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방형 공모펀드 성과연동 운용보수(성과보수) 도입에 탄력이 붙었지만 자산운용업계의 반응은 싸늘하다. 고객 이익을 우선하는 성과보수 체계 도입을 통한 운용업계의 장기적 발전 논리에 공감하면서도 회사 운용보수 수익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것이라는 거부감을 느낀 탓이다.
현재 자산운용사들은 개방형 공모펀드에 운용 서비스를 제공하는 대가로 정률 방식 운용보수를 징구하고 있다. 개방형 공모펀드의 운용보수율은 펀드의 운용성과와는 연동되지 않는 구조로 펀드의 순자산가치(NAV)에 미리 정해진 정률 방식 운용보수율을 곱한 금액을 총 운용보수 명목으로 받는다.
그런데 최근 개방형 공모펀드에도 성과보수를 적용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되고 있어 주목된다. 지난해 10월 임종룡 금융위원장이 앞서 공모펀드에도 성과보수 지급방안을 추진한다고 밝혔고 황영기 금융투자협회 회장도 올 초 "공모펀드 활성화를 위해 성과에 연동하는 성과보수를 허용해 고객이 선택토록 해야한다"는 입장을 내놓은 바 있다. 그동안 성과가 저조한 펀드에 온전히 운용보수를 모두 지급하는 것이 적절하지 않다는 의견이 꾸준히 제기된 결과다.
황영기 금융투자협회 회장은 올 초 공모펀드 활성화를 위해 성과에 연동하는 성과보수를 허용해 고객이 선택토록 해야한다고 밝혔다. 사진/뉴시스
전문가들은 성과보수 적용이 가능한 헤지펀드 등 사모펀드의 성장세가 갈수록 커지고 있기 때문에 공모펀드에도 이를 적용하는 것이 형평성 논리에 어긋나지 않는다고 보고 있다. 현재 성과가 우수한 공모펀드 매니저들의 이탈이 빈번한 것도 성과보수 체계 영향이 크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앞서 성과보수 체계를 도입한 사모펀드가 여전히 시장에서 외면받고 있어 개방형 공모펀드에 이를 적용하더라도 공염불에 그칠 것이란 평가가 나온다. 무엇보다 성과보수 체계가 운용사들의 경영수익을 불규칙하게 만들고 저조한 성과시 경영수익을 크게 떨어뜨릴 수 있다는 우려에 업계의 시름이 깊어진다.
적용되더라도 초기 안착까지는 혼선이 불가피할 것으로 관측된다. 보수체계와 관련한 제도 손질과 각 운용사의 시스템 정비를 마치려면 상당한 시일이 걸릴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자산운용업계 관계자는 "제도적으로나 전산 시스템적으로나 충분한 준비가 갖추어진 상황에서 시행되어야 초기에 혼선을 피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도 "그러나 장기적 관점에서 볼 때 운용사와 고객이 서로 윈윈할 수 있는 제도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미국의 완전 대칭형 성과보수 체계 도입이 바람직하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양(+)의 성과보수와 음(-)의 성과보수가 동시에 적용되는 대칭적 구조로 펀드의 운용성과가 기준수익률보다 높거나 낮을 때 양 또는 음의 성과보수가 징구되고 양과 음의 크기는 완전히 대칭적이어야 하는 것을 말한다. 운용성과가 기준수익률과 같으면 성과보수가 없이 미리 정해진 정률 운용보수만 받는다.
김재칠 자본시장연구원 박사는 "자산운용사들에게는 더 불리하겠지만 전적으로 투자자 입장에서만 본다면 완전 대칭형 성과보수 도입이 바람직하다"며 이같이 설명했다.
관건은 기존의 정률 운용보수 부분과 성과연동 운용보수 부분을 조합하고 운용업계의 거부감을 줄이는 데 있다고 했다. 그는 "펀드 운용성과의 측정기간과 기준수익률의 설정, 펀드 기준가 조정 등에 있어 투자자들 간, 펀드 간의 형평성과 객관성이 담보돼야 할 것"이라며 "정부는 검토가 필요한 모든 세부 사항에 대해 충분한 시간을 갖고 세밀하게 분석, 폭넓게 논의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차현정 기자 ckck@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