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정 기간을 실제로 나와 근무해야 하는 조건 등을 충족해야만 지급하는 정기상여금은 포상적 성격을 가지기 때문에 통상임금에 해당된다고 볼 수 없다는 항소심 판결이 나왔다.
이번 판결은 같은 사안의 상여금을 통상임금으로 본 원심을 뒤집은 것이어서 향후 대법원의 판결이 주목된다.
서울고법 춘천 제1민사부(재판장 심준보)는 유모씨 등 강원랜드 직원 3113명이 강원랜드를 상대로 미지급 수당을 지급하라며 낸 소송의 항소심에서 원고 일부승소 판결한 원심을 깨고, 원고패소 판결했다고 15일 밝혔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피고는 2001년과 2005년 각각 상여금과 연봉제 급여규정 시행세칙을 제정할 때부터 정기상여금 지급 제외규정을 마련해 오랜 기간 적용해왔으나 원고들이 반발하거나 이에 대한 불만을 반영해 단체협약 내용을 변경한 흔적이 없고, 고용노동부 장관이 정기상여금 지급 제외 규정이 단체협약에 어긋난다는 이유로 근로기준법에 따라 피고에게 변경을 명령한 적도 없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이 사건 정기상여금은 지급 조건과 대상 등이 불확정적이어서 어느 정도 은혜적·포상적 성격을 가지기 때문에 단체협약 등에 저촉하지 않는 범위에서 상여금세칙 등 세부 규정을 따로 마련해 탄력적으로 운용할 수 있게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지적했다.
또 “모든 수당을 반드시 근무일수에 비례해 지급할 필연성이나 당위성을 인정할 근거도 없고 더구나 기준기간 15일 미만을 근무하는 데 그치는 등 생산 기여도가 낮은 경우 정기상여금 전액을 지급하지 않음으로써 해당 기준기간에 받은 나머지 임금 총액이 최저임금법 소정 기준에 미달한다는 등의 예외적 사정이 없는 한 정기상여금 지급제외 규정이 근로자의 기본적 생활을 보장하려는 근로기준법의 취지에 반한다고 보기도 어렵다”고 설명했다.
이어 “피고는 중도 퇴직자들의 경우 퇴직일 이후 근무 자체가 불가능해 일종의 격려금 지급 취지에서 그 실근무일수에 따라 정기상여금을 일할 지급한 것이기 때문에 그런 조건을 계속 근무 중인 직원들에게도 똑같이 적용할 이유가 없다”며 “이같은 점 등을 종합하면, 피고가 정기상여금 지급 제외 규정에 따라 15일 이상 근무하는 직원들에게만 지급한 상여금은 고정성을 인정하기 어려워 통상임금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고 판시했다.
결국 정기상여금 지급 제외 규정은 단체협약 등이 제대로 정하지 않은 정기상여금 지급 대상을 규정한 것으로 취업규칙의 상위 규정에 반하여 위법하다고 할 수 없다”고 판시했다
앞서 강원랜드 직원 등 3113명은 2009년∼2013년 3년간 상여금이 통상임금에 포함되지 않아 시간 외 수당과 야간·휴일 근무 수당을 적게 받았다며 차액만큼의 미지급금을 돌려달라며 소송을 냈다.
1심은 강원랜드가 직원들에게 지급한 특별상여금이 통상임금에 해당하지 않는다면서도 15일 이상 근무한 직원에게 지급하는 정기상여금은 고정성이 있어 통상임금에 해당한다고 판단하고 “원고는 피고들에게 총 427억여원을 지급하라”고 판시했다. 이에 강원랜드가 항소했다.
이번 사건에서 강원랜드를 대리한 법무법인 광장의 설동근 변호사는 “일정근무일수를 충족해야만 지급되는 임금’은 통상임금에 해당할 수 없다는 점을 법원이 분명히 한 것으로서 다른 통상임금 소송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서울법원종합청사. 사진/뉴스토마토
최기철 기자 lawch@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