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열사 4곳에서 200억원대 비자금을 조성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최등규(66) 대보그룹 회장이 실형을 선고받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21부(재판장 엄상필)는 25일 특가법상 횡령 및 배임 등의 혐의로 기소된 최 회장에게 징역 3년 6개월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최 회장은 '그룹 회장'이라는 지배권을 이용해 4개 계열회사 법인자금 210억원 상당을 빼내 비자금을 조성해 횡령하고 그 과정에서 20억원 이상의 배임을 저질렀다"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또 "최 회장이 다수의 계열사로부터 부정한 방법으로 자금을 빼낸 후 비자금 관리방법과 사용절차 및 용도 등에 관해 아무런 제한 없이 자신의 수중에서 혼합 관리했다"며 "이는 계열사들이 그 자체로 독립된 법인격을 전제로 한 주식회사 제도의 본질을 심각하게 훼손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는 점에서 중대한 범죄"라고 강조했다.
재판부는 최 회장이 조성된 비자금으로 그룹 임원들을 동원해 조직적으로 관급공사 수주 관련 심의평가위원들에게 뇌물을 주거나 공여하려는 시도한 것에 대해서도 공적 업무에 관한 사회의 신뢰를 크게 훼손했다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다만 "최 회장이 피해회사들에 34억원 이상을 반환했고 피해회복을 위한 담보로 최 회장이 보유한 대보유통 등 주식에 관해 대보건설, 대보실업 등을 채권자로 피담보채권액 합계 229억 당당의 질권을 설정했다는 점 등을 참작했다"며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최 회장은 거래처와 짜고 허위 세금계산서를 발행하게 하고 임직원에게 허위 상여금 지급하거나 거래대금을 과다하게 부풀리는 수법으로 2008년부터 2012년까지 대보건설·대보실업·대보이엔씨·대보정보통신 등 대보그룹 4곳의 계열사에서 210억원 상당을 빼돌린 혐의로 기소됐다.
또 지난 2011년 국방부의 이천관사 사업 수주를 위해 평가위원들에게 금품을 제공한 혐의도 받았다.
신지하 기자 sinnim1@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