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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금융개혁, 속도조절이 필요한 시점
정희수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연구위원
입력 : 2015-12-15 오전 10:12:31
올해 금융권의 최대 화두는 지난 3월부터 시작된 금융개혁에 있다. 금융개혁회의와 자문단을 구성해 현재까지 총 16회에 걸쳐 60여개 실천 과제를 심도 있게 논의해 왔다. 또한 금융개혁 현장점검반을 신설해 직접 금융회사에 방문해 현장의 목소리를 듣는 방식으로 현장감을 살렸다.
 
◇정희수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연구위원
과거 어느 때도 없었던 정부의 행보이기 때문에 금융개혁에 대한 정부의 강한 의지를 엿볼 수 있으며, 금융권에서도 환영하는 입장이다. 이러한 노력이 정치권으로 이어져 당정 금융개혁 10대 과제를 선정하는 등 정부의 금융개혁을 지원하기 위해 각종 법안 통과에 심혈을 기울여 왔다.
 
그동안 금융개혁 성과를 보면 보수적 금융관행을 혁신할 수 있도록 금융회사에 대한 검사 및 제재 개혁을 추진하고 시장질서 및 금융소비자 보호, 행정지도 축소 등 규제개혁을 주도하면서 감독당국부터 변했다.
 
기술금융 관련 기반을 확대하고 자본시장 성장기반을 확보할 수 있는 규제 완화정책을 추진했다. 그리고 핀테크 육성을 통해 새로운 금융모델을 확립하는 것이 금융개혁의 핵심과제로 인식되면서 인터넷전문은행, P2P대출, 각종 온라인 플랫폼 등을 활성화하는데 주력했다.
 
금융개혁의 목적은 경쟁 촉진을 통해 금융소비자의 편익을 제고하고 금융 산업의 효율성을 높이는데 있다. 현 단계에서 가시적인 성과를 논하기에는 다소 이른 감이 있으나, 금융개혁을 위해 무엇을 할 것인가에 대한 방향성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공감대가 형성됐다고 볼 수 있다.
 
이러한 금융개혁이 지속 가능한 성공으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관점에서 재조명해 볼 필요가 있다. 첫째, 금융위에서 너무 많은 정책을 한꺼번에 쏟아내는 경향이 있다. 선진국에서는 새로운 제도를 도입할 때 순차적으로 시행하는 경향이 있으나 현재 우리의 금융개혁은 동시다발적으로 추진되고 있다. 제도 시행 일정을 맞추기 위해 금융회사들이 숨 돌릴 틈도 없이 움직이고 있어 피로감이 커지고 있다.
 
금융개혁은 큰 것부터 작은 것으로 진행돼야 하며, 금융개혁의 속도조절과 보다 긴 호흡이 필요하다. 당장 가시적 성과가 없어 보이지만 점진적으로 추진하는 금융개혁의 효과는 서서히 체화돼 장기적인 금융발전의 초석이 될 수 있다. 인터넷전문은행, 핀테크, 온라인 채널 확대 등이 금융개혁의 전부가 될 수 없다. 정책 수행에 있어 단기 성과주의에서 벗어나 보다 깊은 고민과 신중한 판단이 필요하다.
 
둘째, 업권별로 균형 잡힌 정책 추진이 필요하다. 금융개혁의 대상이 은행에 국한돼 있는 것이 아닌데 증권이나 보험산업에 비해 은행이 얻는 것이 많지 않은 듯하다. 지난 10월 발표된 자본시장 육성을 위한 금융투자업 경쟁력 강화방안이나 보험산업 경쟁력 강화 로드맵이 대표적이다. 물론 예전부터 논의되거나 계획된 내용이 많이 포함돼 미흡한 측면은 있으나 업계의 의견이 적절하게 잘 반영됐다고 본다.
 
그러나 은행산업에 대해서는 지나치게 경쟁 지향적이면서 보수적 관행의 혁신 대상이라는 인식이 강하다는 느낌을 받는다. 그동안 은행 중심의 금융시스템 하에서 상대적으로 자본시장의 성장이 늦어진 것은 사실이나 대외 환경변화에 취약한 소규모 개방경제라는 한계를 극복하기는 쉽지 않다. 은행권의 목소리도 경청할 필요가 있다.
 
셋째, 입법기관과의 사전 조율이 아쉽다. 금융개혁이 제대로 추진되기 위해서는 법 개정이 반드시 필요한데, 10대 금융개혁법안 처리가 늦어지고 있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인터넷전문은행 관련 은행법 개정(안)과 기업구조조정촉진법의 일몰시한 연장이다. 국회에서 금융개혁 관련 법안들이 통과되지 못하면 그 동안 야심차게 추진해 온 금융개혁이 빛을 바랠 수 있다.
 
실제로 금융개혁은 이미 상당부분 앞서가 있지만, 법적 제도가 뒷받침되지 못하는 상황이 연출되고 있다. 정부에서도 법 개정(안) 통과를 위해 많은 노력을 했겠지만, 결과적으로 금융개혁의 완성도가 5% 부족한 채 마무리될 가능성이 높다. 12월 정부의 마지막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다.
 
올해 초 금융위는 금융당국의 역할을 코치에서 심판으로 전향할 것을 선포했다. 향후에도 이러한 정신을 살려 시장 지향적 역할에 충실해 금융소비자, 금융회사, 금융당국 등 이해당사자들이 모두 만족하는 금융개혁을 이끌기를 바란다.
 
이종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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