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용현 기자] "청약에 당첨되자마자 계약도 하지 않았는데 중개인들이 여기저기서 전화로 '웃돈을 줄테니 분양권을 팔라'며 부추겼는데 1차 계약을 진행한 이후로 연락이 갑자기 끊기더라구요. 중도금이 무이자라 실거주가 아닌 단기 투자목적으로 청약을 했는데 더 오른다는 보장이 없어 지금 매도 하려고 하는데 살 사람이 좀처럼 나타나지 않네요."
지난해 11월 평균 10대 1이 넘는 청약경쟁률을 기록하며 인기를 끌었던 경기 용인 '성복역 롯데캐슬 골드타운' 84㎡ 주택형에 당천된 D씨는 최근 중도금 등 추가 가격 부담에 분양권 전매를 계획하고 있지만 좀처럼 사겠다는 사람이 나타나지 않아 고민이 커지고 있다.
D씨 뿐 아니라 최근 성복동 현지 중개업소나 인터넷 카페 등에는 아직 전매제한이 풀리지 않아 거래를 할 수 없지만 이 단지 분양권을 매도하려는 수요자들로 넘쳐나고 있다. 주택시장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다음 달 초로 예정된 2차 계약금 납부 전에 조금이라도 웃돈을 받고 빠지려는 단타족들이 한꺼번에 몰린 것이다.
성복동 S공인 관계자는 "여전히 분양가와 비교하면 1000만원 이상은 웃돈이 붙어있고, 층이나 향이 좋은 것은 최대 1800만원까지 올랐다. 다만, 최근 빠르게 물건을 처분하고 나가려는 수요자들이 몰리면서 매수보다는 매도가 많아 가격이 조금씩 하향 조정되고 있다"고 전했다.
인근 D부동산 관계자 역시 "매도 물건이 빠르게 늘면서 매수 희망자들은 대부분 웃돈이 붙지 않은 이른바 '무피'거래가 아니면 거들떠보지도 않고 있다"며 "동천 자이 등 주변 단지들도 매물이 많이 나오고 있어 당분간 거래가 쉽게 이뤄지기는 힘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용인 뿐 아니라 지난해 분양물량이 많았던 수도권 지역 대부분에서 분양권 가격 하락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11월 최대 5억원에 달했던 동탄2신도시 아이비파크4.0 전용 96.7㎡는 최근 4억6000만원에 거래가 이뤄졌다. 또, 위례신도시 신안인스빌 아스트로 96㎡ 역시 지난해 7억1000만원을 호가했지만 최근에는 6억6000만원 물건도 매물로 나왔다.
◇지난해 청약 열기에 단기 시세차익을 노린 투자 수요가 크게 늘었지만 분양권 매도 물건이 늘면서 가격이 크게 떨어지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처럼 수도권 전반적으로 분양권 프리미엄이 크게 떨어지면서 수요자들의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특히, 단기투자 목적으로 청약에 나섰거나 분양권을 매입한 경우 손해를 보는 수요자들도 생기고 있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은 "역세권 등 입지가 좋거나 개발호재가 풍부한 지역이라면 조금 더 지켜볼 필요가 있겠지만 여윳돈이 없는 상황에서 단기간 시세차익을 노렸던 수요자들이 자금사정으로 급하게 매물을 내놓을 경우 손해를 보는 경우도 발생하고 있다"며 "가격 하락시기에 무작정 매물을 내놓는 것은 손해만 키울 수 있는 만큼 시장상황을 예의주시하면서 매도시기를 저울질해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성용 씨알피플앤시티 대표는 "그동안 쏟아진 분양물량이 입주에 들어가면서 앞으로 분양권 뿐 아니라 입주 아파트 매도 물량도 쏟아질 가능성이 높다"며 "투자를 고려하는 수요자라면 시기를 2017년 이후로 미루고 보수적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말했다.
김용현 기자 blind28@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