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복 70주년을 맞아 대대적으로 행해졌던 박근혜 대통령의 8·15 광복절 특별사면이 결과적으로 건설 대기업들을 위한 통 큰 ‘특혜사면’이었던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왔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새정치민주연합 김기준 의원은 8일 보도자료를 내고 “조달청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국가계약법 위반으로 공공기관 입찰 참가자격이 제한되었다가 사면된 입찰 담합 건설업체는 44개로 나타났다.(조달청 처분)”며 “이 중 대기업이 32개사(72.7%), 중견기업이 10개사(22.7%), 중소기업이 2개사(4.6%)”라고 밝혔다.
조달청을 통한 공사 계약은 2015년 상반기 기준, 공공기관이 발주한 공사 12만7276건 중 85.1%인 10만8442건이 이루어졌기에 다른 발주 기관을 통한 입찰 담합 업체 구성도 크게 다르지 않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번에 공공입찰 제한이 해제된 건설사들이 관련된 공사는 이명박 정부 시절 4대강 턴키 공사와 인천도시철도 2호선 공사 두 건에 몰려 있다. 인천도시철도 2호선에 21개사(47.7%), 4대강 턴키 공사에 17개사(38.6%, 1차 14개사, 2차 3개사)다.
인천도시철도 공사와 관련하여 입찰제한이 해제된 건설사 중 대기업은 71.4%인 15개사였으며 중견기업은 5개사(23.8%), 중소기업은 단 1개사에 불과했다. 4대강 턴키 공사 관련해 입찰제한이 해제된 건설사 17개사 중 대기업은 13개사(76.5%)였으며, 중견기업은 4개사(23.5%)로 나타났다.
특히 현대건설, SK건설, GS건설, 삼성물산, 대림산업, 대우건설 이상 6개 대기업 건설사는 두 건 모두에 관련돼 있다.
김기준 의원은 “결과적으로 담합 기업에 대한 사면은 대형 건설업체를 구제하기 위한 조치로 대한민국을 대기업이 담합하기 좋은 나라로 만들고 있다”며 “법과 원칙을 강조했던 박근혜 대통령이 사면을 통해 스스로를 부정하고 있는 것”이라 꼬집었다.
아울러 이번 특사명단에 상습적으로 건설산업기본법(건산법)을 위반해 행정제재처분을 받은 업체들이 포함돼 상대적으로 적게 위반한 업체들과의 법적 형평성에 문제가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왔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새정치연합 정성호 의원이 국토교통부로부터 제출받은 ‘광복 70주년 건설분야 행정제재조치 해제 관련 자료’를 분석한 결과, 화인알엔씨는 건산법을 13회 위반, 에스아이종합건설은 12회, 삼부토건은 10회나 위반해 행정처분을 받았지만 특별사면 대상에 포함된 것으로 드러났다.
대기업인 롯데건설과 대림산업도 각각 8회와 7회씩 건산법을 위반했지만 역시 행정제제조치 해제 혜택을 받았다. 그간 이들 업체는 건산법 위반으로 과징금, 시정명령, 영업정지 등 행정처분을 받아왔다.
건산법 위반으로 행정처분을 받은 업체는 4일 기준 모두 679곳으로, 이들 회사에 내려진 제재는 940건이다. 이중 2회 이상 행정처분을 받은 업체는 135곳으로 전체 업체수의 19.9%에 불과했지만 이들이 받은 행정처분건수는 396건으로 전체(940건)의 42%를 차지했다. 반면 나머지 544개 업체(80%)는 1회씩 행정처분을 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정성호 의원은 “현행법을 위반해 최대 13회 행정처분을 받은 업체들과 1회 행정처분을 받은 업체들을 동일시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며 “모든 사람들과 업체들에게 공평해야 할 법과 원칙이 무너지는 것 같아 안타깝다”고 지적했다.
이성휘 기자 noirciel@etomato.com
광복 70주년 특별사면으로 행정제재가 풀린 입찰담합 건설사 대표들이 지난 8월 19일 오전 서울 강남구 논현동 건설회관에서 대한건설협회 주관으로 열린 ‘공정경쟁과 자정실천 결의대회’에서 고개 숙여 사과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