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게 크게 작게 작게
페이스북 트윗터
일부 공기업, 내부고발자 보호는커녕 징계처분… ‘괘씸죄’?
전기안전공사 “왜 외부에 비리를 알리나”, 남동발전 ‘두 차례 견책 및 인사불이익’
입력 : 2015-09-09 오후 2:29:23
한국전기안전공사(이하 안전공사) 등 일부 공기업이 조직 내부의 비리를 신고한 내부고발자들에 대해 ‘공익신고자보호법’에 의한 지원이나 보호는커녕 도리어 징계 등 불이익을 줘, 결과적으로 내부비리를 옹호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됐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위원회 소속 새정치민주연합 전순옥 의원은 9일 보도자료를 통해 “안전공사로부터 제출받은 ‘3년간 징계현황과 징계회의록’을 조사한 결과 직장 상사의 비리를 국회에 제보한 직원 A씨에게 ‘개인정보(상사의 징계 사실)를 외부기관(국회)에 알렸다’는 등의 이유로 징계 처분이 내려졌다”고 밝혔다.
 
전 의원실 측에 따르면 A씨는 지난해 11월 친형에게 부탁해 국회 산자위 소속 여야 의원실 2곳에 ‘공사 모 지사장의 부적절한 행태’라는 제목의 A4 용지 2장 분량의 서한을 우편 발송했다. A씨는 문서에 해당 지사장의 ▲업무추진비 개인착복 ▲근무시간 무단외출 등의 비리사실을 적시했고, 며칠 후 두 곳 의원실로부터 해명요구를 받은 안전공사는 감사에 착수, 지사장의 비리 일부를 확인하고 감봉 3개월의 징계를 내렸다.
 
그런데 안전공사는 내부고발자 A씨에게도 견책처분을 내려 함께 징계했다. 지사장의 비리내용을 국회에 알린 것이 ‘개인신상정보 외부 유출’이라는 이유다. 지난 1월 안전공사의 해당 사건 감사처분심의회 회의록에 따르면, 감사위원들은 A씨가 내부기관이 아닌 외부(국회)에 제보를 해 기관이미지에 타격을 줬다는 점을 지적했다. 그러면서 A씨가 지사장의 업무추진비 현금화를 본인이 했다고 실토한 것에 ‘회계질서문란’죄를 적용했다.
 
더욱 심각한 것은 내부 시스템을 통해 비리를 고발했지만 도리어 불이익을 받은 사례다. 한국남동발전 소속 직원 B씨는 회사의 부정부패방지 익명제보 시스템인 ‘레드휘슬’을 통해 동료의 회계부정과 금품수수 등을 신고했지만, 포상은커녕 2번에 걸친 징계와 근무조건 상 불이익조치(원거리 전보 발령) 처분만 받았다.
 
23년 재직 중 이번 일이 있기전 업무상 징계를 단 한 차례도 받은 적이 없는 B씨는 지난 해 2월 일부 상사와 동료의 허위물품 대금지급, 사업비 과다지급 등을 고발했다. 감사실은 관련 내용을 확인해 연루된 직원들에게 감봉 3개월의 징계처분을 내렸다. 그러나 ‘계약 관련 직무수행 과정에서 서류를 위·변조하거나 은폐한 경우에는 반드시 고발하여야 한다’는 내부지침을 무시하고 수사기관에 고발하지 않았다.
 
오히려 감사실은 B씨를 불분명한 이유로 견책 징계하고 근무지에서 500km 떨어진 사업소로 강제 이동시켰다. 올해에도 ‘공사 대금을 업체에 지급하지 않아 민원이 제기됐다’는 이유로 견책 징계를 내렸지만, 이는 고발당한 상사가 결재를 해주지 않아 발생한 일이었다.
 
특히 두 번째 징계는 지난 5년간 남동발전 종합감사 과정에서 나온 유일한 징계다. 남동발전은 소속 발전소 6곳에 대한 종합감사를 연간 1~2회 실시하지만 징계로 이어진 경우는 거의 없었고, 이번에도 의원실이 사건을 조사하자 ‘견책’에서 ‘경고’로 감경했다. 의원실은 “내부고발을 하면 어떻게 되는지 보여주는 ‘본보기’로 삼은 것 아니냐”고 꼬집었다.
 
전순옥 의원은 “부패방지법의 소관기관인 국민권익위원회가 내부고발자 불이익 처우 실태조사를 실시해 재발방지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면서 “부패방지법을 위반한 기관장에 합당한 조치를 취하고 공익신고자가 불이익을 받지 않도록 제도적 보호 장치를 시급히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성휘 기자 noirciel@etomato.com
지난 7월 21일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국민권익위원회 곽형석 부패방지국장이 '부패신고 제도 시행 이후 역대 최고 보상금 지급'과 관련한 브리핑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성휘 기자


- 경제전문 멀티미디어 뉴스통신 뉴스토마토

관련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