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들이 저금리로 수익률이 악화된 보험과 신탁 연금저축 가입자들을 빠르게 흡수하고 있다. 연금저축 계좌이동 간소화 제도가 시행된 지 두 달이 안됐지만 연금저축펀드에는 높은 수익률을 좇아 자금이 몰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4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12일 기준 연금저축펀드 설정액은 7조7100억원이다. 지난 4월27일 계좌이체 간소화 제도 시행 이후 한 달 반 사이 4700억원이 증가한 것이다. 반면 보험업계에서는 1000억원을 웃도는 연금저축 투자금이 빠져나간 것으로 알려졌다.
한 대형증권사 관계자는 "보험 연금저축 가입자들의 계좌이동이 많았다"며 "(보험사들이)저금리로 보험사의 공시이율이 낮아진데다 역마진 리스크가 심화한 탓에 계좌이탈을 오히려 용인해주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특히 대형증권사의 계좌규모가 크게 늘었다. 계좌이동 간소화 제도 시행에 앞서 고객 확보를 위한 각종 이벤트를 활발하게 벌인 결과다.
제도 시행 이후 23일 현재까지 KDB대우증권의 연금저축상품으로 갈아타거나 신규 가입한 계좌는 총 1730건(268억좌)이다. 이 기간에 한국투자증권의 연금저축계좌도 1631건(312억좌) 증가했다. 미래에셋증권의 경우 늘어난 계좌수는 2793건(828억좌)이다.
삼성증권 연금저축상품의 경우 같은 기간 증가분의 연금계좌 중 절반 정도가 타사에서 유입된 계좌인 것으로 집계됐다. 신한금융투자는 연금저축상품의 일평균 유치 계좌수가 제도 시행 이전 대비 8.61배(자금 6.25배) 늘었다고 밝혔다.
반면 중소형증권사들은 계좌수나 설정잔고가 적어 관련 통계를 공개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밝혔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해답은 품질경쟁 밖에 없다고 보고 연금저축 상품의 질을 끌어올리는 데 집중했다"며 "포트폴리오 투자로 고수익을 얻고자 한다면 연금저축보험이나 연금저축신탁보다 높은 수익률이 기대되는 연금저축펀드가 답"이라고 말했다.
연금저축 계좌이동 간소화 제도는 신규 계좌 개설시 금융회사만 방문해 기존 금융회사, 계좌번호만 알려주면 계좌를 이전할 수 있는 제도다. 은행의 연금저축신탁과 보험사의 연금저축보험, 증권사의 연금저축펀드 간 계좌이동이 수월해졌다.
차현정 기자 ckck@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