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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권파킹거래 펀드매니저·증권사 임직원 첫 기소
"괜찮아 내 돈도 아니고" 고객자금 11억 '펑펑'
입력 : 2015-06-16 오후 4:15:39
불법 채권거래 관련 업무상배임 및 부정거래행위 구조도.자료/서울남부지검
불법 채권거래 과정에서 기관투자자에게 110억원대의 손실을 입히고, 유착 관계를 활용해 고액의 여행경비를 주고받은 펀드매니저와 증권사 채권중개 임직원들이 재판에 넘겨졌다.
 
서울남부지검 금융조사1부(부장 박찬호)는 기관투자자가 맡긴 자금으로 불법 채권거래를 한 혐의로 맥쿼리투자신탁운용사(옛 ING자산운용) 전 채권운용본부장 A씨를 구속 기소하고, 채권운영팀장과 이에 핵심적으로 관여한 증권사 임직원 6명을 불구속 기소했다고 16일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A씨 등은 채권거래 관계에 있는 증권사 임직원들과 위탁자 몰래 증권사의 손실이 발생할 경우 위탁 자금에서 증권사의 손실을 보전해주는 약정을 하는 이른바 채권 파킹거래를 해왔다.
 
채권 파킹거래는 채권을 매수해 증권사 계정에 보관한 후 일정 기간이 지나면 펀드매니저가 직접 매수하거나 다른 곳에 매도하도록 하는 거래다. 이 과정에서 발생하는 손익은 펀드매니저와 증권사 임직원이 상호 정산하기로 하는 일종의 부외 거래이기도 하다.
 
이들이 주고받은 메신저 가운데는 "(채권가격이 떨어져서)걱정 되어서" "괜찮아, 뭐 내돈도 아니고ㅎㅎ"라는 등 도덕적 해이가 극에 달한 내용도 담겨 있었다.
 
A씨 등은 지난 2013년 5월부터 11월까지 채권 가격이 급락해 파킹 채권을 보유하고 있던 증권사에 손실이 발생하자 보유 중인 채권을 시장 가격보다 싸게 증권사에 팔거나 비싼 가격으로 증권사로부터 사들이는 방식으로 기관투자자에게 약 113억원의 손해를 끼쳤다.
 
또한 검찰은 이러한 불법 채권거래 관계에 있는 펀드매니저와 증권사 임직원의 의혹을 추가로 포착하고, 거액의 여행경비를 받은 은행, 보험, 증권, 자산운용사 등 총 103명의 펀드매니저와 이들의 여행경비를 대납한 증권사 임직원 총 45명을 적발했다.
 
적발된 증권사 채권중개 임직원들은 30명~50명이 참석하는 세미나를 개최하는 것처럼 가장한 후 실제로는 채권거래 관계에 있는 소수의 펀드매니저에게 수년간 고액의 맞춤형 여행경비를 제공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검찰은 이들 중 1000만원 이상을 받은 펀드매니저 10명과 이를 제공한 증권사 임직원 10명을 재판에 넘겼고, 나머지 99명에 대해서는 금융감독원에 통보 조치했다.
 
서울남부지검 금융조사1부 관계자는 "이번 수사는 '그들만의 리그'처럼 폐쇄적으로 운영되던 장외 채권시장의 구조적 비리를 적발한 검찰의 첫 수사 사례"라면서 "앞으로 관계기관과 협력해 채권시장의 투명성을 높이기 위한 제도 개선과 함께 관행적인 비리에 대한 업계의 자정을 유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정해훈 기자 ewigjung@etomato.com
 
정해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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