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용현기자] 연일 치솟는 전셋값에 지친 세입자들이 내 집 마련에 나서고 있다. 전셋값이 아파트값 턱 밑 수준까지 오르면서 자포자기 형 매매전환 수요가 크게 증가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저금리 기조가 이어지면서 젊은층의 아파트 구매가 크게 늘고 있다. 기존 주택 구매의 주수요층은 40대 이상이었지만 최근에는 30대 이하의 계약률이 꾸준히 높아지고 있다.
9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 초 분양을 마감했던
GS건설(006360)의 '한강센트럴자이'는 계약자의 40%를 30대가 차지했다. 40대는 29%에 불과했다. 또 호반건설이 지난해 12월 호매실택지지구에서 분양에 나섰던 '수원 호매실 호반베르디움 1단지' 역시 30대 계약자가 40%에 육박했다.
주택 구매가격 부담이 큰 서울도 30대 젊은 수요층 비중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과거 전체 계약자 가운데 40대 이상이 높은 비중을 차지했지만 최근에는 30대와 비슷한 비율을 보이고 있다.
현대엔지니어링이 올해 1월 분양에 나선 '마곡 힐스테이트 마스터'는 30대가 26%에 달하며 40대 27%와 비슷한 수준을 보였다. 또 SK건설이 노원구 월계동에 분양했던 '꿈의숲 SK뷰' 역시 40대 37%, 30대 이하 30% 등 젊은 계약자들이 많았다.
'꿈의숲 SK뷰' 분양 관계자는 "30대 이하 계약자의 경우 부모가 지원을 해주거나 자식 이름으로 집을 사는 경우도 있지만 최근 전셋값이 크게 오르면서 젊은 수요자들의 주택 구매가 크게 늘어난 것 만큼은 분명하다"고 설명했다.
지방도 젊은 수요자들의 내 집 마련 추세가 이어지는 모습이다. 지방의 경우 수도권에 비해 상대적으로 주택 구매 비용 부담이 적어 신혼부부 등의 내 집 마련이 늘고 있다.
한국토지신탁이 충주첨단산업단지에서 분양중인 '충주 코아루 퍼스트'는 계약자 가운데 40대가 36%로 가장 많다. 하지만 30대 이하 젊은층 역시 30%의 높은 비중을 보이며 주 수요층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특히, 이 단지는 전용면적 59㎡의 소형 면적으로만 구성돼 있어 신혼부부의 내 집 마련은 물론 인근 산업단지에 근무하는 1인 가구 수요도 상당수 포진돼 있다는게 분양 관계자의 설명이다.
분양대행을 맡은 이삭디벨로퍼 조현태 본부장은 "젊은 층이 집을 살만한 여유가 적지만 최근 들어서 전셋값이 매맷값을 위협할 정도로 상승한 것이 구매촉진의 큰 원인이라 판단된다"며 "여기에 저금리에 각종 대출 혜택까지 맞물리며 부족한 목돈을 채울 수 있는 방법이 다양해지고 있어 30대 계약자가 크게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고 설명했다.
◇최근 분양을 진행했던 한 견본주택에 젊은 수요자들이 상담을 받고 있다. (사진=김용현 기자)
이같은 젊은층의 주택 구매 증가는 대출액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금융권 집계결과 2월말 기준 국민·신한·우리·하나 등 4대 시중은행의 주택담보대출에서 39세 이하의 대출 잔액 증가율이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39세 이하 대출잔액은 지난해 2월 44조4000억원이었지만 올해 2월에는 54조8000억원으로 1년 새 23.6%나 급증했다. 40대 11.6%, 50대 7.9%, 60대 이상 7.7% 등과 비교하면 급격한 증가세이다. 39세 이하의 대출 잔액이 크게 늘면서 이들의 대출금이 전체 주택담보대출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20.7%에서 22.7%로 2%포인트 상승했다.
김준환 서울디지털대학교 부동산학과 교수는 "젊은층이 집을 사는 것이 현실적으로 쉽지만은 않지만 최근 전셋값이 크게 오르면서 주택 구매가 크게 늘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며 "1%대의 저금리 기조가 이어지면서 대출에 대한 거부감이 상당히 줄어들면서 신규 분양시장 위주로 젊은 수요자들이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다만 "2년 마다 이사를 해야하는 걱정을 안하는 것은 좋지만 주택을 구입할 경우 각종 세금, 대출금 상환 등 금전적 부담이 큰 만큼 자신의 소득 수준을 생각해 결정하는 장기적인 안목을 가지고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