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조승희기자] 현대오일뱅크가 조선업황 침체에 시름하고 있는 현대중공업을 적자 수렁에서 구해냈다.
현대오일뱅크는 26일 1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 2019억원을 거뒀다고 밝혔다. 정제마진 강세에 힘입어 지난해 1분기보다 영업이익이 106.4% 대폭 늘었다. 1분기 영업이익률은 7.9%로 지난해 평균 영업이익률 4.8%를 웃돌았다. 고도화 비율을 높여 수익성 있는 경질 제품 비중을 높이고, 원유 도입처를 다변화한 점이 실적 개선에 주효했다는 평가다. 다만 같은 기간 매출은 27.7% 줄어든 2조5329억원으로 집계됐다. 저유가 현상이 장기화되면서 제품가격이 동반 하락한 영향이다.
현대오일뱅크는 1분기 국제유가가 반등하고 정제마진이 높게 유지되면서 정유사업에서만 1769억원의 영업이익을 냈다. 국제유가는 올 1월 최저치를 찍은 뒤 2월 29.15달러, 3월 35.5달러로 완만히 상승했다. 1분기 정제마진도 6.6~9.9달러로 높게 유지되면서 정유사에 유리한 환경이 지속됐다. 윤활유 사업을 하는 현대쉘베이스오일 및 현대오일터미널 등 자회사도 250억원의 영업이익을 내며 실적행진을 거들었다.
무엇보다 15분기 연속 흑자를 내면서 모기업 현대중공업을 10분기 만에 흑자로 돌려세웠다. 현대중공업은 해양플랜트 부문 손실 등으로 9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했으나, 올 1분기에는 연결기준 매출액 10조2728억원, 영업이익 3252억원을 기록하며 글로벌 조선업 1위로서의 체면치레를 했다. 당기순이익은 2445억원으로 집계됐다.
현대중공업의 실적 개선은 현대오일뱅크의 뒷받침과 함께 지난해 해양플랜트 적자 등을 대거 털어낸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회사 관계자는 "현대오일뱅크의 양호한 실적이 전체적인 실적 개선에 기여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조선부문은 저가 수주물량이 거의 해소됐고, 해양 및 플랜트 부문은 흑자전환은 못했지만 공정이 점차 안정화되고 있다"며 "자재대금 인하에 따른 재료비 절감, 환율 상승, 엔진, 전기전자, 건설장비 등 비조선 분야의 확실한 실적 개선으로 흑자전환에 성공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정유사들의 고공행진은 올해도 이어갈 것이 확실시된다. 앞서 SK이노베이션은 1분기 매출액 9조4582억원과 영업이익 8448억원, S-Oil도 매출액 3조4284억원, 영업이익 4914억원으로 깜짝실적을 내놨다. SK이노베이션과 S-Oil, 현대오일뱅크 등 3사가 1분기에 벌어들인 영업이익만 1조5381억원이다. 다음달 초 실적 발표를 앞둔 GS칼텍스까지 가세할 경우 정유 4사의 1분기 영업이익은 2조원을 돌파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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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승희 기자 beyond@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