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경기 둔화의 영향이 일본 주요 기업들의 실적에까지 타격을 입히고 있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9일(현지시간) 일본 증권사인 SMBC 닛코 증권의 자료를 인용해 철강사, 자동차 제조사, 전자기기 부품업체 등 일본 주요 기업들의 지난 3분기(7~9월, 회계연도 2분기) 순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3.2% 감소했다고 보도했다. SMBC 닛코 증권은 도쿄증권거래소 제 1섹션에 상장된 전체 기업의 70%를 조사 대상으로 선정했다.
일본 주요 기업의 순이익 감소는 지난해 2분기 이후 1년 만이다. 지난해 4~6월에는 일본의 경기침체가 시작됨과 동시에 소비세 증가로 기업들의 순이익이 7%나 감소했었다.
중국의 경기 둔화 등 외적인 요인의 영향이 컸다. 특히 일본 철강사가 가장 큰 타격을 입었다. 중국 철강사들은 자국의 경기둔화가 이어지자 해외 시장에 공급을 확대했다. 이에 세계 철강 가격이 떨어지자 경쟁자인 일본 철강사들이 고스란히 피해를 입게 됐다.
고베 스틸은 올 상반기 수익이 반토막이 났으며 니폿스틸 앤 스미모토메탈과 JFE홀딩스도 올 한 해 전체 수익이 각각 31%, 50% 줄어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중장비 업체 코마츠는 상반기 대중국 수출이 50% 감소해 순이익이 17% 줄었다고 밝혔다. 이나가키 야스히로 코마츠의 사업협력부 부서 총책임자는 "최근 몇 분기 동안 중국의 수요가 향상될 조짐을 보이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전자 부품제조 업체들 간에는 결과가 엇갈렸다. 무라타 매뉴팩처링의 경우 중국으로의 스마트폰 모듈 수출 증가로 지난 3분기 순이익이 68% 급증했다. 반대로 스마트폰 부품 제조사인 교세라의 경우 중국 시장에서의 판매 부진으로 올해 순이익 전망치를 1200억엔(1조1273억원)에서 850억엔(7985억원)으로 하향 조정했다.
자동차 시장에도 우려가 고조되고 있다. 세계 최대 자동차 제조업체 도요타의 3분기 순이익은 6117억엔(5조7467억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대비 14% 늘었고 3분기 순이익으로는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그러나 도요타는 아시아를 비롯한 신흥 국가의 경기 둔화 우려 등으로 판매량 예측치 및 매출액 전망치를 하향 조정하고 있다.
기무라 츠카사 일본 중소형주 운용사인 스미토모미쓰이의 전략가는 “전 세계의 통화 안정 상태가 유지되면서 (중국 경제에 대한) 우려가 다소 완화됐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그렇다고 중국 경제에 대한 확신이 다시 섰다는 의미는 아니다"라며, "일본 기업들은 경기 둔화에 대한 잠재적 영향을 주의 깊게 살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5일 일본 도쿄에서 열린 44회 도쿄모터쇼에서 도요타 사의 프리우스 모델이 전시돼 있다. 사진/로이터
권익도 기자 ikdokwo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