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주용기자] 총선이 코앞으로 다가오면서 여야가 돌발변수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가운데 지난해 북한군 대좌(대령)의 망명 소식이 11일 공개됐다.
이 소식은 익명의 소식통이 전하는 형식으로 <연합뉴스>가 이날 먼저 보도한 후 국방부와 통일부가 사실이라고 확인하는 수순으로 알려졌다. 몇달 동안 공개되지 않던 이 소식이 투표일을 이틀 앞둔 시점에 알려지자 총선에 영향을 미치기 위한 시도가 아니냐는 의심이 나오고 있다.
지난주 정부가 북한 식당 종업원들의 집단 입국 소식을 성급하게 공개한 점은 이러한 의혹에 무게를 더하고 있다. 탈북자들에 관한 조사도 이뤄지기 전인 입국 이튿날 바로 언론에 발표한 것은 이례적이었다. 청와대가 이 사실을 발표하라고 통일부에 지시했다는 보도도 나왔다.
더불어민주당 김성수 대변인은 이날 “과거 보수정권이 선거 때마다 악용했던 북풍을 또 한번 불러일으키려는 의도로 볼 수밖에 없다”고 비판했다. 국민의당 김근식 통일위원장은 페이스북에 “대북 제재의 정당을 강변하고, 북한체제 붕괴의 확신을 심어주기 위한 총선용 북풍”이라고 지적했다.
하지만 역대 선거와 비교해 볼 때 이번 총선은 북한 변수를 뜻하는 '북풍'의 영향력이 거의 통하지 않은 사례로 기록될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공천 파동 등 여야의 내부 갈등이 언론을 장식하면서 북풍이 파고 들 틈새가 작았고, '정부·여당이 북한 문제를 선거에 이용하려 한다'는 인식이 유권자들에게 일반화되면서 과거와 같은 영향력을 발휘할 수 없게 된 것으로 분석된다. 더민주 김종인 비상대책위 대표의 ‘북풍 무대응’ 전략이 먹혔다는 설명도 있다.
이번 총선은 북풍 말고도 과거 선거에서 단골로 등장했던 '막말 공세'가 없었다. 막말 논란은 주로 여당측이 야당 특정 인물의 발언을 문제삼는 식이었는데, 이번에는 오히려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의 막말성 비방이 논란이 됐다. 김 대표는 10일 유세에서 "문재인이 또 다시 종북세력과 연대해 못된 짓을 하고 있다"거나 더민주 남인순 후보에 대해 "반국가단체에서 일하던 분"이라고 공격했다.
'야권연대'라는 말도 이번 총선에서 이렇다 할 주목을 못 받았다. 국민의당 안철수 상임공동대표가 불가 입장을 고수했고, 김종인 대표도 소극적이었기 때문이었다. 후보별 단일화만 산발적으로 추진됐다. 야권연대 없는 선거는 여당에 어부지리 승리를 안겨 줄 것이라는 전망만을 낳고 있다.
박주용 기자 rukaoa@etomato.com
정준희 통일부 대변인이 11일 오전 서울 세종로 정부서울청사에서 북한 정찰총국 대좌 망명에 대해 브리핑을 하고 있다. 사진/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