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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위장도급에 유령회사 이용 정보유출까지…곳곳에서 저질러진 불법
새마을금고 개인정보 어떻게 유출됐나…봉안당사업 구조 복잡하게 짜 다양한 수법 동원
입력 : 2015-08-19 오전 7:00:00
새마을금고가 특정 텔레마케팅 업체에 일감을 줬고, 이 업체가 새마을금고 회원들의 개인정보를 무작위로 수집할 수 있었던 과정은 복잡한 공제상품 계약 과정을 통해 이뤄졌다. 지난 1년간 600만건의 개인정보가 새나갔음에도 쉽사리 드러나지 않은 이유다.
 
2012년 9월 새마을금고는 '아름다운준비공제'라는 이름의 보험상품을 출시했다. 당시 이 상품을 소개한 언론 보도를 보면 "새마을금고가 서민금융 지원을 위해 시중 가격보다 35% 저렴한 상조 서비스를 출시했다"고 쓰여 있다. 또 새마을금고 관계자의 말을 빌려 "새마을금고가 봉안당 일부를 직접 사들여 공제 고객에게 서비스를 제공하기 때문에 각종 판매 대행 수수료나 중간 유통 마진이 사라져 가격이 낮춰졌다"고 소개됐다.
 
금융권에 따르면, 당초 해당 상품은 오프라인을 통해서만 판매될 계획이었다. 그러나 1년여간 상품 판매실적이 좋지 않자 새마을금고는 텔레마케팅을 통해서도 봉안당을 분양하기로 결정한다. 이 과정에서 T사가 텔레마케팅 영업 대리점으로 등장한다.
 
◇퍼미션 수행 누가 했나?
 
새마을금고 측이 취재팀에게 해명한 봉안당 분양과정은 이렇다.
 
먼저 새마을금고가 회원들에게 봉안당 영업을 위한 퍼미션(개인정보활용 동의 획득 업무)을 진행한 후, 이에 동의한 회원들에 한해 대한의전서비스(이하 대한의전)가 봉안당을 분양하는 전화를 하도록 돼 있다. 이를 위해 회원들의 개인정보를 대한의전에 제공했으며, 대한의전은 텔레마케팅 업체인 T사와 전속 영업위탁 계약을 맺고 새마을금고에서 받은 회원 정보를 T사에 넘겼다.
 
새마을금고가 직접 퍼미션을 수행한 기간은 2013년 9월부터 이듬해 2월까지이며, 대한의전과 T사가 봉안당 분양 관련 계약을 맺은 기간은 2014년 1월2일부터 7월1일까지였다. 언뜻 보면 새마을금고의 회원 정보가 T사에 넘어간 것은 문제가 없다.
 
사진/뉴스토마토
 
그러나 이 과정을 하나씩 뜯어보면 얘기가 달라진다.
 
우선 봉안당 분양 전 새마을금고가 회원에게 전화 동의를 얻는 퍼미션 과정부터 불법이 발생한다. 새마을금고 해명대로라면 외형적인 퍼미션은 새마을금고가 직접 수행하는 과정으로 진행돼야 했다. 하지만 취재팀이 입수한 자료와 새마을금고 관계자 등의 증언을 모으면, 실제 퍼미션은 T사가 맡은 정황이 드러난다. 퍼미션을 수행하기 위해서는 회원 정보가 필수다.
 
새마을금고 공제관리부 관계자는 "T사는 봉안당을 팔아주기로 하고, 새마을금고는 봉안당 판매를 위해 데이터베이스를 모아주겠다는 상호공동 협약을 맺었다"고 밝혔다. 당시 퍼미션 업무에 투입됐던 T사 관계자는 한발 더 나아가 "최 대표가 개인정보 2500만건을 수집하라고 지시했다"고 폭로했다.
 
또 다른 전직 T사 관계자는 "명목상으로는 MG자산관리에 고용되는 형태였으나 T사의 채용광고를 통해 T사직원에게 면접을 봤으며, 텔레마케팅 교육·지시도 T사에서 받았고, 퍼미션을 위한 전화도 T사 이름으로 진행했다"고 증언했다. MG자산관리는 새마을금고 출자회사로, 일종의 위장도급을 통해 봉안당 판매사업이 진행됐다는 주장이다.
 
실제로 고용노동부 등에 따르면, 2014년 2월 T사에서 상담업무를 하던 전화상담원이 T사부터 해고를 당한 직후 고용부에 진정서를 낸 것으로 확인됐다. 이 상담원은 MG자산관리와 근로계약을 맺었으나 구체적인 업무 지시는 T사에서 받았다며 T사로부터의 해고가 부당하다고 주장했다. 이 진정은 T사가 아닌 새마을금고와의 합의를 통해 취하됐다.
 
뿐만 아니다. 새마을금고의 또 다른 관계자는 "서울과 인천·경기 지역의 회원 정보가 정리된 엑셀파일을 USB에 담아 T사에 넘겨줬다"며 "새마을금고와 T사는 봉안당이 있는 경기도 파주시 서현공원을 중심으로 반경 50㎞ 내의 회원 개인정보를 수집했다"고 털어놨다.
 
파주시를 중심으로 반경 50㎞는 서울과 인천을 포함한 수도권 대부분 지역에 해당하며, 이 일대의 새마을금고 회원 수는 2014년 기준으로 658만여명이나 된다. 2013년 9월부터 이듬해 2월까지 구매력이 있는 30~50대를 중심으로 600만명 이상의 개인정보가 이런 식으로 빠져나갔다.
 
◇새마을금고로부터 건네받은 회원 정보를 가지고 T사는 경기도 파주시 서현공원 내 봉안당 분양을 위한 퍼미션 업무를 직접 수행했다. 이는 새마을금고가 직접 퍼미션을 수행했고, T사는 콜센터 운영·관리업무만 맡았다는 새마을금고 측 주장과 배치된다. 사진/뉴스토마토
 
◇제3자 정보 제공 없었다는데…
 
 
새마을금고와 대한의전이 봉안당 판매 텔레마케팅 계약을 맺고, 대한의전이 이를 T사에 위탁, T사가 텔레마케팅 영업을 하는 과정도 의혹투성이다.
 
먼저 취재팀이 새마을금고와 대한의전이 2014년 1월2일 맺은 계약서를 확인한 결과, 양자는 회원 정보 유출을 우려해 "정보를 제3자에게 제공하지 않는다"고 약속했다. 계약서에 따르면 대한의전은 T사에 새마을금고 회원들의 정보를 제공해서는 안 됐다. 그러나 대한의전은 2014년 1월2일부터 그해 6월17일까지 1000여명의 새마을금고 회원 정보가 담긴 컴퓨터 파일을 100여차례 이상 T사에 넘겼다. 이렇게 흘러간 정보는 단순 수치로만 10만건이 넘는다.
 
문제는 여기에 그치질 않는다. 지난해 1월 카드사의 잇단 개인정보 유출로 금융당국이 금융기관의 개인정보 관리에 비상을 걸었음에도 새마을금고의 회원 정보가 그대로 유출됐고, 심지어 새마을금고와 T사의 봉안당 분양 계약기간이 종료된 후에도 정보가 지속적으로 새어나갔다는 점이다.
 
새마을금고 측 해명에 따르면 봉안당 판매를 위해 새마을금고와 대한의전, T사 3자가 맺은 계약 기간은 2014년 1월2일부터 7월1일까지다. 새마을금고는 이 계약기간을 다 채우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카드사 정보 유출 파문으로 계약을 5월17일자로 조기 종료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취재 결과 개인정보는 6월17일까지 제공된 것으로 밝혀졌다.
 
더욱이 당시는 카드사 개인정보 대량 유출로 당시 금융회사의 개인정보 제공·활용이 일시적으로 중지되고, 개인정보 관리에 대한 금융회사 최고경영자의 책임의무가 강화된 시점이었다. 그러나 새마을금고는 정부의 방침을 비웃듯 영업 계약기간이 끝나서까지 버젓이 개인정보를 넘겨줬다. 당국으로부터의 관리 사각지대에 있는 점을 악용했다는 지적이다.
 
이상한 점은 또 있다. 취재 결과, T사에 제공된 10만여명의 정보는 새마을금고와 '공제상품의 부가서비스 이용' 계약을 맺고 T사와는 전속위탁 영업계약을 맺은 대한의전이 아닌 '상조마스터'라는 업체의 이메일 계정으로 제공했다는 점이다.
 
아울러 이 당시 새마을금고의 홈페이지는 ‘개인정보처리(취급)방침 위탁현황 및 제3자 제공현황‘에서 ’공제상품의 부가서비스 이용‘을 위한 정보 제공을 ’대한의전이행보증‘이라는 곳에 한다고 명시했다. 회원들에게 자신의 정보가 대한의전서비스에서 이용된다고 제대로 고지하지 않은 것이다.
 
상조마스터는 어떻게 새마을금고 회원 정보를 얻어내 계약에도 없는 T사에 제공했으며, 새마을금고는 왜 대한의전은 고지하지 않고 대한의전이행보증만 고지했을까.
 
복수의 새마을금고 관계자에 따르면 대한의전과 상조마스터, 대한의전이행보증은 사실상 같은 회사다. 관계자들은 "대한의전이행보증은 새마을금고의 외부 상조업무를 하는 곳이고, 상조마스터와 대한의전은 새마을금고의 페이퍼컴퍼니"라고 말했다. 실제, 취재팀이 세 곳의 법인 등기등본을 확인해보니 대표이사 이름(최모씨, 66년생)이 같았다.
 
이를 관련 부처인 행정자치부와 금융감독원에 문의한 결과, 대한의전과 상조마스터가 사실상의 동일 법인이라고 해도 공제서비스 계약을 맺지 않은 상조마스터에 새마을금고의 회원 정보가 흘러가고, 이 사실을 회원들에게 알리지도 않고 T사에 정보를 준 것은 명백한 위법이다.
 
행정자치부와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금융기관이 개인정보 제공·활용에 관한 사실을 금융소비자에 제대로 고지하지 않았다면 이는 신용정보법 위반"이라며 "신용정보법을 어긴 상태에서 개인정보까지 임의로 제공했다면 개인정보법 위반에 해당한다"고 말했다.
 
특히 봉안당 텔레마케팅 판매는 새마을금고의 관리감독 부처인 행자부에도 보고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행자부 새마을금고 지원단은 "아름다운준비공제 상품에 대해서는 보고 받았으나, 이중 봉안당을 텔레마케팅으로 판매했다는 것은 몰랐다"고 밝혔다.
 
김관영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금융감독원도 새마을금고에 대해서는 관리 기관이 행자부라는 이유로 감독에 소홀하다"며 "새마을금고 잔고가 증가 추세고 사업도 다각화되고 있어 금융소비자의 권익을 보호할 관리방안 모색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경기도 파주시 서현공원을 중심으로 한 반경 50㎞내 지역. 사진/뉴스토마토
 
최병호·김동훈 기자 choibh@etomato.com
최병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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