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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성, 한전 고위직인사 아들 부정채용 의혹
내부 관계자 "청탁 받고 서류 탈락자 구제해 채용"
입력 : 2015-08-26 오후 2:58:09
효성이 한국전력공사 고위직 인사의 아들을 부당하게 취업시켜 업무상 편의 등을 제공받고 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일부에서는 취업청탁 의혹과 함께, 이에 대한 대가로 입찰에 따른 특혜도 오갔을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25일 효성 내부 관계자 등에 따르면, 효성은 2013년 2월 한국전력의 1급 간부인 B씨의 아들 A씨를 최종 입사시켰다. A씨는 앞서 1차 서류전형에서 떨어졌으나, 효성중공업 전력PU 전력영업팀 담당 임원과 1팀장의 강한 항의로 인사팀이 최종합격 처리했다.
 
당시 1팀장은 A씨가 서류전형에서 떨어졌다는 소식을 듣고 효성중공업 인사팀장에게 전화해 “누구 아들인데 떨어뜨리느냐”고 큰 소리로 항의했고, 같은 사무실에 있던 직원들이 들을 정도로 격분했다는 게 제보자의 주장이다. 함께 있던 직원들도 이를 증언했다. B씨의 아들이 효성에 입사 지원을 했다는 사실을 미리 알았다는 것으로, 취업청탁 의혹이 제기되는 대목이다.
 
특히 A씨는 입사 뒤 효성중공업 전력PU 전력영업 1팀에 배치됐는데, 전력영업 1팀은 한국전력을 대상으로 영업활동을 하는 효성중공업 내 핵심부서다. 효성이 이해관계자의 아들을 배치해 영업상 특혜를 꾀한 것으로 의심받을 수 있는 대목이다.
 
◇효성중공업의 초고압변압기. 사진/효성중공업 홈페이지
 
A씨는 아버지가 지역본부의 처장으로 자리를 옮기자 다시 그 지역본부 담당을 맡았다.
 
효성 내부 관계자는 "A씨는 한전 지역본부를 방문할 때마다 아버지 방을 찾았고, 아버지가 실무진을 불러 결재를 종용하기도 했다"며 “입찰계약이 성사됐다 해도, 이후 진행되는 실사와 승인 절차가 매우 까다로운데, 순식간에 결재가 이뤄져 순조로운 일처리가 가능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업무상 편의 정도가 아니라 입찰 특혜도 받았을 가능성이 크다”는 주장도 했다. “한전에 납품하는 초고압 변압기(TR)와 초고압 차단기(GIS)는 효성과 현대중공업이 시장을 분점하고 있는 상태로, 한전 측의 특혜만 있다면 현대중공업과의 짬짜미를 통해 얼마든지 낙찰률을 올릴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 A씨 입사 이후 효성중공업 전력영업 1팀은 지난해 4월 인사평가에서 팀 실적 초과달성으로 하위 고과자를 배출하지 않았다.
 
이에 대해 효성은 "입사 과정에는 문제가 없었다"며 "A씨의 지난해 고과도 좋지 않았다. A씨를 통한 특혜가 있었다면 고과가 나쁠 리 없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다만 이해관계자의 아들을 해당 지역본부에 배치한 것에 대해서는 별 다른 해명을 내놓지 못했다. 반면 제보자 측은 신입사원은 입사 2년 간은 평가에서 열외로, 고과 C를 주게 돼 있다고 반박했다.
 
B씨는 "아들의 효성 입사를 두고 주변에서 충분히 오해를 살 가능성이 있다"면서도 "효성에서 신경 썼을지는 모르지만, (제가) 인사에는 관여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또 "아들이 가끔 오면 제 방을 찾아 이야기한 건 사실"이라면서도 "가족이나 결혼 등 개인적인 이야기만 했다"고 업무상 편의 제공 등의 의혹을 부인했다.
 
그는 입찰 특혜 의혹에 대해서도 “효성이 납품하는 변압기나 차단기 가격은 단위가 억원”이라며 “이런 입찰은 본사에서 경쟁입찰로 진행해 내가 관여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김기성·김영택 기자 kisung0123@etomato.com
김기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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