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사고로 환자가 숨지거나 크게 다쳤을 때 자동으로 분쟁 조정에 들어가도록 하는 게 ‘의료사고 피해구제 및 의료분쟁 조정법’이다. 이른바 ‘신해철법’이다.
‘신해철법’은 2014년 10월 가수 신해철 씨가 의료과실로 인해 사망한 뒤 의료과실에 대한 국민적 관심이 높아지면서 이 같은 이름이 붙여졌다.
이 법은 의료과실로 환자가 수술도중 사망, 중증상해를 입었을 때 의료분쟁조정중재원에 조정절차를 신청, 자동으로 조정절차를 밟을 수 있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이전까지는 해당의료기관, 의료인이 동의하지 않으면 관련절차를 밟을 수 없어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있었다.
국회 보건복지위를 통과한 이 법은 김정록, 문정림, 오제세 의원 등이 각각 대표 발의한 4건의 ‘의료사고 피해구제 및 의료분쟁 조정 등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을 통합 조정해 마련한 대안이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법안심사소위원장인 이명수 의원(새누리당)이 지난 17일 국회에서 열린 보건복지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보고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의료사고 피해구제 및 의료분쟁 조정법’ 제안 이유는
다음은 오제세 의원의 ‘의료사고 피해구제 및 의료분쟁 조정법’ 의안 원문에 나와 있는 제안 이유다.
현행법이 2012년 4월 8일 시행된 이래로 한국의료분쟁조정원은 의료분쟁을 해결하기 위한 조정중재업무를 시작하여 2013년 3월말 현재 조정 신청된 804건 중 40.2%가 조정 개시되었음. 그러나 언론중재위원회, 환경분쟁조정위원회 및 한국소비자원 등의 분쟁조정제도와 달리 현행법상 한국의료분쟁조정중재원의 경우 신청인이 조정신청을 하여도 피신청인의 동의여부에 따라서 조정절차의 개시가 좌우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신청인이 부당한 목적으로 조정신청을 하여도 이를 종료할 수 있는 법적 근거가 없는 등 의료분쟁을 효율적으로 조정하기가 어려운 실정임. 따라서 피신청인의 동의 여부에 상관없이 조정절차의 개시, 피신청인의 조정절차 개시에 대한 이의신청 및 부당한 목적에 의한 조정신청인 경우 조정을 아니하는 결정으로 사건종료 규정을 두어 조정업무의 효율성을 제고하며 감정위원의 자격요건을 강화하여 의료사고 감정의 전문성과 공정성을 확보하고 손해배상금 대불 청구대상을 국내 법원의 확정판결로 한정하여 재원의 안정적 운영기반을 확보함으로써, 의료사고피해를 신속·공정하게 구제하려는 것임.
◇어떤 내용 담겼나
개정안에 따르면 보다 원할하고 합리적인 조정중재 제도 운영을 위해서 의료분쟁조쟁중재원의 조정위원과 감정위원의 수를 기존 50~100명에서 100~300명으로 확대하고, 대리인의 범위도 보다 넓히도록 했다.
또 환자 측이 병원에서 난동을 부리거나 업무방해 등 신뢰를 저해하는 행위를 한 경우에는 중재원장이 조정신청을 각하할 수 있도록 했다. 조정절차 개시에 대해 부당사유가 있다고 판단한 의사와 병원은 이의신청을 할 수 있도록 했고, 이의신청의 이유가 있으면 중재원장은 조정신청을 각하할 수 있도록 했다.
다음은 ‘의료사고 피해구제 및 의료분쟁 조정법’ 검토보고에 나와 있는 주요 내용이다.
1)조정중재원의 사무국은 조정중재원의 사무만을 처리하도록 함(안 제14조).
2)조정부 또는 감정부의 자격요건 중 판사 또는 검사의 경우 10년 이상 재직하였던 사람도 추가하고 감정위원 중 의사전문의의 자격을 전문의 자격 취득 후 7년 이상,면허 취득 후 10년 이상으로 하고 감정위원의 구성을 직역별로 둘 수 있도록 추가함(안 제23조제3항 및 제26조).
3)감정단은 50명 이상 100명 이내에서 100명 이상 300명 이내로 확대하고,단장은 의학적 자문 등에 필요한 관계전문가를 자문위원으로 위촉할 수 있도록 함(안 제25조제2항 및 제4항).
4)신청인이 조정을 신청하면 피신청인의 동의 여부에 상관없이 조정절차를 개시하도록 하되, 조정신청이 접수되기 전에 해당 분쟁조정사항에 대하여 법원에 소가 제기된 경우나 이 법 시행전에 종료된 의료행위 등으로 인하여 발생한 의료사고에 해당하는 경우 등에는 조정신청을 각하하며, 조정신청을 개시하는 것에 대하여 부당한 사유가 있는 경우 등에 해당하는 경우 피신청인이 이의신청을 할 수 있도록 함(안 제27조).
5)조사·열람 또는 복사를 하기 위해서 긴급한 경우나 사전 통지시 그 목적을 달성할 수 없다고 인정하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7일 전까지 그 사유 및 일시 등을 해당 보건의료기관에 서면으로 통보하도록 함(안 제28조제4항 신설).
6)조정부는 조정신청이 이유없다고 인정되는 경우나 조정신청의 남용에 해당하는 경우 조정을 하지 아니하는 결정으로 사건을 종결할 수 있도록 함(안 제33조의2신설).
7)이 법에 따른 조정 절차에서의 당사자 또는 이해관계인의 진술이나 생성된 감정서 또는 상대방이 제출한 자료는 민사소송에서 원용하지 못하도록 함(안 제39조의2신설).
8)손해배상금 대불청구의 대상을 국내 법원의 확정판결에 한정하도록 함(안 제47조제1항 단서).
9)조사·열람 또는 복사를 거부·방해 또는 기피한 사람에 대하여 처벌을 완화하여 벌칙 대신에 1천만원 이하의 과태료를 부과하도록 함(안 제53조제2항 삭제,제54조제1항 신설).
◇중상해의 범위와 기준 논란
이 법안의 핵심 쟁점인 중상해의 범위와 기준은 대통령령으로 정하기로 해 이를 둘러싼 논란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보건복지부는 “향후 의사 등 전문가 단체 등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한 뒤 명확한 중상해 기준을 대통령령에 담도록 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해당 법률안은 지난 2월 17일 국회 보건복지윈원회를 통과했다. 다음은 지난 17일 소위 논의과정이 기록된 속기록 내용이다.
*박윤옥 위원: 중상해에 대해서는 굉장히 경우의 수가 많을 텐데 그것을 굉장히 논의를 많이 해야 될 것 같아요. 이렇게 짧은 시간에 되겠어요?
*보건복지부보건의료정책관 김강립: 그 부분에 대해서 그러면 보고를 드리겠습니다. 사실 저희들도 제일 염려하는 부분이 중상해라고 규정을 했을 때 조정신청을 할 당시에 이게 중상해인지 아닌지를 어떻게 판단할 것인지가 가장 고민이었고요. 그것 때문에 사실 저희들도 중상해라고 규정하는 것 자체가 현실적으로 굉장히 어렵다라는 애로사항을 갖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어제 논의 과정에서 김용익 위원님을 포함해서 지적을 해 주셨듯이 초기에 좁게 먼저 규정을 해서 시작을 하고 이 조정제도의 효용에 대해서 폭넓게 홍보할 수 있는 계기로 삼는 게 좋겠다라는 말씀이 계셨습니다. 그래서 저희가 어제 사실은 짧지만 같이 고민을 해 보고 협의를 해 본 것은 우선 첫 번째는 의식불명으로 1개월 이상 지속되는 경우, 왜냐하면 지금 안 상태로부터 3년간 시효가 있기 때문에 장애인등록법에 의해서 1급 장애인으로 등록된 경우……
*최동익 위원: 1급이요?
*보건복지부보건의료정책관 김강립: 예, 1급 장애인으로 등록된 경우……
*최동익 위원: 그러면 저도 의료사고인데 저는 그러면 일체 안 되네요. 저는 2급하고 3급인데. 그런 경우가 어디 있어요? 중증은 3급까지니까 3급까지로 봐야지 1급이라는 경우로 한정하는 경우는 말이 안 되지요. 왜냐하면 벌써 3급만 돼도 일체 생활이고 뭐고 다 안 되는 장애인데 1급이라는 것은 완전히 초중증만 해당하겠다는 게 그것은 있을 수가 없는 얘기지요.
*보건복지부보건의료정책관 김강립: 저희가 지금 말씀드리는 것은 1급 내지는 2급……
*소위원장 이명수: 일시적으로 말씀하는 것이고 나중에 사망에 준하는……
*보건복지부보건의료정책관 김강립: 그 부분은 좀 더 논의를 해 봐야 되는데 저희가 하여튼 하고자 하는 방향은 이렇게 명백하게 사전적으로 조정신청 당시에 객관적으로 판단할 수 있는 것이 가능한 중상해로 하겠다라는 뜻입니다. 그래서 그러한 내용을 대통령령 입안 과정에서 저희가 담도록 하겠습니다.
박주용 기자 rukaoa@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