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8일 경남 통영 죽도에 위치한 재기중소기업개발원에서는 재도전 중소기업경영자 힐링캠프 15기 수료식이 열렸다. 4주간 명사특강과 텐트명상 등의 합숙교육을 받은 14명은 재창업 전선에 나서게 된다. 힐링캠프는 실패한 기업인의 재기를 돕기 위해 전원태 엠에스코프 회장이 사재를 털어 마련한 공간에서 지난 2011년 11월부터 실시되고 있다.
박승자 케이피전자 대표.사진/케이피전자
개발원 3기생인 박승자 케이피전자 대표(
사진)은 현재까지 300여명이 배출된 개발원 수료생들의 모임 '허밀청원'을 이끌고 있다. 그는 "외부와 차단된 외딴 섬에서 강의를 듣고, 저녁에 자기시간을 갖는 과정과 '비워야 비로소 채울 수 있다'는 개발원의 정신이 교육생들이 새로운 도전에 나서는데 도움이 됐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 대표도 사업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많은 아픔을 겪은 바 있다. 지난 1990년 10월 30살의 나이에 자동차 부품회사를 설립했던 그는 1997년 국제통화기금(IMF) 경제위기 당시 주거래업체들이 해외로 이주하며 첫 번째 어려움을 겪었다. 가까스로 위기를 넘겼지만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의 파고는 이겨내지 못했다. 공장 이전을 위해 계약했던 곳에 문제가 생기는 일까지 겹치며 결국 2010년 회사가 부도나고 말았다.
그는 "기업을 지키지 못했다는 생각에 정신없이 울며 돌아다니다가 교통사고도 당했다"며 "가족들까지 힘들어지는 통에 몸과 마음 모두 너무 어려움이 컸다"고 회상했다.
우여곡절 끝에 2011년 6월 전자제품에 들어가는 케이블 생산업체를 창업한 그는 예전에 알고 있던 거래처를 찾아가 사정하고 선입금을 받아오는 노력을 통해 회사 기틀을 잡기 시작했다. 그러던 중 재기중소기업개발원을 알게 되고는 회사 경영을 남편에게 맡긴 후 여성 최초로 입소해 4주간 남자들과 똑같이 각종 교육을 이수했다.
재기중소기업개발원 15기 수료식에서 박승자 허밀청원 회장, 한상하 재기중소기업개발원장, 전원태 엠에스코프 회장(사진 앞줄 오른쪽부터) 등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재기중소기업개발원
수료 후에는 중소기업청의 재도전 성공패키지 지원대상 등에 선정되어 폐쇄회로(CC)TV 등의 회전에 필요한 초소형 '슬립링'을 개발하기도 했다. 회사 내 직원도 13명까지 늘었다.
바쁜 와중에도 중소기업진흥공단 내 재도전종합지원센터를 찾아 재기를 꿈꾸는 회사대표 대상 멘토링 봉사도 병행하고 있는 그는 "사람들이 내 이름을 들으면 떠올릴 수 있을만한 좋은 제품을 생산하고자 하는 꿈을 이루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를 위해 개발자금이 추가로 필요한 것도 사실이다. 그는 "슬립링 제품의 경우 정부 과제를 이용해 시제품까지 만들었지만 자금이 부족해 이후 과정을 진행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한번 지원대상에 선정된 아이템의 성과가 좋을 경우 추가지원을 통해 본격 사업화까지 이어질 수 있도록 하는 방안도 고민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는 개발원 출신 대표들이 이용할 수 있는 공동공간을 얻기 위해 기금도 모금하고 있다. 그는 "재창업에 나섰지만 아직 사무공간을 얻지 못할만큼 상황이 어려운 대표들도 있다"며 "목표금액이 모아지면 공동공간을 얻어 필요한 사람들에게 내줄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최한영 기자 visionchy@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