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바지 여름 휴가를 떠나려는 사람들에게, 다양한 테마로 구색을 갖춘 농어촌테마을을 추천한다. 지역의 특색에 맞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즐기며 여유로운 휴가를 보낼 수 있어 가족 단위 휴가객들에게 인기가 높다. 강과 바다, 산숲에서 살아온 촌사람들의 살림과 풍습을 체험하고, 살가운 시골사람들의 인심도 맛볼 수 있다. 강도, 바다도, 숲도 모두 사람 사는 터로 자연스럽고, 시골집을 찾은 듯이 편안하고 여유로우니 추억이 고스란히 남는다. 때로는 다소 촌스럽고 어설픈 것들이 마음을 다독여 주기도 한다. 우리네 속모습과 다르지 않은 삶의 풍경 속에서 휴식도 취하고 사는 모습을 반추하기에 참 좋다. 경기가 어려워 관광이 직격탄을 맞았다고도 하니, 농어촌의 살림에도 큰 도움이 될 터다.
농어촌에서 잊지못할 추억만들기
농어촌체험여행은 아직 휴가를 다녀오지 못한 늦깎이 휴가객들이라면, 안성맞춤인 여행지다. 농어촌체험여행은 각 지자체 및 관련 기관에서 농어촌경제활성화를 위해 정보화 마을, 농촌체험마을, 어촌체험마을 등의 이름으로 운영되고 있다. 농어촌체험여행은 자연과 교감할 기회일 뿐만 아니라 농어촌의 전통과 생활 속에 배어있는 체험을 통해 잊지 못할 추억도 남길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
아름다운 강마을, 영동비단강 숲마을
충북 영동의 비단강 숲마을은 금강 상류에 위치한 아름다운 강마을이다. 주민들은 새벽빛에 찰랑이는 마을 앞강을 비단강이라 부르는데, 햇살을 받은 물빛이 마치 비단을 풀어놓은 듯 아름답기 때문이다.
◇영동비단강숲마을(사진=이강)
이곳에는 체험객을 위한 공간 겸 숙박시설이 잘 마련되어 있다. 마을 초입으로 들어서면 마을 어른들이 버선발로 체험객들을 맞이한다. 마을 어른들은 어린 시절 강가에서 물놀이를 하며 자라던 시절의 이야기와 강에서 뗏목을 타는 법, 다슬기가 많이 숨어있는 바위와 쏘가리가 노니는 수풀 이야기 등을 아이들에게만 살짝 귀뜸한다. 체험객들은 1급수의 수질을 자랑하는 마을 앞 강가에서 물고기와 다슬기를 직접 체취하고, 물놀이도 즐길 수 있다. 마을에서는 뗏목체험, 자전거타기, 다슬기잡기 등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그 중 수심이 얕고 유속이 느린 장점을 살려 강에서 뗏목을 타보는 뗏목체험이 최고의 인기다. 또 포도 등 여름과일을 직접 수확해 잼을 만드는 체험도 가능하다. 마을 내에 목조 펜션과 한옥 체험관, 옛 주막거리 모습을 재현한 초가집 등이 있다. 체험객들은 홈페이지를 통해 원하는 프로그램을 사전 신청해야 한다.
영동군은 비단강숲마을, 금강모치마을, 시항골마을, 황금을 따는 마을, 주곡마을, 원촌마을, 금도끼은도끼마을, 옥륵촌마을 등 모두 8곳의 농촌체험휴양마을을 운영하고 있다. 각 마을은 숙박은 물론 과일의 고장답게 포도, 복숭아, 블루베리 따기 등 과일수확체험을 할 수 있으며, 마을마다 고유의 농촌체험프로그램을 운영하기도 한다.
-주소 : 충북 영동군 양산면 수두1길 20-27
-문의 : 영동군청 농정기획팀 043-740-3453 비단강숲마을 bidangang.invil.org
서해 바다에서 갯벌체험을, 태안 조개부리마을
충남 태안의 최남단에 자리한 조개부리마을은 전형적인 어촌마을이다. 수도권과 충청권 등 도시 근교인들을 위한 갯벌체험, 바다체험이 인기가 있는 마을이다. 마을에는 서해 바닷가 갯마을의 삶과 풍습이 고스란히 남아있고, 앞바다의 작은 무인섬들이 아스라이 그려내는 풍경은 한 폭의 풍경처럼 아름답다.
마을 사람들이 조개잡이를 하는 앞바다에는 서해의 갯벌생태가 그대로 살아있는데, 마을 아낙들이 바지락을 캐는 모습과 캐어낸 바지락을 실어 나르는 소달구지의 풍경이 이색적이다. 체험객들은 바지락 어장과 별도로 구분된 체험어장에서 갯벌체험을 할 수 있다.
(사진=이강)
썰물 때 드러나는 갯벌에서 바지락, 돌게, 고동, 소라 등 다양한 갯벌 생물을 직접 관찰하고 체험학습을 할 수 있다. 또 마을 한가운데 위치한 폐염전에는 신비의 약초라 불리는 함초가 자생하고 있는데 직접 채취해 인절미, 천연비누 등을 만들어 보는 체험을 즐길 수 있다.
단, 갯벌체험 위해서는 출발 전에 물때를 반드시 확인해야 하고 갈아입을 여분의 옷을 준비해야 한다. 갯벌 체험에 필요한 장화, 호미, 바구니 등은 마을에 준비가 돼 있다. 또 사전 신청할 경우 낚시배를 타고 바다에 나가 바다낚시도 할 수 있다. 해질 무렵이면 서해 앞바다의 작은 무인섬들로 떨어지는 일몰이 운치를 더한다. 마을에서 5분 거리에 위치한 패총박물관은 태안지역의 농어촌생활사를 전시하고 있어 자녀들의 학습체험이 가능하다. 마을에는 주민들이 직접 운영하는 민박 등 숙박시설이 잘 갖춰져 있다.
태안군에는 이 밖에도 매화둠벙마을, 볏가리마을, 갈두천마을 등 이색적인 체험마을이 여러 곳 있어 다양한 농어촌체험이 가능하다. 원북면의 매화둠벙마을에서는 ‘둠벙 푸기’가 인기다. 둠벙 푸기는 움푹 파여 물이 고여있는 웅덩이에서 그물로 가물치와 붕어 등 물고기를 직접 잡는 이색 프로그램이다. 볏가리마을에서는 염전, 갯벌 체험이 가능하다. 방문 전에 예약을 해야 하며 체험 비용은 시기별로 다를 수 있다.
-주소 : 충남 태안군 고남면 옷점길 181, 조개부리마을(고남리 1836-12번지)
-문의 : 조개부리마을 jogae.go2vil.org, 010-3326-3988 태안군 농업기술센터 041-670-5022
백가지 체험으로 즐거운 화성 백미리어촌마을
경기도 화성시의 백미리어촌마을은 망둥어 낚시 체험 등 다양한 체험거리와 먹거리가 풍부해 수도권 지역의 가족체험여행지로 인기가 높다. 백미리는 전형적인 반농, 반어의 농어촌마을이다. 백미리마을은 동네 생김새가 뱀이 꼬리를 사리는 형국이라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눈부신 바다와 끝없이 펼쳐진 갯벌이 아름답고, 수도권에서 접근성이 좋아 어린이를 동반한 가족여행지로 알맞다.
백미리마을에서는 갯벌 체험과 건간망(建干網, 바닷가에 말뚝을 박고 둘러치는 그물), 독살, 배낚시, 스킨스쿠버 등 다양한 체험을 즐길 수 있어 심신이 지친 도시인에게 편안한 휴식처와 즐거운 레저 공간이 된다. 게다가 '100가지 맛이 있는 마을'이라는 별칭에 걸맞게 봄엔 새조개와 주꾸미, 꽃게, 여름엔 노래미와 밀국낙지, 가을엔 대하와 전어 등 식재료가 풍성하다. 갯벌에서 갓 캐낸 바지락을 넣고 끓인 칼국수와 망둥이 조림도 별미 중 별미다.
◇화성백미리체험마을(사진=이강)
특히 가장 인기가 있는 망둥어 낚시는 초보자와 어린이들도 즐길 수 있는데, 동반한 어른들이 미끼를 꿰어주면 어린이들이라도 몇 시간만에 수십 마리를 잡을 수 있다. 낚시 초보들에게 손맛을 선사하는 프로그램이다. 이 밖에도 신나게 노를 젓는 카약 패들 보트, 마을 뒷산에서 즐기는 산악 오토바이 체험, 주말형 농장에서 하는 텃밭 가꾸기, 포도 나무나 블루베리 수확하기 같은 다양한 농촌 체험 등 연중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마을에서는 휴가철을 맞아 조개체험, 망둥어 낚시, 카약타기 세 가지를 한꺼번에 즐길 수 있는 패키지 형태의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하루 온종일 백미리를 온전히 즐길 수 있는 프로그램으로 가족단위 체험객에게 인기가 높다. 백미리 어촌체험마을은 2015년도 해양수산부 지정 '행복한 어촌' 1등급 어촌체험 휴양마을 중 한 곳이다.
-주소 : 경기도 화성시 서신면 백미리
-문의 : 백미리 정보화마을 baekmiri.invil.org, 031-357-337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