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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축구를 통한 사회공헌이란?
입력 : 2016-01-27 오전 6:00:00
2014년 3월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프리미어 스킬즈(Premier Skills) 지도자 교육을 받으러 갔을 때 일이다. 필자는 이곳에서 영국 프리미어 리그의 축구기술 전수 교육과 지도자 교육을 통해 빈곤층, 여성, 아동, 장애인 등 다양한 소외계층의 자기 개발을 돕고 지역사회에 기여하는 사회공헌 활동 프로그램을 학습할 수 있었다.
 
놀라웠던 것은 유소년축구 지도자 교육 과정에서 유엔(UN) 유니세프 아동보호 정책교육이 필수 과목이라는 점이었다. 어린이에게 축구를 통해 미래의 꿈과 희망을 전해주는 축구 지도자를 대상으로 어린이가 얼마나 소중하고 귀한 존재인지 알려주고자 체계적인 교육매뉴얼을 통해 특별히 강조한 부분이 감동적이었다.
 
또한 장애인 축구지도 교육과정에서 장애인을 보호하면서 비장애인과 차별 없이 함께 축구를 즐기는 교육 프로그램과 코칭기술을 전수한 점도 놀라웠다. 우리나라에서는 상상할 수 없는 축구문화다. 이 교육을 통해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축구를 할 수 있고 하나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왜 영국의 프리미어리그는 세계 각 나라별 영국문화원을 통해 자국의 축구역사와 더불어 다양한 소외계층에 관심을 가지라고 강조하는 것일까?
 
그들은 국적, 종교, 인종, 문화, 빈부, 장애 등 다양한 사회적 갈등요소를 축구로 해결하고자 끊임없이 노력한다. 축구가 갖고 있는 힘에 사회 내 축적된 다양한 노력과 경험을 더해 사회통합을 이루는 데 성공했기 때문이다. 프리미어 리그의 각 구단에서는 사회공헌 성공사례 속에 녹아있는 각종 경험과 노하우를 많은 국가에 전해주고 싶어한다. 물론 자국리그 홍보, 시청률, 방송료 등으로 대변되는 여러 가지 정치적, 상업적 목적도 있겠지만 궁극적으로 그들은 축구의 힘을 통해 사회공헌에 관심을 가지도록 촉구하는 데 무게 중심을 두고 있다.
 
교육기간 중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아시아축구연맹(AFC) 본부에서 아시아 축구발전을 위한 토론을 하기도 했다. 이 자리에서 베트남, 말레이시아 지도자와 관계자는 사회공헌 활동이 자국 축구발전을 위해 꼭 필요하다며 깊은 관심을 보이고 영국 매니저와 스태프에게 도움을 요청했다.
 
과연 한국 K리그에서 진정한 사회공헌은 무엇일까? 아직까지 K리그 구단에서 사회공헌 활동 분야는 미개척 분야라고 볼 수 있다. 형식적인 '언론보도형' 축구 클리닉, 연탄배달 같은 불우이웃 돕기, 다문화 가정 초청 등 모든 구단이 매년 연례행사처럼 반복적인 릴레이 행사만 일삼고 있다. 진정으로 팬과 국민에게 감동과 눈물을 줄 수 있는 의미 있는 사회공헌이 무엇인지 한번 더 고민하고 가슴으로 다가서려는 자세가 필요한 상황이다.
 
사실 사회공헌 활동을 촉구하기가 부끄러울 정도로 지난해 한국 K리그는 치부를 가리기에 급급했다. 외국인 용병비리, 심판매수, 공금횡령, 승부조작, 예산부족, 임금체불 등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 많았다. 축구를 좋아하는 어린이, 부모님 등 많은 축구팬들이 이를 보면서 어떻게 생각할지 걱정스러울 정도였다. 2016년 K리그가 과연 어떤 모습으로 시작될지 궁금증과 염려가 교차하는 이유다.
 
K리그 신년사에서 권오갑 한국프로축구연맹 총재는 "K리그의 성장 동력을 개발하기 위해 초석을 다졌던 지난 성과를 바탕으로 2016시즌에도 K리그가 경쟁력을 갖출 수 있도록 끊임없는 정진을 당부 드린다"며 "장기적인 관점에서 유소년 축구 저변확대, 연고지 사회 공헌 활동 강화, 전문 인력 양성을 연맹의 최우선 과제로 삼고 각종 경영지표를 투명하게 공개하여 건전한 경쟁 체제를 조성, 국민들의 사랑을 받는 리그로 자리매김해 나가겠다"는 뜻을 밝힌 바 있다.
 
필자 역시 모든 K리그 구단이 관중동원과 흥행 등 모든 면에서 성공하길 바란다. 특히 K리그의 성공을 말할 때 경영흑자, 관중동원, 성적 등만 우선순위가 될 게 아니라 지역사회의 소외계층에게 얼마만큼 관심을 기울였는지를 평가해야 한다고 본다. 아무쪼록 어려운 여건이지만 K리그 구단이 지금부터라도 '사회공헌' 정신을 바탕으로 연고지를 섬기는 자세로 나아간다면 국민들의 진심 어린 응원과 사랑을 받을 수 있게 되리라 생각한다.
 
최진태 프리미어스킬즈(영국문화원) 감독, 전 인천유나이티드 유소년 아카데미 감독
 
김나볏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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