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직 특허청장들이 특허청 산하기관에 고문으로 위촉된 후 수천만원의 고문료와 사무실을 제공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국회 산업통산자원위원회 소속 전순옥 의원(새정치민주연합)이 15일 특허청과 한국발명진흥회, 한국지식재산전략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김영민 전 특허청장은 올해 6월 한국발명진흥회 고문에 위촉되어 월 250만원의 정액 고문료를 지급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김호원 전 특허청장도 지난해 11월 한국지식재산전략원 고문으로 위촉되어 고문료로 모두 1860만원을 수령한 것으로 확인됐다.
전 의원에 따르면 김호원 전 청장은 역삼동 소재 한국지식재산전략원 내 독립적인 집무실을 제공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김영민 전 청장도 관계자를 통해 발명진흥회 소유 한국지식재산센터 17층의 회의실을 사용하여 주 3회정도 집무를 보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발명진흥회 관계자는 회의실이 독립적 공간이라는 점은 부인했다.
현재 특허청 6대 산하기관 중 가장 규모가 큰 발명진흥회는 특허청으로부터 전체 예산의 72%인 565억을 받아서 사용하는 공공기관이다. 발명진흥회가 소유한 지식재산센터 건물은 역삼동 소재 연면적 14700평 크기의 20층짜리 빌딩이다. 이 건물 내에는 특허청 6대 산하기관들이 입주해있고 전직 특허청장이 사용하는 공간도 있다.
지식재산전략원 역시 특허청 산하기관이다. 전략원의 경우 본원은 지식재산센터에 두고 있고 같은 역삼동 내 분원도 있다. 이곳에도 전직 특허청장의 집무실이 하나 더 있다.
발명진흥회 등이 공직자윤리법 상 취업제한 대상기관은 아니기 때문에 법을 직접 위반한 것은 아니다. 하지만 현행법에 따르면 (취업제한 기관에) “조언과 자문 등의 지원을 하고 주기적으로 기간을 정하여 대가로서 임금봉급 등을 받는 경우에는 이를 취업한 것으로 본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에 대해 전 의원은 “정액 급여를 받고 사무실까지 제공받는 것은 사실상의 재취업이다. 다만, 법을 살짝 비껴간 편법적 재취업”이라며 “전직 특허청장으로서 전관예우를 받고 전직 특허청장 지위를 이용하여 일감몰아주기 등을 할 개연성이 매우 높다”고 지적했다.
한편 지난해 특허청 국감에서도 전 의원은 특허청의 관피아 실태를 지적한 바 있다. 그는 “특허청의 6대 기관장이 전원 특허청 국장 출신으로 채워져 왔고, 특허청 간부들의 낙하산 재취업을 위해 무리하게 산하기관을 6개로 확대시켜놓은 만큼 실질적 통합이 필요하다”며 “6대 산하기관장 연봉만 12억 지출되는 것이야말로 진짜 방만경영”이라고 비판했다.
박주용 기자 rukaoa@etomato.com
김영민 전 특허청장 등이 지난해 열린 국회 산업통상자원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의원들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사진/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