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브랜드 수수료’ 규모가 매년 증가 추세인 것으로 나타났다. 브랜드의 소유권이 누구에게 있는지조차 불분명한 상태에서 이 돈이 계열사들의 내부 부당지원으로 이어질 우려가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김기식 의원(새정치민주연합)이 16일 SK와 LG를 포함한 5개 대기업의 ‘브랜드 수수료’를 조사한 결과 최근 5년간(2010~2014년) 브랜드 수수료는 3조 36억원 규모로 조사됐다. 특히 5개 대기업의 브랜드 수수료는 2010년 4700억원에서 지난해에 6710억원 규모로 급증했다. 이는 5년간 40%가량 늘어난 수치다.
현재 브랜드 수수료는 통상 브랜드 소유권을 가진 회사와 브랜드 사용회사 간의 계약이나 외부감정평가 등을 통해 징수하고 있다. 하지만 김 의원에 따르면 우리나라 대기업들의 경우 브랜드 소유권이 누구에게 있는지 실태조차 명확히 조사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매출액을 기준으로 브랜드 수수료를 징수하기 때문에 기업이 적자를 보더라도 수수료를 부담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게 됐다. 이는 고스란히 회사 수익성 악화로 이어져 소액주주들과 투자자들의 불이익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 김 의원의 지적이다. 뿐만 아니라 회사마다 브랜드 수수료를 징수하는 기준도 각각 다른 것으로 확인됐다.
이로 인해 브랜드 수수료가 계열사들의 지주사 내부 부당지원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김 의원은 브랜드의 소유권이 누구에게 있는지 불분명한 상태에서 재벌 총수일가가 지주회사를 통해 자회사들로부터 과도한 수수료를 징수하여 실질적으로 부당지원을 받을 수 있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주)한화의 경우 김승연 회장 일가가 지분의 31.8%를 소유하고 있는데 올해 7월부터 내년말까지 한화건설과 한화 생명보험 등 4개 회사로부터 약 784억원을 브랜드 수수료로 수취하기로 했다. 지주회사가 아닌 계열 회사로부터 브랜드 수수료를 징수하고 있는 것이다. 롯데관광개발(주)의 경우에는 롯데 브랜드를 사용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롯데그룹 관계사 그 어디에도 브랜드 수수료를 납부하고 있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김기식 의원은 공정거래위원회가 즉시 나서 줄 것을 요구했다. 김 의원은 “브랜드 수수료가 갈수록 증가하고 있다”며 “최소한 공정거래위원회는 현재 브랜드 수수료 수취현황, 금액 결정기준 및 상표권 소유관계 등을 파악하고 ‘부당지원 가능성’ 여부를 판단하여 ‘브랜드 수수료’ 명분으로 재벌 총수일가의 사익 추구 수단이 되지 못하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주용 기자 rukaoa@etomato.com
지난 14일 국회 정무위원회의 금융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야당 간사인 새정치민주연합 김기식 의원이 질의하고 있다. 사진/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