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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석)부진한 일본 무역지표에 깊어진 BOJ의 고심
수출 증가율 , 신흥국 수출 부진에 3년래 최저
입력 : 2015-12-17 오후 5:28:56
일본의 11월 수출이 3년 만에 가장 큰 폭으로 감소했다. 중국 등 신흥국의 수요 둔화 여파가 예상보다 훨씬 영향이 컸던 것으로 풀이된다. 무역 경기가 흔들리면서 부양책에 대한 일본은행(BOJ)의 고심이 한층 더 깊어질 전망이다.
 
수출, 3년 만에 가장 큰 폭으로 감소
 
17일 일본 재무성은 지난달 수출이 전년 동기 대비 3.3% 감소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직전월의 2.1% 감소와 전문가 사전 예상치인 1.5% 감소를 모두 하회하는 결과다. 올해 최저 수출 증가율이며 지난 2012년 12월(5.8% 감소) 이후 3년 만에 가장 큰 폭의 감소세를 보인 것이기도 하다.
 
올 한 해 전체 추이를 보면 일본의 수출은 1월 17% 증가를 기록한 후 2~5월까지 2.4~8.5% 증가선에서 움직였다. 이후 7월부터 증가폭이 꾸준히 둔화되며 지난 10월 처음 감소로 돌아섰다.
 
11월 수입은 전년 동기 대비 10.2% 급감했다. 이는 직전월의 13.4% 감소보다 개선됐지만 8.3% 감소할거라던 예상은 하회했다. 수입은 11개월 연속 감소세를 이어갔다.
 
수출 감소에 따라 무역수지는 3800억엔 적자를 기록한 것으로 집계됐다. 사전 전망치였던 4460억엔 적자를 상회했지만 전월 기록인 112억엔 흑자보다 악화됐다.
 
중국 등 신흥국으로의 수출 부진이 원인
 
수출이 급감한 데는 신흥국의 성장 둔화가 당초 예상보다 기업들에 훨씬 큰 타격을 줬기 때문으로 분석되고 있다.
 
11월 수출을 지역별로 보면 일본의 대중국 수출은 8.1%나 줄면서 지난 2월 이후 가장 부진한 흐름을 나타냈다. 특히 플라스틱, 철강, 전자기기 부품에 대한 수요 급감이 직접적인 영향을 미쳤다.
 
일본 수출의 절반을 차지하는 아시아의 수출은 8.7%나 줄어들었다. 지난 2012년 7월 이후 가장 큰 폭의 감소다. 대미 수출은 전년 동월 대비 2% 증가했지만 지난달 기록인 6.3%보다는 증가폭 둔화가 뚜렷했다.
 
토노우치 슈지 미츠비시 UFJ 모건스탠리 증권의 전략가는 “중국발 리스크에 대한 기업들의 불확실성이 여전히 크다”며 “많은 일본기업들은 미 연방준비제도(연준)의 금리 인상이 앞으로 신흥국 경제에 미칠 리스크에 대해서도 우려를 표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아베노믹스에 따른 엔저 정책 유지도 무역 지표에 부담이 되고 있다.
 
국제 신용평가사 무디스의 전략가들은 성명에서 “글로벌 원자재 가격 하락에 수입액 감소 추세가 계속되고 있다”며 “하지만 동시에 아베노믹스에 따른 엔화 약세로 수출 기업들의 에너지 수입 비용이 늘어 무역 적자가 심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경기 둔화 가능성으로 BOJ에 쏠린 눈
 
부진한 무역 지표 발표로 경기 둔화 가능성이 고개를 들자 BOJ의 고심도 깊어지게 됐다.
 
로이터통신은 이날 “연준이 9년 만의 첫 금리 인상을 단행하면서 BOJ가 내년까지 현행 양적완화 정책을 유지할 것이라는 전망이 퍼지고 있다”면서 “하지만 이날 무역지표 발표로 12월 통화정책회의에서 부양책에 대한 BOJ이 고민이 더 복잡해지게 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구로다 하루히코 BOJ 총재는 이날 브리핑에서 연준의 금리 인상을 지지했다. 미국 경제가 강해지면 글로벌 경제가 탄탄해지고 일본 경제 역시 회복 속도가 빨라질 수 있다는 점에서다.
 
하지만 일부 이코노미스트들은 이날 발표된 수출 지표가 일본 성장에 발목을 잡을 수 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마르셀 티엘리안트 캐피탈 이코노믹스의 전략가는 “이날 무역 지표는 해외수요가 광범위하게 침체돼 있는 상황을 나타냈다”며 “수출 둔화는 기업들의 순이익에 영향을 미치고 결국은 근로자들의 임금 하락, 자본 지출 감소라는 경제 악순환 구조를 만들어 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여기에 최근 저유가로 일본의 물가 하락 압력이 계속되고 있는 점도 부양책 전망에 힘을 싣고 있다.
 
다만 일각에서는 향후 무역 지표를 좀 더 기다려 봐야 한다는 시각도 있다. 미국의 경기가 점차 좋아지면 일본의 수출이 탄력을 받게 될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
 
세라 아야코 수미토모미쓰이트러스트뱅크 전략가는 “이번 금리 인상은 일본의 일부 수출업체들에는 좋은 소식”이라며 “미국 수출 비중이 높은 일본이 무역 지표 개선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구로다 하루히코 일본은행(BOJ) 총재가 수도 도쿄에서 연설 도중 금융 정책에 관한 설명을 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권익도 기자 ikdokwon@etomato.com
 
권익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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