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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美국민의 '저축 트렌드', 경제에 닻 되나?
15년래 가장 빠른 속도로 저축
입력 : 2009-06-29 오전 9:36:01

[뉴스토마토 김나볏기자] 26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지난 4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한 이후 미국의 유명 백화점 삭스 피프쓰 애비뉴는 주문을 20% 줄였다. 워싱턴의 신발가게에서 일하는 키아 해리스는 구두 판매량이 3분의1로 줄었다고 밝혔다.

 

경기침체로 채무에 허덕이게 된 미 소비자들은 지갑을 닫고 15년래 가장 빠른 속도로 자산 축적에 나서고 있다.

 

소레일 시큐리티즈의 선임 경제 자문가 라일 그램리는 최근의 ‘저축 트렌드’로 인해 미국의 금융상태는 더 나아질 것으로 보이나 중국 투자에 대한 의존도가 줄어들어 2010년과 그 이후 경제 성장률이 제한될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사람들의

행동에 근본적인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며 “이는 경제에 수년간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날 정부 발표에 따르면 미 가정의 저축률은 지난 5월 6.9%까지 치솟았다. 이는 1993년 12월 이래 가장 높은 수준이다. 2008년 4월 미국 저축률은 0을 기록한 바 있다. 개인 소비는 수입보다도 증가세가 약했다. 게다가 5월 수입 증가의 대부분은 일시적인 정부의 경기부양책에 따른 것으로 밝혀졌다.


미국인들의 새로운 검약 생활 트렌드는 시카고 소재 UAL 같은 항공사들의 수익 감소로 이어지고 있다. 여가를 이용한 여행 수요가 줄면서 항공사들은 계속해서 인원을 줄이고 있다. 지난해 자선단체에 대한 기부도 1987년이래 처음으로 하락했고 올해는 이보다 더한 수준으로 급감할 것으로 보인다.
 

‘닻은 아니다’

 

누리엘 루비니 뉴욕대 교수는 저축률이 10~11%가량까지 치솟을 것으로 예견했다. 특히 24일 블룸버그통신과의 인터뷰에서 그는 저축률이 얼마나 빨리 증가할 것인가가 관건이라고 지적했다.

 

저축률은 소비의 붕괴로 인해 내년에는 더욱 빠른 증가세를 보일 것으로 보여 이미 50년래 가장 깊은 침체를 겪고 있는 경제에 큰 압박을 추가로 가할 전망이다. 다만 루비니 교수는 저축률 증가가 수년에 걸쳐 진행될 경우에는 경제가 성장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바클레이즈 캐피털의 상임 이코노미스트 딘 마키는 후자에 가능성이 더 많다고 지적한다. “저축률은 (경제에) 닻까지는 아니고 짐이 될 것”이라며 확장을 멈추기 보다는 제한할 것으로 내다봣다. 그는 경제가 2009년 2.5% 수축한 후 내년엔 2.8% 성장 할 것으로 내다봤다.

 

◇은행은 이익

 

은행들은 미국민들의 절약정신에 힘입어 이미 이익을 보고 있다. 5월 저축률은 1.7% 상승하며 1973년이래 9번째로 큰 월간 상승폭을 기록했다.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자료에 따르면 상업은행의 예금은 6월10일로 끝난 주에 7조5000억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올해들어 가장 큰 월간 증가폭 기록이다. 디시전 이코노믹스의 상임 이코노미스트 알렌 시나이는 "저렴한 저축이 늘고 있다"며 "이는 (은행) 치유과정의 일환이 되고 있다"고 지적해다.

 

미 정부 자료에 따르면 1960년에서 90년까지 미국 가정들은 세후 수입중 평균 9%를 저축했다. 미국민들은 1990년대에 다른 방식으로 부를 축적하는 방법, 즉 주가 급등, 주택가 상승 등을 발견하면서 저축 습관을 버렸다고 그램리는 지적한다. 

 

이런 과정들은 이제 거꾸로 진행되고 있다. 미 가정자산은 올해 1분기 1조3000억달러 하락했고 미 가정과 비영리기관의 분기 자산가치는 2004년 이래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2008년 마지막 분기의 경우, 이들의 자산가치는 4조9000억달러 하락한 바 있다.

 

한편 2006년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이자 컬럼비아대 교수인 에드먼드 펠프스는 미국 가정이 이번 경제 침체에서 잃어버린 자산을 다시 모으는데 15년이 걸릴 것으로 추산했다.

 

펠프스는 지난 22일 블룸버그TV와의 인터뷰에서 "미 가정의 재정상태를 포함해 건강하고 완전한 회복은 장기간에 걸쳐 일어날 것"이라며 "좋은 상태에 빨리 이를 수 있는 방법은 없다"고 언급했다. 

 

뉴스토마토 김나볏 기자 freenb@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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