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기철기자] 이명박 정부 시절 민간인 불법사찰 피해자인 김종익 전 KB한마음 대표이사에게 국가가 손해를 배상하라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2부(주심 조희대 대법관)는 김 전 대표와 그의 가족 등 5명이 국가 등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원고들에게 총 5억2000여만원을 지급하라"며 원고 일부승소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4일 밝혔다.
이에 따라 국가와 이인규 전 국무총리실 공직윤리지원관, 이영호 전 청와대 고용노동비서관 등 민간인 불법사찰을 주도한 혐의로 법원에서 유죄를 선고받은 전 정부 인사들은 각자 김 전 대표와 가족들에게 손해배상을 해야 한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민간인을 조사할 권한이 없는 공직윤리지원관실 소속 직원인 피고 이인규, 피고 김충곤·원충연·김화기·진경락·권중기·이영호가 공모해 대통령과 정부 정책을 비방하는 글과 동영상을 블로그에 게시했다는 이유로 원고 김종익으로 하여금 KB한마음 대표이사직을 사직하게 하고 그 지분을 타인에게 이전하도록 한 행위는 위법한 공권력의 행사"라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그렇다면 피고 이인규 등은 불법행위로 인해 원고 김종익이 입은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고, 피고 대한민국은 소속 공무원들의 위법한 직무집행으로 인해 원고 김종익이 입은 손해를 배상할 의무가 있다"며 "같은 취지로 판결한 원심은 정당하다"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이어 "이같은 불법행위가 국가권력에 의해 자행된 것인 만큼 원고 김종익의 가족들도 정신적 고통을 겪었으리라는 점은 경험칙상 명백하다"며 "피고들은 원고 김종익의 가족들인 나머지 원고들이 입은 정신적 고통을 배상할 의무가 있다고 판단한 원심 또한 옳다"고 밝혔다.
앞서 이 전 지원관 등은 김 전 대표가 자신이 운영하는 블로그에 MB정부를 비방하는 동영상 등을 게시하자 불법적인 내사를 진행하고, 주변인을 통해 지속적인 압력을 가했다.
이후 김 전 대표는 2008년 9월 KB한마음 대표이사직을 사임하고 같은 해 12월 이 회사 주식 1만5000주를 타인에게 양도했고, "정부가 대통령과 국가 정책에 비판적인 인사를 사찰하는 등 불법을 자행했다"며 소송을 냈다.
1심은 "이 전 지원관 등의 불법행위가 없었다면 김 전 대표는 임기에 비춰 김씨가 3년간 더 근무할 수 있었다"며 일실수익 3억8000여만원과 위자료 4000만원 등 총 4억2590여만을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그러나 김 전 대표의 가족들의 위자료 청구는 김 전 대표가 손해를 배상받음으로써 함께 배상받는 것으로 봐야 한다며 기각했다.
그러나 2심은 김 전 대표에 대해 추가 손해 6000만원을 인정하고, 아내 등 가족들의 위자료 3500만원까지 배상해야 한다고 판단해 총 5억2000여만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대법원 청사. 사진/뉴스토마토
최기철 기자 lawch@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