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자가 숨지거나 중상해를 입은 의료사고가 발생하면 의료기관의 동의가 없이도 한국의료분쟁조정중재원이 분쟁 조정을 시작할 수 있는 이른바 ‘신해철법’이 17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를 통과했다.
국회 복지위는 이날 법안심사소위원회와 전체회의를 열고 ‘의료사고 피해구제 및 의료분쟁 조정법 개정안’을 처리했다. 이로써 이 법은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와 본회의 심의만을 남겨두고 있다.
현행 의료사고 분쟁 조정 제도는 ‘의료중재원 설립 및 운영에 관한 법률’이 공포되면서 의료분쟁조정중재원이 설립돼 2011년부터 실시됐다. 하지만 의료분쟁조정중재원은 제대로 된 업무를 수행하기 어려웠다. 환자가 분쟁 조정을 신청해도 의료기관의 동의를 받아야 하는 조항 때문이다. 이로 인해 피해 당사자들의 불만이 있어왔다.
신해철법은 의료사고가 났을 경우 피해자나 가족이 의료분쟁조정중재원에 조정신청을 하면 피신청인(병원·의사)의 동의 여부를 묻지 않고 의료사고 분쟁 조정에 바로 들어갈 수 있는 내용을 담았다.
다만 모든 의료 분쟁에 대해 조정신청을 허용하면 무분별한 분쟁 조정으로 병원의 진료가 방해를 받을 수 있다는 지적에 따라 조정 개시 대상을 사망이나 중상해의 경우로 국한했다. 중상해의 정의와 범위는 향후 대통령령으로 정해질 예정이다.
신해철법은 가수 신해철씨의 갑작스런 수술 후유증 사망 사건이 발생해 의료사고에 대한 국민적 관심이 높아지면서 주목받았다.
박주용 기자 rukaoa@etomato.com
17일 국회에서 열린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김춘진 위원장(더불어민주당)이 ‘의료사고 피해구제 및 의료분쟁 조정법 개정안’ 등 법안을 통과시키고 있다. 사진/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