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오전 국민은행 여의도본점 1층에서 금융노조 국민은행지부가 임금피크제도 관련 노사합의 이행을 촉구하고 있다. 사진/뉴스토마토
국민은행 노사가 임금피크제 대상 직원들의 업무 배치를 놓고 갈등을 빚고 있다. 노조는 사측이 수십년 경력의 임피 직원들에게 현금출납 등 중요도가 낮은 업무를 맡기면서 희망퇴직을 종용하고 있다고 반발하고 있다.
16일 금융권에 따르면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 국민은행지부는 15일부터 국민은행 여의도본점 은행장실 앞에서 연좌농성에 들어갔다.
임금피크가 적용되는 직원에게 시재금 송달(모 출납)과 같이 신입사원이나 하는일을 맡기는 것은 심하지 않느냐는 것이다.
앞서 지난달 12일 국민은행 노사는 희망퇴직 합의와 함께 임금피크제도 개선에 합의했다. 임피 직원들에게 자율적인 희망퇴직 기회를 부여하되 계속 회사에 다니고 싶은 직원은 기존 내부통제 책임자 등 일반직무와 마케팅 직무 가운데 선택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이 골자다.
이후 국민은행은 지난달 말까지 5000여명의 장기근속자와 임피 직원들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실시했으며 1100여명으로부터 희망퇴직 신청을 받았다.
희망퇴직을 거부하고 계속 회사를 다니겠다는 임피직원들이 500명 가량이 남았는데, 오는 7월 단행되는 인사를 앞두고 이들의 업무 배치를 논의하는 과정에서 문제가 생긴 것.
노조 측은 "사측이 최근 임피제 직원들에게 모 출납이 아니면 마케팅 직무를 부여하겠다고 주장했다"며 "모 출납 업무는 노사합의에서 전혀 논의되지 않았던 내용"이라고 지적했다.
모 출납이란 은행 영업점 창구의 현금 출납을 관리하는 업무로 오전과 오후 창구 직원들이 보유할 수 있는 시재(현금)를 전달하고 회수하는 관리 업무를 말한다. 대체로 신입행원들이나 하위 직급의 은행원들이 주로 하는 업무다.
노조 관계자는 "모 출납 업무는 은행 근무경력 30~40년에 전문 직원에게는 수치심을 주는 업무"라며 "당사자들에게 심한 모욕감을 줘서 은행을 나가게 하려는 부도덕한 꼼수"라고 말했다.
사측에서는 일반직무에 모 출납업무가 포함되면서 생긴 오해라고 해명하고 있다.
국민은행측은 "임피 직원이 일반직무를 선택할 경우에는 모 출납뿐만 아니라 본인의 역량에 따라 상담, 대출업무 등 모든 업무를 수행할 수 있다"며 "업무 배치는 해당 영업점 지점장의 소관"이라고 말했다.
다만 이번 희망퇴직 단행으로 대규모 직원이 회사를 나가면서 영업점 창구 인력이 부족한 상황이다보니 임크 직원들이 영업점에 주로 배치되는 것은 불가피하며, 모 출납을 포함한 모든 업무의 가능성을 열어놓게 된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종용 기자 yong@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