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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작부터 애물단지 전락한 '창조경제혁신센터'
창조경제 책임질 허브, 개점휴업…기업들도 마지못해 시늉만
입력 : 2015-06-02 오후 4:00:00
창조경제혁신센터가 시작부터 중대 위기를 맞았다. 창조경제에 대한 개념 정립조차 명확치 않은 상황에서 정부는 대통령의 치적 홍보에 분주한 모습이고, 대기업들은 마지못해 참여한 것을 시위라도 하듯 시늉만 하고 있다.
 
취재팀이 5월 한 달 간 전국 각 지역 거점에 마련된 창조경제혁신센터를 둘러본 결과, 현장에서 빚어지고 있는 혼선은 정부나 대기업의 홍보 일변도 주장과는 판이하게 달랐다. 출범 초기 겪는 진통이라 보기에도 그 정도가 심했다.
 
우선 박근혜 대통령 방문일정에 맞춰 센터를 급조해 개소한 정황이 곳곳에서 드러났다. 대통령이 다녀간 뒤 다시 뜯어고치는 촌극마저 연출됐다. 허술한 전시장은 찾는 발길 하나 없이 방치돼 있었고, 입주기업들로 넘쳐나야 할 공간은 불이 꺼진 채 스산한 분위기였다. 금융·법률·특허 분야를 지원하는 원스톱서비스 창구 또한 수요자의 외면 속에 사실상 개점휴업 상태였다. 직원 한 명 없이 센터장만 있는 경우도 눈에 띄었다.
 
지난달 방문한 지방의 한 창조경제혁신센터. 시설은 화려하지만 찾는 손님이 없어 텅 빈 공간으로 남아있다.(사진/뉴스토마토)
 
각종 창의적 아이디어가 사업으로 연결되고, 대기업의 자본과 기술이 유입되어야 할 창조경제혁신센터가 시작 단계부터 기능을 잃고 흉물로 변하면서 지역경제 활성화에 대한 바람도 사그라졌다. 휑하니 텅 비워져 있는 건물에서 창조경제의 역동성은 찾을 수 없었다. 박 대통령이 국가경제의 미래를 담보하겠다며 자신 있게 내놓은 창조경제 허브의 실상이다.
 
상황이 이렇게까지 악화된 데는 무엇보다 정부 책임이 크다는 지적이다. 치밀한 사전 준비 없이 대통령 입만 바라보면서 계획이 우왕좌왕 틀어졌고, 각 지역을 책임질 대기업들도 대통령 면만 세워준다는 수동적 자세로 나서면서 센터는 치적용, 홍보용으로 전락하고 말았다.
 
특히 당초 정부와 지방자치단체, 지역기업 등을 묶은 차별성 있고 특화된 운영 계획에서 대기업으로 무게중심이 크게 옮겨가면서, 지역은 사라지고 대기업 잔치가 됐다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이런 가운데 해당 대기업들은 “우리는 들러리에 불과하다”며 책임을 정부로 돌린 채 면피하고 있다. 이미 전임 이명박 정부의 '녹색성장' 소동을 겪어본 터라 남은 임기 2년만 잘 버티면 흐지부지될 것이란 계산이다.
 
취재팀이 전국의 10개 센터를 둘러본 결론은 한 마디로, 대통령의 공언을 위해 정부 예산과 기업들의 시간만 헛되이 버려지고 있다는 것이다.
 
김동훈·이충희 기자 donggool@etomato.com
김기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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