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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물산 합병효과 의문…주가·실적 모두 실망스러운 수준
합병 후 3개월째 주가 제자리 걸음…"국민연금 제역할 못했다" 비판도 여전
입력 : 2015-11-02 오후 6:19:13
삼성물산이 제일모직과 합병한 지 3개월이 넘었지만 삼성 측이 합병 명분으로 내세웠던 양사 시너지 효과와 주가 상승은 아직 나타나지 않고 있다. 오히려 당초 기대와는 달리 통합 후 별다른 성장 모멘텀을 찾지 못한 채 주가가 하락세를 보이면서 주주들에게 손해만 끼쳤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이날 삼성물산의 주가는 전거래일보다 500원(0.32%) 오른 15만5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장 초반 강세를 보였지만 이내 상승폭을 내주며 보합세로 마감했다.
미국계 헤지펀드 엘리엇의 반대와 소송전으로 이목을 집중시켰던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의 합병은 천신만고 끝에 원안대로 이사회를 통과했지만, 이후 보여진 삼성물산은 기대이하라는 평가가 많다.
 
무엇보다도 주가 흐름과 실적이 기대치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합병 후 기대감에 17만8000원까지 치솟았던 삼성물산 주가는 이내 급락한 뒤 15만원 중반대에서 제자리 걸음을 하고 있다. 최근 나온 실적도 실망스러운 수준이다.
 
삼성물산은 3분기에 매출 3조5393억원, 영업이익 681억원, 당기순이익 2조8053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제일모직의 7~9월 실적과 옛 삼성물산의 9월 실적만 반영된 것이다. 두 회사의 7~9월 실적을 모두 합친 3분기 실적은 매출 7조8429억원, 영업손실 2425억원, 당기순이익 2조7949억원이다. 현대증권은 최근 삼성물산 목표주가를 30만원에서 21만원으로 30% 하향 조정하기도 했다.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의 합병 비율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은 여전히 계속되고 있다.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의 합병비율은 1대 0.35였지만 순자산가치 기준으로 환산하면 1대 2.2 정도여서 삼성물산이 저평가됐다는 지적이 많았다. 이에 따라 소액주주들을 중심으로 합병반대 운동이 벌어지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제일모직의 대주주인 이재용 삼성그룹 부회장에게 유리하게 합병비율이 계산되는 시점에 합병을 추진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김상조 경제개혁연대 소장은 “합병비율은 현행 규정에 따라 정해졌기 때문에 불법이라고 할 수는 없지만 1대 0.35라는 비율에는 비판을 제기할 만하다”며 “누가 보더라도 삼성물산의 주가가 잠재 가치에 비해 낮게 평가됐고 제일모직은 고평가 됐다고 생각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이 사안은 올해 국정감사에서도 뜨거운 쟁점으로 떠올랐다. 특히 김기식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홍완선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장과 이재용 부회장이 삼성물산 주주총회 2주 전에 회동한 사실을 지적하면서 합병에 앞서 양측이 교감이 있었다는 논란을 낳기도 했다.
 
김 의원은 “동일한 사례로 볼 수 있는 SK와 SK C&C 합병 사례에서는 국민연금 실무자가 찬성과 반대의견을 제시할 수 있도록 했고 결국 합병에 반대했다”면서 “정작 삼성물산 사례에서는 이를 하지 못하게 하면서 결국 ‘삼성 봐주기’를 했다”고 비판했다.
 
김 의원은 “합병 찬성 결정으로 삼성물산은 이득을 봤지만 국민연금은 손해를 봤는데, 국민들의 노후생활을 책임지는 국민연금 본연의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했다”며 “선관주의 위무를 위반하고 삼성과 뒷거래를 한 홍 본부장은 물러나야 한다”고 촉구했다.
 
국민연금이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의 합병찬성 결정으로 입은 손실 규모는 8000억원 정도다. 그러나 홍 본부장이 이 사안에 대해 최광 국민연금 이사장에 보고를 하지 않으면서 두 사람 간 갈등이 시작되기도 했다. 최 이사장이 홍 본부장에 대해 연임 불가 방침을 통보했고, 보건복지부가 이에 개입하면서 결국 두 사람 모두 동반 퇴진하는 걸로 마무리됐다.
 
권오인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경제정책팀장은 “삼성물산 합병은 이재용 부회장의 그룹 지배력을 강화하기 위해 진행됐다”며 “국민연금이 근거와 정당성 없이 삼성물산을 일방적으로 편들면서 주주와 국민연금이 피해를 입었다”고 지적했다. 
 
김재홍 기자 maroniever@etomato.com
 
 
김재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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