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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문화 도시 빈의 속살을 만나다
입력 : 2015-06-08 오전 10:08:42
도시 전체가 거대한 박물관처럼 보이는 '문화의 도시' 빈. 오스트리아 수도 빈에서는 지금 '빈 축제(Wiener Festwochen)'가 한창입니다. 1951년 이래 매년 5월과 6월 5~6주간 축제가 벌어지는데요. 테아터 안 데어빈, 라트하우스 플라츠, 부르크테아터, 무지크페러라인 빈, 무제움스크바르티에 등 빈 시내 주요 공연장과 거리 곳곳에는 빈 축제를 상징하는 깃발이 나부끼고 있습니다.
 
합스부르크 왕국의 수도로서 중부 유럽의 중심지로 군림했던 빈은 모차르트, 베토벤, 슈트라우스 등의 음악가들이 왕성한 활동을 보였던 곳이기도 하지요. 하지만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연합국이 오스트리아를 점령하면서 큰 상처를 입기도 했습니다. 이 빈 축제는 바로 이같은 전쟁의 참상을 떨쳐내려는 오스트리아인들의 재활 의지를 상징합니다.
 
물론 오늘날 빈 축제는 이와는 조금 다르게 전방위 예술을 아우르는 거대한 종합예술축제로서 역할하고 있습니다. 빈 축제에서는 클래식 음악은 물론 대중음악, 연극, 무용, 미술, 설치 예술, 영화에 이르는 다양한 프로그램들을 만나볼 수 있습니다.
 
특히 오스트리아 예술계를 넘어서서 국제적인 협력을 바탕으로 오늘날 예술의 새로운 양상을 소개하는 축제로서 자리매김하고 있는데요. 지난달 23일부터 26일까지 진행된 '언더 드 시(Under de si, 아래에 있는)' 같은 공연은 이 같은 축제의 성격을 명확하게 하는 대표적인 예라 할 수 있습니다.
 
빈 축제 참가작 '언더 드 시(Under de si)'(사진=김나볏 기자)
 
'언더 드 시'는 해프닝(happening)이자 전시회, 연극적 설치라고 할 수 있는 융복합 장르의 공연입니다. 아르헨티나의 디에고 비앙키, 콜럼비아의 루이스 가레이 등의 예술가는 이 작품을 통해 '어떻게 하면 완벽한 가상세계를 현실로 느낄 수 있을까'라는 질문을 던집니다.
 
관람객은 20개로 나뉘어진 영역을 미로처럼 배회하면서 공연을 감상하게 됩니다. 예술가들의 배 위로 깔린 널판지를 밟으며 입장하고 나면 다양한 방식으로 기괴하게 비틀어진 몸 동작을 만나볼 수 있는데요. 흡사 오스트리아 빈 행동주의(activism)를 연상하게 하는 가학적인 행위들을 연달아 볼 수 있습니다.
 
빈 축제 참가작 '언더 드 시(Under de si)'(사진=김나볏 기자)
 
이 공연은 앞서 일본 축제인 '교토 익스피어리언스(Kyoto Experience)'에서 성공을 거둔 후 비엔나 버전으로 만들어졌다고 하는데요. 작품은 플라스틱과 화학제품 등의 각종 인공적인 사물을 우리의 몸과 하나로 엮어내며 인공적으로 만들어진 세계가 얼마나 가학적인지 은유적으로 표현해냅니다.
 
희극과 비극, 실제와 허구를 오가며 오늘날 세계에 대한 진보적인 답변을 제시한다는 것이 인상적이었습니다. 무엇보다도 문화적 개방성이 돋보입니다. 빈이라 하면 보통 '오래된 도시'라는 꼬리표가 따라 붙는데요. 빈 축제는 이런 편견을 가차 없이 깨뜨리고 있었습니다. 고풍스러운 겉 모습 이면에 숨겨진 이같은 진취성이야말로 문화 도시 빈의 진정한 힘이 아닐까 요.
 
-축제명 : 빈 축제
-시간·장소 : 5월14일~6월21일까지 오스트리아 빈 시내 일대
 
빈=김나볏 기자 freenb@etomato.com
 
 
김나볏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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