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계천을 중심으로 서울에는 전국 팔도에서 사람들의 손때가 묻은 소품과 지역 특산물 등을 취급하는 벼룩시장이 몇 군데 있다. 대표적인 곳이 동묘벼룩시장, 서울풍물시장이다.
동묘역 3번 출구로 나오면 동묘벼룩시장이 펼쳐진다. 동묘는 동관왕묘(東關王廟)를 줄인 것으로 중국 고전 <삼국지>에 나오는 관우를 모시는 묘당이다. 종로구 숭인동에 있으며 서울시 민속자료 1호로 지정되어 있다.
동묘(사진=이강)
동묘벼룩시장은 조선 시대부터 계속된 시장이다. 지금의 벼룩시장 일대는 단종의 비 정순왕후(定順王后, 1440-1521)가 궁궐에서 쫓겨나 궁핍해지자 그 처지를 돕기 위해 여인들이 채소를 파는 시장을 만들어 정순왕후를 도왔다고 전해진다. 때문에 한때는 이곳에서 행상과 노점을 하는 여인네들이 많아 여인시장이라고도 불리었고, 장거리(場巨里)라고 하였다.
주말이면 관광객이 붐비는 동묘벼룩시장(사진=이강)
현재는 동묘를 중심으로 골목길에 좌판과 노점이 길을 메운다. 구제 의류, LP판, 잡화 등 온갖 골동품, 전자제품, 오래된 책까지 펼쳐진 거리는 말 그대로 거의 요지경 만물상이다. 1000원 짜리 몇장이면 쇼핑도 하고 먹거리를 즐길 수도 있어 주말이면 늘 사람들로 붐빈다. 오래전부터 패션 피플 사이에서는 소문난 빈티지 시장이다. <무한도전>에서 정형돈과 지드래곤이 빈티지 의류를 구입하는 장면이 방영되면서 유명세를 치른 곳이다.
동묘벼룩시장에서 멀지 않은 거리에 위치한 서울 풍물시장도 돌아보면 좋다. 전통풍물과 지역 특산물은 물론 의류와 음식까지 없는 게 없는 도심 속 장터이다. 서울시 직영으로 운영하는 풍물시장으로 상가형 건물에 자리하고 있다. 지하철 1호선이나 2호선 신설동역 10번 출구를 빠져나오면 서울풍물시장으로 안내하는 표지판을 쉽게 만날 수 있다. 매월 둘째, 넷째 화요일에만 문을 닫는다.
-동묘벼룩시장
주소: 서울특별시 종로구 숭인 2동 동묘앞 3번 출구 서울 동묘공원 일대
개장 시간: 평일 14시~일몰, 주말 10시~일몰
-서울풍물시장
주소: 서울특별시 동대문구 천호대로4길 21호(신설동)
개장 시간: 10시~19시(매달 둘째, 넷째 주 화요일 휴장)
홈페이지: pungmul.seoul.go.kr
이강 뉴스토마토 여행문화전문위원 ghang@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