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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플)이상춘 다운회 아름다운 원장 "중증장애인에게 희망주는 발효원액, 많이 구매해주세요"
2009년부터 '해다미' 생산·판매… '장애인 직업재활 선도' 비전 이어갈 것
입력 : 2015-06-05 오전 6:00:00
사회복지법인 '다운회'가 운영하는 지적장애인 직업재활시설 '아름다운'은 장애인들이 건강한 사회구성원으로서 삶을 영위할 수 있도록 직업재활서비스와 고용 기회를 제공하는 곳이다. 이를 위해 지난 2009년부터 '해다미'라는 브랜드로 복분자와 오미자, 매실 등의 발효원액을 제조·판매하고 있다. 모든 원료는 산지에서 직접구입해 사용하고 있으며 발효를 위한 설탕 외에 어떠한 화학성분도 첨가하지 않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 2013년에는 품질경영시스템 인증인 ISO9001도 획득하는 등 제품 질 향상에도 지속적으로 나서고 있다.
 
이상춘 다운회 원장은 지난 1999년 대학졸업 직후부터 줄곧 다운증후군 장애인들의 자립을 위해 일하고 있다. 직업재활을 전공하고 첫 직장으로 선택한 다운회에서 청춘을 바치고 있는 그는 "지금까지의 과정도 힘들었지만 앞으로도 많은 난관이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사명감 없이는 할 수 없는 일"이라고 설명했다.
 
이상춘 다운회 원장. 사진/다운회
 
다운회는 1994년 다운증후군 자녀를 둔 부모들이 모여 만든 법인이다. 이들 장애인들이 사회인으로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직업교육을 진행하던 중 2007년 장애인직업재활시설에서의 보호고용기능이 강화되는 방식으로 보건복지부의 정책이 바뀌었다. 어떤 제품을 만들어야 중증장애인들의 일자리를 만들 수 있을지에 대한 고민이 시작됐다.
 
◇아이템 선정에만 1년 반…발효원액 2009년부터 생산
 
"일단은 먹거리 위주로 접근했습니다. 저희 직원들이 사회복지나 직업재활을 전공한 사람들이다 보니 전문적인 기술이 필요한 분야는 제외해야 했습니다. 아이템 선정을 위해 1년 반동안 식초, 마늘장아찌, 고춧가루 등 다양한 품목을 직접 만들어봤습니다. 깨도 볶아보고요. 중증장애인들이 부담없이 할 수 있는 일을 찾는 과정이 만만치 않더군요. 당시 저까지 직원이 세 명이었는데 평상시 업무를 하면서 아이템 선정까지 하려니 정말 힘들었습니다."
 
시행착오 끝에 발효원액을 선택했다. "아이템고민을 하던 중, 어머니들이 집에서 매실을 담는 모습을 봤습니다. 장애인들도 같이 하는 것을 보고 '저정도면 할 수 있겠다' 싶더군요. 유통기한도 상대적으로 길어 변질 위험도 적었고요."
 
제품 생산을 위한 재원은 각종 지원사업을 통해 해결했다. 생산시설 임대보증금은 서울시와 보건복지부의 매칭펀드 예산과 법인 지원을 통해 마련했다. 아울러 한국장애인개발원의 장애인시설 일자리 만들기를 위한 공모사업, 노동부 지원사업 등을 통해 생산시설과 지원인력도 확보했다. 그렇게 2009년 8월부터 복분자 발효원액을 시작으로 제품생산을 시작할 수 있었다.
 
브랜드 명은 '해맑은 다운증후군의 미소'의 줄임말인 '해다미'로 정했다. "다운증후군 아이들을 보면 웃는 모습, 마음이 참 예뻐요. 저희 내부에서는 이 분들을 다운천사라고 부르기도 하는데, 그 특징을 브랜드화 한겁니다. 세상에 미소를 퍼뜨려보자는 뜻에서 정했습니다. 브랜드 심벌도 미소가 퍼져나가는 것을 형상화했죠."
 
미소가 퍼져나가는 모습을 형상화한 '해다미' 로고. 사진/다운회
 
◇아름다운가게, SK행복나래 등 도움으로 판로개척…거래처 다각화도 추진
 
발효원액 생산이 시작됐지만, 처음부터 사람들이 알아봐준 것은 아니다. "물건을 만든다고 끝이 아니었습니다. 처음에는 매출도 안나왔죠. 자체 쇼핑몰을 만들어놓으면 팔리겠지 싶었는데, 지나보면 참 순진한 생각이었습니다."
 
그러던 중 2010년 초 아름다운가게가 장애인 고용목적 사회적기업 제품을 유통해주는 대상에 포함된 것을 시작으로 해다미의 제품도 판매되기 시작했다. 공식적인 판로가 열린 것이다. 이듬해 아름다운가게가 GS홈쇼핑을 연결해줘 판매기회를 제공해준 것도 도움이 됐다.
 
이후 공공기관을 통한 명절 선물세트 납품 등을 이어가던 중 2012년에는 SK그룹 내 사회적기업 '행복나래'와의 거래도 성사됐다. "난데없이 강대성 행복나래 대표가 방문해 처음에는 놀랐습니다. 방문 이유를 모르니 의아하기도 했는데, 이제는 가장 큰 거래처가 되어 큰 힘이 되고 있습니다."
 
지난해에는 SK행복나래에서 2500만원의 육성사업금을 지원해줘 설비를 확충할 수 있었다. "이전까지는 생산량이 제한되어 있었기 때문에 물품이 떨어지면 판매처에 품절됐다는 통보를 해야했어요. 미안하기도 하면서 저희도 힘들었는데, 지원금으로 설비를 늘리면서 문제를 해결할 수 있었습니다. 어느정도 재고가 확보되면서 카페 등으로 납품을 추진할 수 있는 계기도 됐고요."
 
해다미 매출액은 지난해 기준 3억원을 기록했다. 재료비와 공장·사무실 월세, 각종 세금, 직원 월급을 제하고 나면 거의 남는게 없는 것이 사실이다. "올해는 지난해보다 판매실적이 좋지 않아 고민을 하고 있습니다. 그간 선물세트 중심으로 판매하던 것을 빈스 앤 베리스와 세종문화회관 지하 예뜨래 등 카페의 음료베이스 등으로 확장하는 식으로 해결책을 찾아가고 있습니다."
 
발효원액 포장작업을 하고 있는 직원들의 모습. 사진/다운회
 
◇"장애인 직업재활 선도하는 사회적기업 기능 다할 것"
 
현재 사업장에는 14명의 장애인이 근무하고 있다. 2008년 3명을 시작으로 해마다 1, 2명씩 고용을 늘려온 결과다. "여기서 근무하는 중증장애인들은 일반 회사에 취직하는 것이 어려운 사람들입니다. 이들이 일하지 못하고 집에만 있는다고 생각해보세요. 가족 중 누군가가 이들을 챙기기 위해 삶을 희생해야 해요. 그 역할을 저희가 대신하는 기능도 있는 것이죠."
 
물론 어려움도 있다. 이 원장은 일반인들보다 교육에 들어가는 시간이 훨씬 오래 소요되고 지속적인 관리를 해줘야 하는 애로사항이 있다고 토로했다. "일부 중증장애인은 돈에 대한 개념이 없거나, 일을 왜 해야 하는지에 대해 인식하지 못하는 사람도 있어요. 직무훈련과 함께 기본적인 사회성 훈련을 한정된 인원이 해야하는 것이 힘든 점이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원장은 사업장 비전인 '장애인 직업재활을 선도하는 모범적인 사회적기업'으로 거듭나기 위한 노력을 지속하겠다고 밝혔다. "보건복지부에서 지적하는 바이기도 한데, 일부 장애인 사업장 중에서는 매출에 신경쓰다 보니 경증장애인 중심으로 고용하는 곳도 있습니다. 그러다 보면 중증장애인을 위한 일자리는 줄어들 수밖에 없어요. 중증장애인을 위한 일자리를 지속적으로 만든다는 좋은 모델을 만들어 보여주고 싶어요."
 
이 원장은 소비자들이 앞으로도 많은 관심을 기울여 줄 것을 소망했다. "좋은 재료를 바탕으로 정직한 방식으로 생산하기 때문에 상품의 질만큼은 자신있습니다. 다만, 마케팅능력이 일반회사에 비견될 수 없어 경쟁력이 떨어질 수 있죠. 저희 회사의 물품을 구입하면 장애인 일자리가 만들어진다는 사회적기능이 있다는 점에 관심을 기울려달라고 말씀드리고 싶네요. 저희가 하는 사업이 돈을 벌고자 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에요. 장애인 시설에서 만드는 제품 종류가 생각보다 다양해요. 필요한 물품을 구매해줌으로써 관심을 보여주시면 큰 힘이 됩니다."
 
최한영 기자 visionchy@etomato.com
최한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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