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심수진기자] 10일(현지시간) 치러진 페루 차기 대통령 선거에서 게이코 후지모리 민중권력당 후보가 예상대로 1위를 차지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과반 득표를 하는 데는 실패할 것으로 예상돼 오는 6월 결선투표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페루 현지 여론조사기관 입소스와 그 외 2개 여론조사기관은 출구조사에서 게이코 후지모리 민중권력당 후보가 37.8%의 득표율을 얻었다고 발표했다. 이어 위대한 변화를 위한 정당연맹의 페드로 파블로 쿠친스키 후보와 광역전선의 베로니카 멘도사 후보가 각각 20.9%, 20.3%를 차지하며 2위 자리를 놓고 치열한 경쟁중이다. 페루 선거법상 후지모리 후보는 이번 투표 지지율이 50%에 달하지 못하게 되면 2위 후보와 함께 오는 6월5일 결선투표를 치러야 한다.
후지모리 후보는 지난 2011년에도 대선에 출마했으나 현 대통령인 올란타 후말라에 결선투표에서 패배했다. 당시 패배 이후 그는 아버지인 알베르토 후지모리 전 대통령과 거리를 두겠다고 입장을 밝혔다. 알베르토 후지모리 전 대통령은 지난 1990년부터 2000년까지 재임했던 인물로 독재정치 시행에 따른 인권유린 및 부패, 살인교사 등의 혐의로 25년형을 선고받은 바 있다.
그는 이번 대선을 앞두고 "나의 아버지는 법에 의해서 무죄가 밝혀질 것"이라면서도 "그러나 아버지의 무죄 판결을 위해 나의 정치적인 힘을 이용하거나 그와 비슷한 노선을 걷지 않을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이에 칼로스 제발로스라는 유권자는 "후지모리 후보는 아버지의 죄로 인해 비난받을 이유가 없기 때문에 나는 그를 지지한다"며 "죄는 상속되는 것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한편 후지모리 후보의 결선투표가 불가피해짐에 따라 그와 맞서게 될 2위 자리싸움도 치열해졌다. 세계은행 이코노미스트 출신의 쿠친스키 후보는 후지모리와 함께 페루의 자유시장경쟁 모델을 유지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반면 멘도사 후보는 시장을 탓하며 이와 반대 입장을 나타냈다.
현재 개표는 약 20~30% 진행됐으며 공식 집계 결과는 현지시간으로 오후 9시 이후에 발표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10일(현지시간) 페루 대통령 선거에 출마한 게이코 후지모리 후보가 투표장에서 투표를 시행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심수진 기자 lmwssj0728@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