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조승희기자] 지난해 한국의 에너지 안보(Energy Security) 수준이 101위로 세계 최하위권에 머무른 것으로 나타났다. 세계 최대 민간 에너지기구인 세계에너지위원회(WEC·World Energy Council)가 조사하는 '에너지 삼중고(Energy Trilemma)' 지표에서 한국은 전체 129개국 가운데 종합 78위에 그쳤다.
에너지 삼중고는 WEC가 ▲에너지 안보 ▲에너지 형평성 ▲환경적 지속가능성 등 3개 부문의 목표 이행 정도를 평가한 지표로, 인류가 직면한 에너지 핵심과제를 일컫는다. 에너지 안보는 1차 에너지의 효과적인 확보 능력으로 미래 경쟁력의 기초를 의미하며, 에너지 형평성은 에너지를 필요로 하는 모든 이들이 얼마나 쉽게 에너지를 얻을 수 있는지를 뜻한다. 아울러 환경적 지속가능성은 환경적으로 수용 가능한 에너지의 공급 및 수요를 의미한다.
한국은 2013년 85위, 2014년 70위에서 지난해 78위로 또 다시 후퇴했다. 부문별로 보면 에너지 형평성은 2014년(25위)보다 개선된 20위(A점)로 올라섰으나, 에너지 안보와 환경적 지속가능성은 전년보다 각각 3계단, 9계단 하락한 101위(D점), 94위(C점)로 집계됐다.
한국석유공사 관계자는 "연료 수입에 대한 지나친 의존이 지속되면서 한국의 에너지 안보와 환경적 지속가능성 지표는 별다른 변동이 없는데 반해, 경쟁국들은 빠르게 성장하고 있어 순위가 밀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에너지 안보는 자원이 빈약한 국내 사정상 지표 개선이 힘들겠지만 에너지 효율성, 복지와 관련있는 에너지 형평성은 개선될 여지가 있다"며 "스마트그리드와 같이 에너지에 IT를 접목한 새로운 에너지 관리기술 측면에서 앞서 나갈 수 있다면 한국 위상에 큰 변화가 생길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스위스가 종합 1위를 차지한 가운데 스웨덴, 노르웨이, 영국, 오스트리아, 덴마크, 캐나다, 프랑스, 핀란드, 뉴질랜드 순으로 상위 10위권을 형성했다. 무려 8개 국가가 포진한 유럽은 지속적인 탈공업화, 에너지효율성 제고, 재생에너지 사용 등을 통해 경제성장과 온실가스 배출 사이의 고리를 끊고 있다.
아시아 국가 중에서는 뉴질랜드가 유일하게 10위권 내에 들었다. 아시아는 세계 이산화탄소 배출의 약 절반을 차지하고 있는 가운데 2014년 재생에너지 투자의 절반이 역내에서 이뤄질 정도로, 전력 생산에 재생에너지원 활용이 증가하고 있다. 이에 반해 우리나라는 아직 재생에너지에 대한 정책적 뒷받침이 걸음마 수준이다.
지난해 12월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유엔 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1)에서 합의한 신기후 협정에 대해 세계 175개국은 지난달 22일 지구의 날에 맞춰 서명을 완료했다. 해당 협정은 선진국에만 온실가스 감축 의무를 부과한 교토의정서의 수준을 넘어 당사국 전체에 의무를 부과하고 있다.
조승희 기자 beyond@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