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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은 '피'보다 강하다…끊이지 않는 재벌가 분쟁
롯데, 삼성·현대·두산·금호 분쟁사 답습…"교훈은 없었다"
입력 : 2015-07-29 오후 4:54:39
1일 천하로 끝난 롯데그룹 ‘장자의 난’을 계기로 재벌가의 분쟁이 다시 주목을 받고 있다. 핵심은 '돈'(경영권)이다. 재벌가의 분쟁사에는 그룹과 자식들에 대한 통제력을 상실한 선대 회장, 형제 간의 반목, 불명확한 승계 구도와 지분관계 등이 공통 분모로 포함돼 있다. '돈은 피보다 진하다'는 재벌가의 속성이 그대로 드러난다.
 
지난 28일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일본에서 긴급 이사회를 열고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을 명예회장으로 추대했다. 겉으로 보면 94세에 접어든 노 회장이 경영 일선에서 물러난 모양새지만, 본질은 올 초 그룹의 모든 보직에서 해임된 신동주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이 고령의 부친을 내세워 경영권 탈환을 꿈꿨다가 신동빈 회장에게 당한 반격이다.
 
단 하루 사이 벌어진 '장자의 난'을 뜯어보면 통제력을 상실한 선대 회장(신격호 총괄회장)과 자식들 간의 다툼(신동주vs신동빈), 불명확한 승계 구도, 지분관계가 모두 망라돼 있다.
 
재벌닷컴 등에 따르면 국내 주요 재벌그룹 가운데 경영권 분쟁을 겪은 곳이 18곳이나 된다. 롯데그룹과 같은 분쟁 사례는 2000년 있었던 현대그룹 '왕자의 난'이 대표적이다. 당시 현대그룹은 창업주인 정주영 회장이 명예회장으로 물러나고, 정몽구 회장과 정몽헌 회장이 1998년부터 그룹의 공동회장을 맡는 구도였다.
 
공동회장이라는 불명확한 승계 구도는 분쟁의 씨앗이 됐다. 2000년 정몽헌 회장의 측근인 이익치 현대증권 회장이 갑자기 고려산업개발로 전보 조치된다. 정몽헌 회장이 해외출장인 틈을 노려 정몽구 회장이 그룹 내 세력을 늘리려고 이익치 회장을 전보시켰다는 해석이 제기됐고, 이 일이 정주영 명예회장의 귀에 들어가면서 전보계획이 무산됐다. 이에 대한 책임으로 정몽구 회장은 그룹 회장직에서 물러나야 했다.
 
이후 현대그룹은 2001년 정주영 명예회장이 타계하고 현대그룹(현정은·5남 정몽헌 회장 부인), 현대자동차그룹(2남 정몽구), 현대중공업(6남 정몽준), 현대백화점(3남 정몽근), 현대BNG스틸(4남 정몽우), 현대해상화재보험(7남 정몽윤) 등으로 쪼개졌다.
 
형제 간의 반목은 2009년 금호아시아나그룹과 금호석유화학으로 분리된 금호그룹 분쟁에서도 나타난다. 금호그룹은 대우건설(2006년)과 대한통운 인수(2008년) 등을 통한 외형 확장에 나섰지만, 당시 불어닥친 글로벌 금융위기는 금호그룹에 유동성 위기를 가져온다. 위기 대처를 놓고 박삼구·박찬구, 두 사람이 대립한 끝에 박찬구 회장은 금호석유화학을 계열분리해 그룹을 나오게 됐다.
 
이밖에 형제경영으로 유명한 두산그룹도 형제들 간 다툼 끝에 박용오 회장이 가문에서 제명되고 결국 스스로 목숨을 끊는 비극을 겪어야만 했다. 동아제약은 아버지와 아들의 경영권 다툼으로 아버지가 이혼으로 혈연을 정리하는 사태를 낳았다. 현재 시가총액만 300조를 넘는 삼성그룹 역시 1969년 이창희 새한미디어 회장이 이병철 회장을 음해하는 문서를 박정희 대통령에 전달하면서 경영권 다툼을 벌인 적 있다.
 
정선섭 재벌닷컴 대표는 "모든 재벌의 다툼은 결국 재산이고, 그룹을 누가 가져갈 것이냐로 귀결된다"며 "롯데는 삼성이나 현대처럼 계열분리되고 쪼개지는 수순을 밟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김진방 인하대 경제학과 교수는 "우리나라 재벌처럼 총수 일가가 그룹 전체를 지배하고, 지배구조 또한 복잡한 현실에서는 어느 그룹도 경영권 분쟁으로부터 자유롭지 않다"고 지적했다.
 
◇자료/뉴스토마토
 
최병호 기자 choibh@etomato.com
최병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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