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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 음란애니' 배포자 신상정보 등록규정 '턱걸이' 합헌
재판관 5명 위헌 의견…위헌결정 정족수 미달
입력 : 2016-04-07 오후 12:00:00
[뉴스토마토 최기철기자] 아동·청소년이용음란물 배포행위로 유죄판결이 확정된 자를 신상정보 등록대상으로 규정한 성폭력처벌법 42조 1항은 헌법에 위반되지 않는다는 헌법재판소 결정이 나왔다.

 

헌법재판소 전원재판부는 미성년자들이 등장하는 음란 애니메이션 동영상 파일을 파일공유 사이트에 게시한 혐의(성폭력처벌법 위반)로 기소돼 형이 확정된 A씨가 “심판대상 조항은 개인정보 자기결정권을 침해해 위헌”이라며 낸 헌법소원심판 사건에서 재판관 4(합헌)대 5(위헌)의견으로 합헌결정했다고 7일 밝혔다.

 

심판대상조항은 재범 위험성 등을 고려하지 않았기 때문에 위헌이라는 의견이 더 많았지만 위헌결정 정족수인 6명에 미치지 못해 합헌으로 결정됐다.

 

재판부는 “아동·청소년이용음란물을 배포하는 행위 등은 실제의 아동·청소년이용음란물 제작에 등장하는 아동·청소년과 같은 피해를 직접 발생하게 하는 것은 아니지만, 단순한 소지와는 달리 아동·청소년에 대한 왜곡된 성적 인식과 태도를 광범위하게 형성할 수 있고 그 결과 아동·청소년대상 성범죄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점에서 그 죄질이 결코 경미하다고 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또 “가상의 아동·청소년이용음란물배포죄는 그 개별 행위 유형에 따라 성범죄로서의 본질이 달라지는 것은 아니다”며 “입법자가 가상의 아동·청소년이용음란물 배포죄로 처벌받은 사람을 일률적으로 등록대상자로 삼는 것이 입법목적 달성을 위해 불필요한 제한을 부과하는 것이라고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이어 “헌법재판소와 대법원은 가상의 아동·청소년이용음란물은 객관적으로 명백하게 아동·청소년으로 인식될 수 있는 사람이나 표현물이 등장하고 아동·청소년을 상대로 한 성적 충동을 일으키기에 충분한 경우에 성립한다고 한정적으로 해석하고 있기 때문에 심판대상 조항에 의한 신상정보 등록대상자의 범위는 이에 따라 제한된다”며 “심판대상 조항으로 인해 제한되는 사익에 비해 아동·청소년대상 성범죄 발생과 재범 방지, 사회 방위라는 공익이 크다”고 판시했다.

 

이에 대해 박한철 강일원·서기석·재판관은 “실제 아동·청소년을 성적 대상으로 착취하지 않는 점, 피투피(P2P)를 통해 대부분 아동·청소년이용음란물의 배포와 소지가 동시에 이루어지는 경우가 많은 점 등을 고려하면, 가상의 아동·청소년이용음란물 배포와 소지를 달리 취급해야 할 이유가 없다”며 “심판대상 조항은 소지행위로 벌금형이 확정된 자와는 달리 배포행위로 유죄판결이 확정된 자이기만 하면 일률적으로 신상정보 등록대상자로 규정하고 있어 침해의 최소성 원칙에 위반돼 위헌”이라고 판단했다.

 

김이수·이진성 재판관도 “심판대상 조항은 등록대상자 선정에서 ‘재범의 위험성’을 전혀 요구하지 않고 있다”며 “법익 균형성을 인정하기 어려워 개인정보자기결정권을 침해해 위헌”이라고 반대의견을 냈다.

 

A씨는 2013년 4월 파일공유사이트에 미성년자들이 음란행위를 하는 내용의 애니메이션 동영상 파일을 파일공유사이트에 올린 혐의로 기소돼 벌금 100만원의 형을 확정받고 20년간 신상정보 등록대상자가 되자 심판대상 조항으로 기본권을 침해당했다며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했다.

 

한편, 재판부는 강제추행죄로 유죄판결이 확정된 자를 신상정보 등록대상자로 규정한 같은 법 42조 1항에 대해서는 7대 2 의견으로, 신상정보 진위와 변경 여부 확인을 위한 대면확인의무를 규정한 45조 4항은 6대 3 의견으로 각각 합헌 결정했다.

 

강제추행죄로 유죄판결이 확정된 자는 DNA감식시료 채취대상자가 된다고 규정한 ‘디엔에이신원확인정보의 이용 및 보호에 관한 법률(디엔에이법)’ 5조 1항에 대해서도 5대 4 의견으로 합헌 결정했다.

 

김이수·이진성·강일원·서기석 재판관 등 4명은 “디엔에이법 조항은 디엔에이신원확인정보를 장래의 범죄수사에 활용하는 것을 주된 목적으로 하는데, 재범의 위험성이 없는 대상자에 대한 디엔에이감식시료의 채취는 이러한 입법목적에 부합하지 않고 재범 위험성에 대한 규정도 전혀 없이 강제추행죄를 범한 자를 획일적으로 DNA 채취대상으로 정하고 있어 과도하게 대상자들의 신체의 자유를 침해한다”며 위헌 의견을 냈다.

 

헌법재판소 전경. 사진/헌법재판소

 


 
최기철 기자 lawch@etomato.com
 
 
 
 
최기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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