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뉴스토마토 김하늬기자]부실기업 구조조정을 위한 국책은행 자본확충 방안 중 하나로 한국은행이 제시한 '자본확충펀드'가 떠오르면서 앞으로 구조조정 실탄 마련이 어떻게 진행될지 주목된다. 큰 방향에서는 공감대가 형성됐지만 정부와 한은이 각론에서는 이견 차가 커 협의를 도출해 내기까지는 상당한 진통이 예상된다.
최상목 기획재정부 1차관이 지난 4일 국책은행 자본확충 협의체 1차 회의를 진행하고 있다. 협의체 2차 회의는 이번주에 열린다. 사진/기획재정부
15일 기획재정부 등 관계부처에 따르면 정부는 이번주에 기재부, 한은, 금융위원회 등이 참석하는 국책은행 자본확충 협의체 2차 회의를 연다.
지난 4일 열린 첫 회의에서는 국책은행의 자본을 확충해야 한다는 데 뜻을 모으고 구체적인 방안은 상반기 내에 제시하자는데 의견을 모았다. 이번 회의에서는 한은이 제시한 자본확충펀드의 담보 설정과 정부 지급보증 여부 등의 논의가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자본확충펀드는 정부와 한은이 지난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워크아웃 기업에 대한 대출 등으로 건전성이 악화된 시중은행의 자본확충을 돕기 위해 만든 펀드다.
한은이 대출해준 돈으로 펀드를 만들면 펀드가 은행에 출자해 자기자본비율을 높여주는 방식이다. 당시 은행자본확충펀드는 한은이 산업은행에 대출해주고 산은은 이를 펀드에 출자했다.
이번에 논의되는 자본확충펀드는 한은이 특정기관에 대출해서 이 기관이 펀드를 조성해 산은의 신종자본증권(코코본드) 등을 인수해 국책은행 자본확충을 돕는 식이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지난 13일 금융통화위원회 직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지난주 출범한 관계기관 협의체에서 국책은행 자본 확충을 위한 구체적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며 "자본확충펀드도 하나의 대안으로 논의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펀드 방식이 채택되더라도 조성 규모, 운용 구조, 자금 회수 장치 등에 대해서는 어떻게 마련할 것인지 하는 복잡한 문제가 있다"고 밝혔다.
정부와 한은이 펀드 조성에 대한 공감대는 형성한 반면 대출금 회수 방안 등 각론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려 협의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한은은 자본확충펀드의 대출금에 대한 담보나 정부의 지급보증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이 총재는 "손실최소화 원칙은 중앙은행의 기본 원칙이자 책무"라고 밝혔다.
하지만 정부는 부정적이다. 정부의 지급보증은 사실상 재정을 투입하는 것과 같아 국회 동의절차도 거처야 한다. 정부는 자본확충펀드가 구성되더라도 한은이 국책은행에 직접 출자해 줄 것을 바라고 있는 상황이다.
이밖에도 정부가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 정부 보유 공기업 주식을 현물로 출자하는 방안도 제시되고 있다.
기재부 관계자는 "수시로 협의체 회의를 열어 의견을 도출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며 "이번에 열릴 2차 회의에서는 실무협의안을 바탕으로 재정정책과 통화정책을 조합한다는 '폴리시 믹스'를 마련하기 위한 진전된 논의가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세종=김하늬 기자 hani4879@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