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게 크게 작게 작게 메일
페이스북 트윗터
(시론)수수료 정상화, 시장경쟁 통해 유도해야
입력 : 2016-01-10 오후 12:00:00
연초부터 일부 은행에서 수수료를 인상하고 눈치만 보던 다른 은행들도 여기에 동참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 같이 수수료 정상화가 올해 은행권의 큰 이슈로 부상할 가능성이 높다. 은행 입장에서 보면 순이자마진이 하락세를 이어가고 수수료 등 비이자 이익을 높여 수익구조를 다변화해야 하는 관점에서 수수료의 정상화에 대한 사회적 논의가 필요하다고 볼 수 있다.
 
◇정희수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연구위원
지난해부터 정부에서도 수수료를 자율화하는 정책을 추진해 오고 있다. 그 동안 관행적으로 금융소비자 관점에서 수수료 폐지 또는 인하만을 추진해 왔으나 공정하고 합리적인 가격에 기초해 신설 또는 인상 가능성을 열어 준 것이다. 정책방향이 많이 바뀐 만큼 수수료 체계를 바라보는 시각에도 변화가 있어야 한다.
 
은행은 핵심 업무인 예대업무 외에 다양한 부가서비스를 제공하고 이에 대한 대가로 각종 수수료를 받는다. 실제로 우리가 느끼지 못하는 사이에 수신, 여신, 외국환, 전자금융 등의 분야에서 수수료를 징수하고 있다. 수수료는 대부분 수신과 외국환 업무에 집중되어 있으며, 많은 은행들이 거래 정도에 따라 고객우대제도 등을 통해 이를 면제해 주는 경향이 강하다.
 
면제 항목이 많아지다 보니 ‘은행 서비스=공짜’라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당연히 지급해야 하는 수수료를 면제 받는다고 인식하는 금융소비자는 많지 않다. 금융소비자 입장에서는 은행의 수수료는 항상 부당하고 과다하게 책정됐다는 생각을 가질 수 있다. 이러한 은행 수수료에 대한 적정성 논란은 오래전부터 있었다. 금융서비스 이용에 따른 혜택과 비용 부담을 별개로 보기 때문에 수수료에 대해 개인이 느끼는 온도차가 크다.
 
이러한 결과는 은행들의 잘못된 영업 관행 탓도 있지만 그 동안 금융소비자 보호 차원에서 수수료 인하로 접근한 정책방향도 문제가 있었다. 지난 10년 동안 국내은행의 수수료이익은 연평균 4조4000억원을 기록하고, 2015년 1~9월 중 수수료이익 비중은 13%를 기록해 25%를 상회하는 주요국에 비해 절반 수준에 머물러 있다.
 
근본적인 원인을 살펴보면, 우선 수수료 관련 정책의 유연성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미국의 경우 1970~80년대 금리자유화와 맞물려 충분한 예대마진을 확보하지 못하자 무료 또는 낮은 가격으로 제공했던 소매금융 서비스와 관련된 수수료를 신설하거나 수수료율을 인상했다.
 
또한 미국은 수익자부담 원칙을 적용해 금융소비자가 스스로 은행 서비스의 과다한 이용을 억제하도록 유도하는 전략을 추구했다. 예를 들어, 동일한 거래 시 창구와 ATM의 가격 차별화가 대표적인 것이다. 국내에서는 상당한 부분 무료로 제공될 뿐만 아니라 한번 책정된 수수료율은 인하만 있을 뿐 인상하기 쉽지 않은 문화를 가지고 있다. 이러한 측면에서 수수료의 정상화가 필요하다.
 
둘째, 정부가 시장 경쟁을 통하기보다 금융소비자 보호차원에서 인위적으로 수수료율 인하정책을 유도한다는 점을 들 수 있다. 그 결과 펀드 판매보수율, 카드 가맹점수수료율, CD/ATM 수수료율 등 각종 수수료율이 빠르게 하락해 왔다.
 
금융소비자에게 부당한 수수료를 부과하는 것에 대해서는 시정조치가 필요하나, 가격결정체계를 무너뜨리는 정책이 은행에 대한 신뢰를 저해하는 결과를 초래할 수도 있다. 정당한 금융서비스에 대해서는 적정 수준의 대가를 지급하는 가격체계를 구비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그리고 시장 경쟁을 통해 자연스럽게 가격 인하를 유도하는 정책이 유효하다.
 
수수료 자율화의 개념에는 수수료율 체계의 유연성, 새로운 수수료 부과 등으로 요약할 수 있다. 우선 수수료율 체계의 유연성과 관련해서 정부는 환경변화에 따라 수수료율을 인상 또는 인하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금융IT기술의 발달로 금융거래 프로세스 상의 비용 절감효과는 점차 커지겠지만, 금융서비스의 부가가치 등에 대한 정당한 평가가 수수료율에 반영되지 못하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 이 문제는 사회적인 공감대를 형성하는 것이 중요한데, 정부에서도 수수료 체계의 유연성을 허용하는 문화를 조성해야 한다.
 
정희수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연구위원
 
이종용 기자
SNS 계정 : 메일 페이스북


- 경제전문 멀티미디어 뉴스통신 뉴스토마토

관련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