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바 '서초 세모녀 살해' 사건으로 재판에 넘겨진 강모(48)씨가 무기징역을 선고받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8부(재판장 최창영)는 25일 선고공판에서 자신의 아파트에서 아내와 두 딸을 살해한 혐의(살인)로 기소된 강씨에게 이같이 선고했다.
재판부는 "자신의 집에서 무방비 상태로 있던 자신의 처와 두 딸을 무참히 살해한 뒤 그대로 방치하고 범행현장을 벗어났다"며 “강시에게는 인간의 생명을 존중하는 모습이 전혀 보이지 않는다”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또 "강씨가 경제적 곤궁에 처해서 이런 끔찍한 범행을 저질렀다고도 보이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강씨의 부동산이나 예금, 차량 등 재산 능력을 감안하면 강씨에겐 당시 상황을 극복할 수 있는 가능성이 있었고, 강씨보다 더 형편이 어려운 사람들이 있다는 점에서 경제적 이유로 가족들을 살해했다는 강씨의 주장을 인정할 수 없다는 것이다.
재판부는 또 "범행 직후 보인 태도에는 자신의 잘못을 진심으로 참회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며 "강씨의 범행 동기 및 경위 등 정황상 강씨에게는 엄중한 책임이 불가피하다"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다만 "이 사건에서 사형을 시킬 수 있는 특별한 사정이 있다거나 누구라도 인정할 만한 객관적인 이유가 분명히 있어 보이지 않는다"며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검찰은 지난 11일 강씨에게 "별다른 이유 없이 부인과 두 딸을 처참히 살해했다"며 사형을 구형한 바 있다.
이날 녹색 수의를 입고 법정에 선 강씨는 재판부의 주문이 끝날 때까지 눈을 감은 채 두 손을 모으고 있었다.
강씨는 지난 1월6일 새벽 3시쯤 자신이 전날 밤 건네준 수면제가 든 와인을 먹고 잠이 든 부인을 목 졸라 살해하고 8살인 둘째 딸과 13살인 큰 딸도 같은 방법으로 연이어 살해한 혐의로 구소 기소됐다.
신지하 기자 sinnim1@etomato.com
생활고를 비관해 일가족(부인과 두 딸)을 살해한 피의자 강 모 씨가 지난 1월6일 오후 서울 서초경찰서로 들어서던 중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 있다. 사진 / 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