의사를 보였던 것으로 전해졌다. 입원에 불쾌감을 보였던 신 총괄회장을 변호인이 설득해 간신히 입원 절차를 밟았다.
한편 SDJ측은 의료진과 협의를 거쳐 퇴원했다고 밝혔지만, 법원은 '무단 퇴원'으로 바라보고 있다.
서울가정법원측 관계자는 "신 총괄회장이 무단으로 퇴원한 사실과 관련해 법원의 허가나 사전협의는 없었다"며 "자세한 경위는 양측 대리인을 통하여 확인할 예정이며, 현재로서는 향후 진행에 관해 결정된 바 없고 추후 사건진행은 심문기일을 열어 양측과 의논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롯데 안팎에서는 신 총괄회장이 정신감정 절차를 강하게 거부함에 따라 정신 건강에 이상이 없다는 사실을 입증할 수 없게 된 만큼 성년후견인 지정 가능성이 더 커진 것 아니냐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재계 한 관계자는 "법원의 판단에 따라 진행된 입원 절차를 무시하면서까지 퇴원한 명분이 부족하다"며 "그만큼 성년후견인 지정은 물론 향후 경영권 분쟁 과정에서도 부친을 앞세우던 신동주 전 부회장이 불리해질 수밖에 없어 보인다"고 전망했다.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이 정신감정을 받기 위해 16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에 도착해 휠체어를 탄 채 병원 안으로 들어가는 모습. (사진/뉴시스)
이광표 기자 pyoyo81@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