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가 사전에 통보하지 않았더라도 규정에 따른 정년퇴직은 유효하기 때문에 행정착오로 한달 더 근무하고 급여를 받았더라도 정년을 연장한 것으로 볼 수 없다는 판결이 나왔다.
서울행정법원 14부(재판장 차행전)는 퇴직 역무원 김모씨가 중앙노동위원회를 상대로 낸 부당해고구제재심판정취소 청구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했다고 30일 밝혔다.
재판부는 "정년퇴직은 법률상 당연히 발생한 퇴직의 사유 및 시기를 확해 알려주는 통지에 불과할 뿐 근로자 신분을 상실시키는 해고처분과 같은 새로운 형성적 행위가 아니라 법적 성격이 다르다"고 설명했다.
이어 "30일 전 해고를 예고해야 하거나 사유와 시기를 서면으로 통지해야한다는 근로기준법 조항은 이 경우 적용되지 않고 취업규칙에도 그런 규정은 없다"고 판시했다.
또 "회사 행정착오로 정년이 지난 이후 일정기간 근무한 것을 묵시적인 촉탁직 근로계약 체결이나 정년 연장 합의로 볼 수 없다"고 말했다.
김씨가 근무했던 코레일네트웍스는 기간제직원 운영지침에 따라 정년퇴직한 현업근로자에 대해 경영상 필요할 경우 촉탁직으로 만 70세까지 재고용해왔다.
2011년 정년퇴직자 3명 중 2명을, 2012년 6명 모두를, 2013년 6명 중 3명을 촉탁직으로 재고용해왔으나, 지난해에는 채용 계획이 없어 관련 공고를 하지 않았다.
역무원으로 근무한 김씨는 정년퇴직을 두 달 여 앞둔 지난해 6월경 자신이 일하는 지하철 A역 그룹장에게 정년퇴직에 관해 문의하면서 정년을 연장하거나 촉탁직 근로자로 계속 일하고 싶다는 의사를 표시했다.
이후 코레일이 A역을 직영으로 운영하게 되면서 코레일네트웍스는 같은해 7월10일 김씨를 B역 역무원으로 인사인동 시켰다.
김씨는 B역 그룹장에게도 정년연장이나 촉탁직 채용을 원한다는 의사를 표시했다. 이 그룹장은 회사로부터 김씨의 정년 만료일에 근로계약이 종료된다는 취지의 대답을 들었지만 이를 김씨에게 전하지 않았다.
이후 코레일네트웍스는 김씨의 정년인 지난해 7월31일에서 한 달여 지난 8월31일까지도 동일한 업무를 하게 했고 8월 급여도 지급했다.
하지만 근무상황부를 확인하는 과정에서 김씨가 정년이 지난 사실을 알고 8월31일자로 퇴직처리한다고 통보했다.
김씨는 "회사가 사전통보를 하지 않아 촉탁직 채용 신청기회를 박탈당했고 정년이 지난 후 아무런 조치 없이 같은 업무를 수행하게 해 묵시적으로 근로계약이 갱신된 것"이라고 주장하며 구제 신청을 했으나 서울지방노동위와 중앙노동위원회로부터 기각당하자 소송을 제기했다.
서울행정법원 / 사진 뉴스토마토
조승희 기자 beyond@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