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과 홍콩 증시 급락 속에 한동안 중단됐던 홍콩H지수 기반의 주가연계증권(ELS) 발행이최근 다시 재개되고 있다. 금융당국은 업계의 자율규제 방안이 확정되지 않은 상태에서 증권사별로 독자적인 행동을 하는 것은 시장에 혼란을 줄 수 있으므로 규제에 나서겠다는 입장이다.
2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9월부터 사실상 발행이 중단됐던 H지수 기반 ELS 상품이 최근 일부 증권사를 중심으로 출시되고 있다. 증시가 등락을 거듭하는 박스권 장세에서 효자상품으로 자리잡은 H지수형 ELS 발행이 중단되면서 막대한 수익을 포기해야 하는 상황을 지켜볼 수만은 없다는 판단 때문이다. 다른 증권사들도 눈치를 보면서 상황에 따라 ELS 발행을 재개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달 발행된 H지수 기반 ELS 상품종목은 91개로 집계됐다. 올해 7월 1383개, 8월 1116개, 9월 501개에 비해 급감했다. H지수 ELS 발행금액도 7월 5조2176억원에서 8월 4조2640억원, 9월 1조5912억원에서 이달에는 1750억원으로 크게 줄었다. 이에 따라 전체 ELS 발행규모 역시 7월 7조4073억원에서 이달에는 1조7165억원으로 급감했다.
이같은 감소세는 H지수가 전체 ELS에 차지하는 비중이 다른 지수에 비해 높은데다가, H지수가 7월24일 11679.02에서 9월7일 9103.22로 급락하면서 손실가능성으로 투자심리가 위축됐기 때문이다. 또한 금융당국이 H지수 쏠림현상에 대한 위험 시그널을 보인 것도 영향을 줬다.
이형주 금융위 자본시장과장은 “최근 ELS 발행규모가 감소했지만, 조기상환 물량이 많지 않아 정작 중요한 발행잔액 규모는 크게 변하지 않았다”며 “만약 H지수 하락으로 녹인(Knock-in)구간에 진입해 손실 우려가 생기면 큰 문제로 발전할 가능성도 있어 적절한 수준의 규제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 과장은 “현재 금융투자협회와 증권사들이 논의하고 있는 자율규제 방안이 확정되지 않은 상황에서 일부 증권사에서 H지수 ELS 발행을 재개했다”며 “시장의 혼란을 방치할 수 없어 당국과 업계가 방안을 논의해 빠른 시일 내에 규제 방안을 확정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이에 대해 한 증권사 관계자는 “당국과 업계의 시각도 다르지만, 증권사 간에도 자산 규모나 ELS 발행전략에 따라 입장이 각자 다르기 때문에 방안을 도출하기가 쉽지 않을 수도 있다”고 밝혔다.
김재홍 기자 maroniever@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